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가 편한 이유는 누군가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일상] 내가 편한 이유는 누군가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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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걸
2025.10.18조회수 61회

고등학교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했다.

고등학교 3년, 재수학원 1년, 대학교 4년, 군대 2년 도합 10년을 다인실에서 보냈다.

이러한 생활 속에서도 내가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잠자리에 예민하지 않았고 인간관계가 무난했으며 취향과 생활이 무던했기 때문인 것 같다. 오히려 더 편안함을 느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신경써야 할 영역이 좁았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급식을 먹으면 나는 밥을 먹고 식판을 가져다 주면 된다. 무엇을 먹을지, 재료와 요리는 어떻게 할지, 뒤처리와 설거지에 대한 걱정은 내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 아니다. 또는 내가 밤에 치킨을 먹고 남은 것을 쓰레기통에 버리면, 다음날에 누군가가가 쓰레기통을 비워주신다. 나는 나의 (우리) 방만 치우면 된다, 복도든 샤워장이든 화장실은 누군가 청소해주었다.

즉 내가 사용하는 많은 공공의 영역에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 불편함을 감수했기에 나는 편할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애기를 낳고, 좁은 원룸집을 벗어나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당연히 청소되어 있는 집과 요리되어 있는 음식들이 있었다. 둘째가 태어나고 내가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치워도 치워도 매일 생기는 집안일, 밥 먹는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삼시세끼를 고민해야 하는 시간들, 행복하지만 감정적으로 힘든 애기 돌보는 일을 당면하게 되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영역이 당연한 게 아니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누군가의 불편함으로 세상의 편함은 존재하게 된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내가 편한 부분이 있다면 반대로 누군가가 불편하다.


* 절대 주말에 혼자 애기 보는 게 힘들어서 쓰는 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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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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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고 유쾌한 삶을 지향합니다. 아빠는 육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