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 40세에 은퇴하다
지은이: 김선우
출판사: (주)북이십일 21세기북스
어제 일기장에도 내용을 남겼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이 책을 읽었다. 네이버 블로그 이웃 분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됐다. 책을 추천해 준다고 해서 꼭 읽는 스타일도 아닐뿐더러, 읽는다는 마음을 먹어도 읽기 시작하기도, 꾸준히 끝까지 읽기도 잘 못했다. 어릴 때부터 그래왔다. 얼마나 책을 안 읽었으면, 초등학교 때는 엄마가 나를 옆에 앉혀두고서 책을 직접 읽어 주셨었다. 오늘날 오디오 북을 대신해주신 것이다. 일도 하시느라 바쁘셨을 텐데, 체력과 마음에 얼마나 부담이 되셨을지, 상상조차 잘 안 된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싫어하는 건 또 아니다. 어릴 때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있다. 아이들끼리 배 타고 여행을 가는 무슨 이야기였는데 (책 제목이 기억이 안 난다), 그 책과 또 돈키호테는 엄마가 옆에서 읽어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읽었다. 너무 재미있던 나머지 혼자 책상에 앉아 거의 이틀 만에 책을 다 읽었던 기억이 있다. 즉, 내가 정말 좋아하는 내용이고 술술 읽히는 책이면 나도 열심히 읽는다. 문제는 그 단계까지 가기가 힘들어서 그렇다.
이 책은 우연히 알게 되고 나서 한번 꼭 읽어보고 싶었다. 나도 40대 은퇴를 꿈꾸고 있기에 책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이 분은 어떻게, 어떤 마음 가짐으로 40세 은퇴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은퇴 후 잘 살고 있는지, 그 삶이 지속 가능한지가 궁금했다. 우리 회사에서는 책 비용을 지원해주기는 하지만, 한번 신청하면 배달받기까지 적어도 한 달은 걸린다 (가끔은 그 이상 걸릴 때도 있다. 신청 리스트를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주문하는 방식이라 그렇다).
지금 당장 읽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해 보니 와이프가 "밀리의 서재"를 통해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그래서 와이프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찾아보니 다행히도 e-book이 존재헀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나도 나를 잘 몰랐는데, 나는 이북이 잘 읽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면 그냥 이 책이 잘 읽혀서 그런건가? 다음 책도 읽어보면서 테스트 해봐야겠다). 회사에서 산 종이책들은 솔직히 손에 잘 집히지가 않는다. 종이책을 읽다보면 자꾸 주위가 산만해지고, 또 손에 땀이 많아서 불편하다. 침대에서도 읽을 때 불편했다. 근데 이북은 그런 문제가 거의 없다. 나는 갤럭시 폴드6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침대에서 읽을 때도 화면을 펼쳐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완전 신세계다. 앞으로는 이북을 애용할 것 같다.
각설하고 책 내용으로 넘어가보자. 우선 간단하게 줄거리를 얘기해보면, 기러기 아빠였던 저자는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아내,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미국 시골에서 은퇴 생활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은퇴하게 된 배경부터 은퇴하고 나서의 삶까지 쭉 이어지는 글인데, 기자 출신이셔서 그런지 글을 잘 쓰신다. 내용이 술술 읽히다보니 금방 읽게 됐다.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 은퇴 생활을 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책 후반부에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오지만, 대도시 (아마 시애틀?)에 아파트 하나를 보유하고 계셔서, 그 집을 월세로 내놓아 그 월세로 생활하신다고 한다. 그리고 시골에 작은 집도 구매하셔서 거기서 생활하고 계신다. 역시 지속 가능한 캐시플로우(cash-flow)가 있어야 은퇴 생활이 가능하다. 가진 돈도, 연금도 없으면서 무작정 은퇴하고 시골로 내려가는 건 너무 무모하다. 그 정도는 다 계산하시고 움직이신 것 같다.
그렇다고 원래 금수저였나 하면 그건 아니다. 맞벌이로 열심히 버셔서 강북에 있는 아파트 하나를 대출 껴서 구매하셨다고 했다. 그러니, 평균적인 직장인의 자산을 보유하고 계셨던 것 같다. 저자분도 미국에서 석사를, 와이프는 박사까지 하셨으니 오히려 평균보다 자산이 적을 수도 있겠다 (학위 취득 후의 직장 생활이 길지 않았으니). 좋은 학위와 경력이 있음에도 그걸 다 내려놓고 시골에 가서 내려놓음을 삶을 사신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들을 풀어볼까 한다.
뻔한 내용이지만 은근 쉽지 않다고 생각됐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미 누리면서 살고 있다. 내 삶만 봐도 지금 서울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삶부터 시작해,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인프라 (특히 대중교통), 원하면 사고 싶은 옷도 사고 먹고 싶은 것도 먹을 수 있는 자유와 돈.
심지어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더 많은 것을 꿈꾸며 살고 있다. 지금 내가 열심히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이직을 도전하는 것도 결국 더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자본은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더 좋은 아파트와 입지,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옷 등등...
근데 이것을 누리기 위해, 나는 현재의 것들을 어느정도 포기하며 살고 있다. 매일 저녁의 삶과 주말의 쉼을 일정 수준 포기하고 있다. 또, 주 5일 8시간씩 일하면서 그 시간들을 일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또 저축도 해야하니 사고 싶다고 모든 것을 다 사지 않는다. 사고 싶어도 돈을 생각해 참는다.
이 책의 저자도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아내와 첫째 딸과의 시간들을 포기해서라도 직장 생활을 하며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아내와 첫째 딸은 미국에서 살 수 있었고, 저자와 둘째 딸도 한국에서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가족과의 시간이 저자에게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사직서를 던지고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 나는 아직 자녀가 없다. 하지만, 내 아내에게 항상 말했던 것이 있다. 나는 가족이 먼저라고. 그리고 꼭 아이들이 어릴 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고. 그걸 위해서는? 포기해야할 것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꽤 많은 포기를 해야할 것이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을 하게 된다면 더 높은 직위는 거의 무조건 포기해야한다. 분명 아닌 회사도 있겠지만, 아닌 회사보다 이것이 현실인 회사가 적어도 한국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당장 우리 회사에서는 남자 육아휴직은 불가능하다... 육아휴직은 무슨, 출산휴가라도 제대로 줄지 모르겠다. 근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하려 한다? 회사에 바로 미운 털이 박힐 ...
![다시 시작하는 포스팅, 근황 업데이트 ['25.08.11]](https://post-image.valley.town/leQtwGSo-QSINMpf94GxC.png)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앞인 것 같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과 그동안 지나온 경로를 되돌아보는 것의 균형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면서 이유를 찾아보려고 하는 행위도 중요하고 당장 나의 곁에서 함께 나아가는 소중한 인연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내가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지, 나의 앞과 동료의 앞이 같은 방향인지, 지금까지 잘 지나왔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생이 어려운 게임이니까 재미있다고는 하지만 가끔씩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번 사는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한다면 난이도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요. :)

긴 글 읽어주시고, 또 긴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 글 쓰고 나서 와이프와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삶을 많이 돌아봤던 것 같습니다.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방향성을 설정하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느낄 수 있었고요. 독서가 정말 사유하게 만들어 주네요 ㅎㅎ 한번 사는 인생 제대로 살기 위해 난이도를 불문하고 깊게 고민해 보면서 살려합니다. 항상 좋은 의견과 댓글 남겨주셔서 힘이 되고 또 삶을 돌아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라는 질문을 저도 수도 없이 던져봤지만, 그냥.. 사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죽지 못해서^^) 그 답이 어쩌면 허무할 수 있겠으나, 그 허무함을 그냥 받아들이면 마음에 평안이 오지 않을까 싶네요. 단순하게 돈 많이 버시는 걸 목표로 하시고... 너무 복잡하게 생각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ㅎㅎ 꼭 40대에 은퇴하시면 좋겠네요!

때로는 사색에 잠길 필요가 있지만, 때로는 조금 뇌 빼고(?) 살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현금흐름이 포인트 아닙니까

그거 없으면 은퇴 불가능...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