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기억은 소리부터 사라져간다
<기억은 소리부터 사라져간다>라는 노래가 있다. 꽤 오랜 시간 자주 연락을 하더라도, 한동안 연락이 끊기고 나면 그 사람 목소리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곡에서는 '기억 속을 뒤지고 또 뒤져도 끝내 찾을 수 없었던 너의 목소리'라고 표현을 하는데, 예전에 SNS에서 부모님 사진말고 동영상도 많이 찍어놓으라고 한 걸 봤는데, 결국 소리라는 게 꽤나 빨리 소멸되기에 기록하라는 게 아닌가 싶다.
뜬금없이 소리로 시작하는 이유는, 리움의 하반기 전시를 보고 와서, 다 끝난 상반기 전시가 생각나서이다. 리움의 올해 주력 전시는 하반기는 아니카 이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이고, 상반기에는 상반기는 필립 파레노의 <보이스>라는 전시였다.

리움 앞마당에는 예전에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이 있었다고 하고, 그 이후 11년간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이 있었다. 상반기에 그걸 철거하고 필립파레노의 작품을 설치했다. 그 전의 아니쉬 카푸어 작품을 꽤 좋아했기에, 그걸 치우고 이 흉물을 설치한다고? 어떤 매력이 있길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시를 보러갔다.
알고 보니 필립 파레노의 전시는 외부 공간부터 실내까지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었다. 앞마당의 '막'은 전시의 '뇌' 역할을 한다. 송신탑처럼 그 안에 달린 42개의 센서가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도, 진동 등의 데이터를 전시장 속 작품들에게 '소리'의 형태로 전달한다.
필립 파레노에게 'Voice'란 어떤 의미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