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테헤란 이맘 후세인 광장의 아슈라 추모 의식.
참가자들이 카르발라 전투의 순교자들을 재연하고 있다.
출처: Masoud Shahristani / Tasnim News Agency (CC BY 4.0)

복기: '설계된 게임'이라는 프레임의 문제
나는 이번 이란-미국 갈등 국면에서 세 편의 글을 썼다.
그 글들에서 나는 줄곧 트럼프의 대이란 압박을 일관된 설계자의 전략으로 읽었다.
파크푸르 총사령관 교체, 뒷채널 딜 구조, 타이밍 설계, 이 모든 것이 누군가의 정교하게 의도된 아키텍처 위에 놓여 있다고 가정했다. 그 가정은 부분적으로 맞았다. 하지만 핵심에서 틀렸다.
트럼프가 실제로 가진 건 설계가 아니라 베네수엘라라는 선례였다.
2026년 1월, 미군이 마두로를 제거했다. 그의 부하 델시 로드리게스가 올라왔다.
로드리게스는 24시간 안에 워싱턴에 협조적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의 머릿속에 이 그림이 각인됐다. 제거하면 누군가 나온다. 그 누군가와 딜한다. 끝.
이란에 이 공식을 적용했다.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하지만 이란에선 로드리게스가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본인이 며칠 뒤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점찍어놓은 사람들이 다 죽었다.'
이 한 문장이 베네수엘라 모델의 붕괴를 고백한다.
설계자는 딜 상대를 미리 알아야 한다. 트럼프는 몰랐거나, 알았는데 공습으로 먼저 죽였다.
나는 '설계된 게임'이라고 썼지만, 실제로 일어난 건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충동'이었다.
구조는 읽었다. 하지만 그 구조에 설계자를 끼워 넣은 건 나의 과대평가였다.
현재 구조: 두 개의 명분 감옥
지금 교착을 만드는 건 군사력 격차가 아니다. 명분 구조다.
트럼프는 '무조건 항복' 선언을 Truth Social에 올렸다.
이 선언은 협상의 출발점을 스스로 높였다. 이제 트럼프가 무조건 항복 없이 딜을 하면 그가 진 그림이 된다.
모즈타바는 취임 이틀째다. 아버지, 어머니, 형제, 아내, 딸을 공습으로 잃었다.
그 위에 올라온 사람이 즉각 테이블에 나가면 레짐의 정당성이 사라진다. 내부에서 '또 당했다'는 서사가 확정된다.
공개적으로 둘 다 물러설 수 없다. 양측다 명분 감옥에 갇혔다.
거기에 유가가 겹친다.
호르무즈 완전봉쇄 시나리오 유가 시나리오가 130달러다.
130달러에서 10달러 모자란 120달러가 임계점으로 작동했다.
3월 9일, 브렌트유는 장중 119.5달러를 터치했다.
그리고 G7 재무장관들이 IEA와 공조해서 전략 비축유를 공동 방출하는 걸 월요일에 논의한다는 FT 보도가 나오면서 108달러로 끌어내렸다. 논의만으로도 시장이 안정된다.
120달러는 트럼프가 묵시적으로 그어 놓은 선이었다.
이란은 완전봉쇄를 선언하지 않는다. 그냥 기뢰를 계속 깐다. 보험시장이 스스로 붕괴한다.
'봉쇄 없이 봉쇄 효과'가 지속되는 한, 유가는 구조적으로 100달러 이상에 고착된다.
협상이 타결되는 날 호르무즈가 바로 열리는 게 아니다.
기뢰 제거에만 최소 2~4주, 보험시장 정상화까지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의 유가는 그 구조적 지연까지 선반영하고 있다.
트럼프의 남은 유가 헤지 카드 중 가장 강력한 건 '협상 임박' 신호다.
딜이 없어도 발언 하나만으로 시장은 움직인다.
3월 9일 오후 3시 15분, 트럼프가 CBS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한 마디 했다.
WTI는 즉각 100달러에서 84달러까지 급락했고 주식은 반등으로 장을 마쳤다.
발언 하나가 유가를 16달러 끌어내렸다.
트럼프는 거기에다 "호르무즈 장악을 고려 중"이라고도 했다.
실제 실행 계획의 신호라기보다, 앞서 발언과 같은 종류의 카드다.
해협 폭이 가장 좁은 구간이 34km이다.
기뢰가 깔린 상태에서 소해함(기뢰제거함) 먼저 들어가야 하고, 그 소해함을 호위함이 다시 보호해야 한다.
이란이 그 소해함을 드론과 미사일로 타격하면 작전이 멈춘다.
미국 해군력으로 억제는 가능하지만 "장악"은 다른 이야기다.
트럼프가 "고려 중"이라고 한 건 시장 신호용 발언에 가깝다. 실제 실행 계획이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그 카드는 이제 한 번 쓰였다. 문제는 이란의 실질적 반응 없이 같은 카드가 두 번 통하느냐는 거다.
1988년과의 차이: 독배를 마실 사람이 없다
역사에서 이란이 비슷한 상황을 풀었던 선례가 있다.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8년 만의 휴전.
당시 구조는 지금과 비슷했다. 이란은 전장에서 지고 있었고, 호메이니는 공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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