인지 부조화, 투자자의 가장 큰 적이자 스승
지난 1, 2편의 칼럼의 논점은 다음과 같았다. "화폐 시스템은 붕괴(Pop)하지 않고 서서히 녹아내릴 것(Melt)"이라고. 부채가 임계점을 넘은 세상에서 국가는 결국 인플레이션을 용인하여 빚을 녹여 없애는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뷰(View)였다. 그래서 현금을 버리고, 그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는 실물 자산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깊은 인지 부조화와 마주하고 있다. 나의 장기적인 나침반은 여전히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가리키고 있지만, 당장 내 발밑의 시장은 '차가운 디플레이션'의 전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전 고점 돌파를 기대하며 환호할 때, 나 홀로 등골이 서늘해지는 이 공포. 이 불길함의 진원지는 어디인가?
바로 이 순간 일본에서 불어오는 '청산(Clearing)'이라는 거대한 역설이다.
일본의 나비효과
'리즈 트러스 모먼트'의 그림자 최근 일본의 움직임은 단순한 금리 정책의 변화가 아니다. 통제 불가능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시그널, 그리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아베노믹스 계승 의지가 충돌하며 시장에 기묘한 공포를 심어주었다.
"과연 일본 정부가 이 빚을 감당하면서 금리를 올릴 수 있을까?"
시장은 일본 국채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엔화 가치는 요동치고 있다. 이는 영국을 금융 위기로 몰아넣었던 '리즈 트러스 모먼트'를 연상케 한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이 전 세계 유동성의 '저수지' 역할을 해왔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