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예전에 읽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이 사람 진짜 망상가? 공상과학 소설 쓰나 싶었는데, 최근에 한글로 더빙된 인터뷰를 들었더니..많은 생각할 거리를 얻었습니다.
(유튜브 채널도 강추) https://youtu.be/VyTo59QmiIE?si=8wqxS3H2PQwv9aQB
오프닝: 2029년과 2045년, 그리고 ‘신에 가까운 도구’
레이: 내 지능이 지금보다 100만 배 폭발합니다.
2029년은 최고의 파트너를 얻게 되는 해이고, 2045년은 내가 신과 같은 존재로 진화하는 해입니다.
적어도 늙어서 죽는 비극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겁니다. 우리가 죽음보다 더 빨리 도망치게 되니까요.
진행자: 좋습니다. 보통 레이 커즈와일이 행사나 인터뷰를 하면 초반 30분은 “이 비범한 인간은 대체 누구인가”를 설명하느라 시간이 다 지나가곤 합니다. 워낙 비범하고 흥미로운 역사를 갖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 그 부분을 엄청 빠르게 넘겨 버리고, 오늘 진짜 중요한 주제인 ‘아이디어’로 곧장 들어가겠습니다.
레이 커즈와일의 배경: “비범함”의 근거
진행자: 그래도 여러분이 누구의 말을 듣는지, 그가 하는 말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레이의 백그라운드를 조금만 설명해 드리죠. 그는 뉴욕 토박이입니다. 퀸스에서 자랐고, 마틴 밴 뷰런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교사들이 그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서 밖에서 멘토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는 다섯 살 때인가 발명가가 되기로 결심했는데요.
레이: 여섯 살이에요.
진행자: 아, 제가 실수를 했군요. 다섯 살과 여섯 살은 무려 20%의 삶의 격차를 보이니까요. 아무튼 그는 여덟 살 때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4살 때는 신피질 이론에 관한 첫 번째 논문을 썼고요. 15살에 첫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7살 때는 “나만 아는 비밀”이라는 TV 쇼에 출연했습니다. 그 17세 소년의 비밀은 작곡을 할 수 있는 컴퓨터를 직접 개발하고 조립하고 프로그래밍했다는 것이었죠. 실제로 그 컴퓨터가 연주도 했습니다.
그 발명품으로 그는 결국 웨스팅하우스 과학 장학생 선발 대회에서 우승했고, 백악관에 초청받아 린든 B. 존슨 대통령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 후 MIT에 진학한 뒤 20살에 첫 스타트업을 창업했는데, 사람이 직접 상담해 주는 회사가 아니라 학생 성향과 대학 데이터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최적의 학교를 추천해 주는, 일종의 AI 입시 코디네이터를 개발한 거죠.
1960년대니까 컴퓨터가 희귀한 시절이었습니다만 그는 비즈니스 감각도 남달랐습니다. 나중에 그 회사를 거대 출판사에 매각했는데, MIT 학부생 2학년이 만지기엔 자릿수도 감당 안 될 만큼 큰—한 15억 원 정도를 벌었습니다.
그 후 그는 발명가이자 기업가이자 미래학자로서 수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꼽자면, 옴니폰트 OCR 기술 개발에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CCD 평판 스캐너, 최초의 텍스트-음성 변환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리딩 머신을 발명했습니다.
1980년대에는 스티비 원더와 함께 작업하며 그랜드 피아노 소리가 나는 최초의 신시사이저를 발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을 불러다 놓고 피아노와 그의 신시사이저를 블라인드 테스트 했는데 구분하지 못해 난리가 났었죠. 그의 발명품은 전 세계 주요 록밴드들의 무대 표준이 되었고, 결국 이 공로로 그는 그래미상을 받았습니다.
놀라운 기술 개발로 그래미상 받으신 분, 혹시 여기 계신가요? (웃음)
그 후로도 음성 인식, 전자학습, 의료 교육, 투자 소프트웨어 등에서 혁신을 이어갔습니다. 다큐멘터리만 해도 “초월적 인간”, “특이점이 온다”, “플러그 앤 프레이” 등 다섯 편이나 됩니다. 심지어 구글 창업자가 직접 나서서 그를 영입했고, 구글의 스마트 답장 같은 프로젝트에도 관여했습니다.
레이의 ‘예언’ 3부작: 1989 → 1999 → ‘특이점이 온다’
진행자: 하지만 우리가 오늘 밤 여기 모인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레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기술의 흐름과 모멘텀이 어디로 가는지 관찰해 왔고, 책을 쓰기 시작했죠.
첫 책은 “지적 기계의 시대”입니다. 여기서 그는 이미 1989년에 컴퓨터가 인간의 정신을 모방할 만큼 강력해지고, 결국 AGI가 등장할 것이라고 기록했습니다. 그때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대중은 거의 읽지 않았죠. 하지만 AI 학계 내부에서는 읽혔고, 최고의 과학 도서상을 받았습니다.
1999년에는 “영적 기계의 시대”를 씁니다. 여기서 그는 더 크게 베팅합니다. 컴퓨터가 인간 같은 지능뿐 아니라 의식과 영성까지 포함한 인간의 모든 것을 갖게 될 것이며, 그 일이 2029년에 일어날 것이라 말하죠. 반응은 “이거 완전 SF네”였지만,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긴 했습니다.
그리고 6년 후, 세 번째 책 “특이점이 온다”가 나옵니다. 여기서도 타임라인을 고수하며, AI뿐 아니라 다른 기술들이 함께 발전해 가까운 미래에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가 올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책은 폭발했고 국제적 베스트셀러가 됐죠.
사람들의 반응은 세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첫 번째: “미친 소리야. 인간은 특별하다. 컴퓨터가 우릴 위협할 수 없어.”
두 번째: “분석은 맞지만 거기까지 못 간다. 기후 재앙이든 핵전장이든 우리가 먼저 자멸한다.”
세 번째: “네 말이 맞다. 네가 괜히 그런 말을 할 리 없다.”
특이점 대학교와 ‘미래 대비’
진행자: 그럼 우리는 앞으로 뭘 해야 하지? 이 세 번째 그룹에서 레이는, 엑스프라이즈(XPRIZE) 재단을 만든 피터 디아만디스와 함께 특이점 대학교(Singularity University)를 설립했습니다.
피터는 MIT에서 분자유전학과 항공우주공학 학위를 딴 뒤 하버드 의대에서 의사 면허까지 딴 인물입니다. 엑스프라이즈는 민간인이 우주선을 띄우면 거대한 현상금을 걸어 경쟁시키는, 말 그대로 “기술 판돈”의 설계자죠.
일론 머스크도 초창기에 피터 디아만디스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저도 그때 레이와 합류했고요. 우리는 “미래가 오고 있으니 계획을 세우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봅시다”라고 말했죠.
핵심 개념: 기하급수적 성장
진행자: 이 모든 얘기를 꺼낸 이유는, 레이가 예측해 온 것들이 문자 그대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타트렉/스타워즈 같은 말랑한 SF”가 아니라, 진짜로 인간 정신을 뒤흔드는 일이죠.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딱 한 단어로 요약됩니다. 기하급수적 성장입니다.
진행자: 레이, 서론이 길었습니다. 당신이 기술 변화의 속도에 대해 처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레이: 저는 평생 기하급수적 성장에 미쳐 있었습니다. 그래프를 띄워 주세요. 이게 컴퓨터의 역사입니다. 처음엔 거북이처럼 기어가다가 갑자기 하늘을 뚫어버리는 J-커브죠.
1939년을 봅시다. 주머니에 1,000원이 있고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컴퓨터 성능을 따져보면, 1초에 고작 0.007번 계산했습니다. 손가락으로 셈하는 것보다 느린 수준이죠. 돈은 돈대로 내고 주판보다 못한 고철을 산 셈입니다. 그런데 2024년 엔비디아를 보세요. 같은 돈 1,000원을 내면 1초에 무려 50억 번 연산합니다. 주판 튕기던 거북이가 광속 SF 우주선이 된 겁니다. 수치로 따지면 7경 5천조 배입니다.
100배, 1,000배가 아닙니다. 7 뒤에 0이 16개나 붙는, 상상조차 어려운 폭발이죠. 더 무서운 건 이게 하드웨어 얘기일 뿐이라는 겁니다. 진짜 속도는 여기에 소프트웨어 발전을 곱해 나옵니다. 소프트웨어 효율은 그동안 100만 배 좋아졌거든요.
윈도우 95 시절 그림판을 떠올려 보시죠. 점 하나하나 찍어 그림을 그렸지만, 지금은 “정장 입은 고양이를 그려줘” 하면 AI가 몇 초 만에 명작을 그립니다. 진짜 공포는 하드웨어의 7경 배에 소프트웨어의 100만 배가 곱해질 때 나옵니다.
자, 계산해 봅시다. 몸이 7경 배 강해졌고 뇌 쓰는 법이 100만 배 좋아졌다면, 우리는 지금 1939년보다 7경 5천조 × 100만 배 더 강력한, 신에 가까운 도구를 손에 쥔 것입니다. 인간의 뇌로 이 속도가 감조차 오지 않는 게 당연합니다. 숫자는 알아듣겠는데 ‘7경 5천조’는 여전히 체감이 안 됩니다. 인간은 선형적 사고에 익숙하니까요.
감이 안 오실 텐데, 쌀 한 톨을 1로 놓고 그 쌀알을 한 줄로 쭉 늘어 놓으면 태양계 끝의 명왕성까지 무려 30번 왕복 가능한 거리입니다. 그리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발전은 매년 10배씩 뛰고 있습니다.
LLM 예시: “1년 만에 불가능이 가능으로”
진행자: 오늘날 거대 언어 모델이 하는 일을 예로 들어 보시죠.
레이: 저는 과거 모델에게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시인 E. E. 커밍스처럼 웃긴 시를 써줘.” 딱 이렇게만요. 1년 전 모델은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이렇게 써내더군요.
“궁둥이를 실룩대는 다람쥐. 그의 이름은 너츠. 그는 실룩거리다 땅콩 하나를 발견했어. 그냥 땅콩이 아닌 멋진 땅콩이지. 둥글고 통통한 땅콩. 아마도 건망증 심한 두 발 달린 거인이 흘렸을 것 같겠지.
그는 찍찍댔어. 기쁨 반응이 폭발했을지도. 아니면 그냥 방귀였을지도.
그는 월요일 아침의 동기 부여처럼 재빠른 속도로 앞발을 뻗어 땅콩을 낚아챘어.” “맙소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