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철 모발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찌나 억센지, 학창 시절 손으로 머리를 훑을 때면 한두 가닥이 손바닥에 가시처럼 박혀있곤 했었다.
가위질을 힘겨워하던 미용사들은 늘 같은 말을 했다.
"학생, 그래도 이 머리 나이 들면 다들 부러워해."
도대체 그날이 언제 오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그 억센 머리카락들이 어느 순간부터 박히지 않더니,
이제는 그저 바닥으로 떨어져 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하얀 눈송이가 하나둘 내려앉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강철 모발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아들은 나를 쏙 빼닮아 아주 풍성하게 태어났다. 배냇머리조차 없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