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대한 기록 2 - 해외 취준 (ft. 퀀트, 트레이딩)

2025년에 대한 기록 2 - 해외 취준 (ft. 퀀트, 트레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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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kai Quant
2026.01.24조회수 205회

소개 - 해외에서 트레이더로 취업하기

해외에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저는 현재 해외에서 석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학부 때는 문과였지만 트레이딩과 금융공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수학과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게 되었고, 관련 전공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석사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해외 금융 허브(뉴욕, 런던, 싱가포르, 홍콩 같은 도시들)에서는 여름 인턴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보통 2학년이 끝나는 여름부터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많은 회사들이 신입 채용을 위해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또 이런 포지션들은 보통 시작 1년 전부터 채용이 열리기 때문에, 공고가 올라오자마자 빠르게 지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석사 과정 학생들은 조금 애매한 포지션입니다. 석사 인턴을 따로 뽑는 공고 수가 적기도 하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학부생 공고에 같이 지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턴 공고들 중에는 필수 조건에 학부생이라고 명시된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공고도 꽤 있는데요. 석사생들은 보통 이런 공고들을 찾아서 지원하는 편입니다. 혹은 Graduate(풀타임 신입) 포지션으로도 지원할 수 있는데, 당연히 풀타임이라 경쟁이 더 치열하고, 앞서 말했듯 전년도 인턴에서 쿼타를 많이 채우는 구조라 쉽지 않습니다.

지원을 하게 된 계기

그런데 저는 이 이야기가 저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한국으로 돌아가 퀀트 혹은 트레이딩 관련 업무를 찾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거든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해외에 있는 다른 학생들과 경쟁해서 이길 확률이 크지 않다고 믿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저는 학부가 문과였고, 제가 관심 있는 직무에서 뽑는 주니어들은 대부분 명문대에서 수학, 통계, 물리학,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생들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졸업하고 한국에서 취준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학하니, 주변 동기들의 열정에 전염되더군요. 9월에 학기가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지원하고 인터뷰 보느라 수업에 못 오는 친구들도 꽤 많았고,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부추기는 분위기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친하게 지내게 된 동기 한 명이 있었는데, 제가 지원을 머뭇거린다는 사실을 듣고는 크게 놀라면서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더라고요. 그 친구는 싱가포르에서 학부를 마치자마자 석사를 하러 온 케이스였는데, 학부 시절 무려 9번의 인턴을 했던 친구였습니다(4년제 기준 졸업 전 인턴을 3번 이상만 해도 충분히 많이 한 편입니다). 마지막 두 번은 큰 은행에서 마켓 인턴을 했던 친구였기에, 그 친구의 반응이 저에게는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의 부추김 덕분에 추진력을 얻어 9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비교적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꾸준히 지원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달 정도의 기간 동안 약 250곳 정도에 지원했고, 약 70장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습니다. 물론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지피티의 도움을 받아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원 범위

처음에는 주로 트레이딩, 퀀트, 그리고 투자 관련 업무에 지원했지만, 수십 개를 지원해도 서류 통과가 단 하나도 안 되는 상황을 겪고 나서는 점점 이것저것 더 넓게 지원하게 됐습니다. 제가 지원한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은행의 마켓 데스크(S&T), 마켓 리스크, 그리고 퀀트

  2. 프랍 트레이딩 회사 트레이더

  3. 자산운용/헤지펀드 퀀트 및 투자 리서치

  4. 보험사 및 핀테크 데이터 분석

결론적으로 제가 대면 면접을 본 회사는 6곳입니다. 5곳은 프랍 트레이딩 회사였고, 한 곳은 헤지펀드였습니다.


이제 면접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면접 후기

헤지펀드

50조 원 정도 규모의 가치투자 헤지펀드였고, 저는 애널리스트 포지션으로 지원했습니다. 기업 분석 자체에는 상대적으로 흥미가 크지 않았지만, 투자자로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지원해봤습니다.


다만 면접에서도 면접관 분이 제 백그라운드를 듣고 “왜 지원했냐”고 물어볼 정도로, 핏만 놓고 보면 확실히 잘 맞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회계 지식이나 펀더멘털 투자 관련 지식을 따로 복습하지 않은 채 면접을 봤다 보니, 대부분의 질문에 좋은 답을 하지는 못했던 것 같네요.


기억에 남는 질문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애플의 2025년 아이폰 매출액을 추정해보세요”, 두 번째는 “몬티홀 문제”였습니다. 몬티홀 문제는 확률 및 통계 인터뷰를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문제라 질문을 듣자마자 답 자체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게 답인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살짝 헷갈렸고, 너무 오래전에 풀었던 문제라 풀이를 떠올리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질문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매출을 추정하는 페르미 추정 문제였는데, 푸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휴대폰 사용 인구를 모수로 잡고 애플의 시장 점유율, 기존 사용자의 교체 주기, 신규 유입률, 평균 판매 단가 등을 가정하여 대략적인 매출을 산출했습니다. 갤럭시 유저로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아이폰 매출을 추정하려니 어렵더라구요 ㅎ.


투자 은행

투자 은행은 주로 마켓 및 퀀트 인턴 포지션으로 지원했지만, 대면 면접 단계까지 간 적은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한 번도 대면 면접을 못 봤다는 점이 마음 한편에 계속 남기는 하더라고요. 예상했던 이유는 제 이력서 때문입니다. 저는 백그라운드가 조금 특이한 편인데요. 학부 저학년 때는 해야 할 공부보다는 투자와 트레이딩에 시간을 많이 쏟는 바람에 인턴 경험도 학점도 부족했고, 고학년 때는 유튜브로 수학/통계 강의를 듣고 전공서를 완독하는 데 시간을 쏟다 보니 그때도 인턴과 학점을 동시에 챙기지 못했습니다(물론 변명이기도 합니다. 정말 똑똑하고 성실한 사람들은 대외활동을 하면서도 인턴과 학점을 다 챙기더라고요…). 그리고 이력서에 “유튜브로 수학을 독학했다”거나 “기술적 분석 기반 트레이딩으로 얼마를 벌고 얼마를 잃었다” 같은 내용을 쓰기도 애매합니다.


반면 투자 은행 채용 과정은 경쟁이 굉장히 높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 골드만삭스(GS)는 2024년 약 2,600개의 여름 인턴 포지션에 대해 총 315,000건의 지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즉 합격률이 0.8% 정도라는 뜻이죠. (영국의 BB 투자 은행 여름 인턴 합격률이 평균적으로 1.5% 입니다.)


위에서 보이듯 BB 투자 은행은 지원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대부분 서류 단계에서 대거 탈락시킵니다. 그래서 서류를 통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명문대에서 높은 학점을 받았거나, 이미 유관 인턴 경험이 풍부한 케이스가 많습니다. 실제로 제 동기들 중 오퍼를 받은 친구들 상당수가 투자 은행에서 결과를 받았는데, 학부 때 투자 은행이나 헤지펀드에서 인턴을 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프랍 트레이딩

프랍 트레이딩은 무엇인가

Proprietary Trading(프랍 트레이딩)은 말 그대로 “자기자본으로 매매한다”는 의미입니다. 2008년 이전에는 GS, JPM, MS 같은 투자은행들도 자기자본을 가지고 트레이딩을 적극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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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kai Qu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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