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들여다본다

지창윤
2026.06.11조회수 70회

지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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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두 글에서 나는 비트코인에 대해 비관적인 이야기만 했다. 1편에서는 비트코인의 보안 모델에 십수 년짜리 시한이 걸려 있다고 했고, 2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비트코인의 수요를 잠식하며 그 뒤에 국가가 서 있다고 했다. 그래 놓고 이번 글의 주장은 이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앞으로 한두 사이클 동안 비트코인은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 특히 지금처럼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모순처럼 들린다면, 이 글은 그 모순이 왜 모순이 아닌지에 대한 글이다.
어떤 배에 설계 결함이 있다는 분석과, 그 배의 다음 두 번의 항해가 안전하다는 판단은 양립할 수 있다. 결함이 문제를 일으키는 시점이 다음 항해보다 한참 뒤라면.
1편의 위협 — 수수료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면 보안이 무너진다 — 이 급성으로 전환되는 시점은 2030년대 후반에서 2040년대다. 2편의 위협 — 스테이블코인의 영토 잠식 — 은 진행 중이지만, 규제가 정비되고 인프라가 깔리고 사람들의 행동이 바뀌는 데 다시 십 년 단위가 걸리는 과정이다.
반면 암호화폐의 투자 사이클은 대략 4년이다. 사이클이 실재하는 구조적 현상인지, 반감기가 만든 우연의 반복인지는 논쟁거리지만, 어느 쪽이든 시장의 호흡이 위협의 호흡보다 훨씬 짧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구조적 위협의 시계와 투자 기회의 시계가 다르다. 이것이 이 글의 뼈대다. 십수 년짜리 문제는 4년짜리 사이클의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 1편에서 이것을 "그래서 더 위험하다"고 썼다 — 아무도 풀려고 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같은 문장을 투자자의 자리에서 다시 읽으면 뜻이 바뀐다.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위협은, 그 위협이 현실화되기 전까지의 구간에서는 수익률을 깎지 않는다. 분석가에게 비극인 시차가 투자자에게는 창문이다.
물론 이 창문에는 만기가 있다. "한두 사이클"이라고 시한을 박은 이유다. 위협의 시계가 다가올수록 창문은 좁아지고, 언젠가는 시장이 십수 년짜리 문제를 할인하기 시작하는 날이 온다. 그 전에 나가는 것까지가 이 논리의 일부다.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