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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연재] 2.5 양자호텔 긴급 A/S 2편
사색과 몽상[2026 시리즈 연재]

[시리즈 연재] 2.5 양자호텔 긴급 A/S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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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과 사색
2026.03.01조회수 2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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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과 사색
구독자 978명구독중 2,117명
몽상과 사색을 즐기고 싶은 뉴런입니다. 전공은 물리화학이고 투자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용하는 것을 사랑합니다! 요새는 게임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있습니다! (망할지도...) 아무튼, 행복한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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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호텔의 기본적인 개념은 이전 A/S 1편에서 다루었고 이제 어렵다는 댓글이 본격적으로 달린 2편의 내용에 대해 천천히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다시 시리즈 연재 2편을 보시면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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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by Gemini>


양자호텔(=원자)에 있는 손님(=전자)는 로비에 고유한 룸넘버(=양자수)가 있는 방에서 쉬고 있습니다.


손님이 로비층에 있는 방에서 쉬고 있는데 빛으로 된 카드키를 손님이 받으면 손님은 엘리베이터로 갑니다. 이 카드키는 다른 고유한 룸넘버가 있는 방으로 가는 키입니다. 빛의 색깔(=파장)이 해당 방으로 가는 에너지 레벨이랑 맞아 떨어져야 엘리베이터가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양자호텔에 파란색 빛 에너지에 해당하는 높이의 방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로비와 그 높이 차이에 해당하는 에너지의 빛 즉, 파란 색깔의 빛 카드가 손님에게 주면 엘리베이터는 작동해서 손님은 새로운 방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B라는 양자호텔에는 빨간색 빛 에너지에 해당하는 높이의 방이 없고 녹색 빛 에너지에 해당하는 높이의 방만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럼 B라는 양자호텔 로비 방에서 쉬고 있는 손님은 아무리 빨간색 키를 줘도 녹색이 아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님은 계속 로비 방에서 쉬고 있죠.


대신 C라는 양자호텔은 빨간색 빛 에너지에 해당하는 높이의 방이 있으니까 거기에 빨간색 빛을 주면 손님은 빨간색 빛에 해당하는 카드키를 갖고 엘리베이터에 타서 해당 에너지 높이에 맞는 방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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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by Gemini>



문제는 그렇게 손님(=전자)가 위쪽 방으로 갔다가 빠르게 로비로 돌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매우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불안정한 방이거든요. 그래서 높은 방에 잠깐 있다가 안정적인 로비층의 방으로 빠르게 되돌아옵니다. 실제로 물질에 알맞은 색깔의 빛을 계속 주게 되면 양자호텔 입장에서는 계속 카드키를 받아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고 또 다시 올라갔다 내려오고 반복할 뿐입니다.


일반적인 방법(그냥 색깔 맞는 빛을 비추어 주는 것)으로는 호텔 로비보다 윗 층에 손님이 통계적으로 많이 머무르게 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즉, 100개의 같은 양자호텔(=원자)에 빛을 계속 비추어도 계속 손님들은 올라갔다 다시 내려올 뿐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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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2편에서 말씀드린 1966년 노벨 물리학상 업적 중 하나인 '광펌핑'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로, 호텔 로비를 자기장으로 갈라지게 한 다음 특 로비에 손님이 통계적으로 많이 머무르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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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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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창이
2026.03.02

그림으로 풀어주시니까 이해가 훨씬 쉽네요 ㅎㅎ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주시는 것도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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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과 사색
작성자
2026.03.02

읽어주시고 또 열심히 그림 그린 것 댓글로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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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yru
2026.03.02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이론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정말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물씬 풍기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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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과 사색
작성자
2026.03.02

맞습니다! 이론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것도 어렵지만, 실험 자체를 재현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흔히 과학 실험이 '재현 가능'하다고 말들 하는데 해보면 잘 안되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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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
2026.03.02

ㅎㅎㅎ 몽사님. 저는 이번 A/S 글을 통해서 지난 번 글들을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째... 더 어렵... ㅋㅋㅋ

그래도 재밌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원자 beam을 불균일한 자석에 통과 시켰을 때 오직 두 갈래로 나눠졌던 현상과 연결시키면 됩니다."

이 문장에서 왜 '불균일한' 자석이라고 표현했을까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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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과 사색
작성자
2026.03.03

정말 날카로운 질문 감사합니다! (제가 본문에 적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ㅠㅠ)


은 원자 하나를 아주 작은 자석이라고 생각했을 때, N극과 S극을 당기는 힘이 완벽히 똑같은 '균일한' 자기장이면 원자는 방향만 정렬될 뿐, 가던 길을 그대로 똑바로 직진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쪽 힘이 훨씬 센 '불균일한' 자기장 사이를 통과하게 되면, 은 원자가 가진 스핀 방향에 따라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강하게 끌려가는 '힘'을 추가로 받게 됩니다.


이 힘 때문에 직진하던 원자의 경로가 위아래 두 갈래로 쫙 갈라지게 되므로, 불균일한 자기장이 필수적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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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
2026.03.03

아...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댓글의 인포그래픽으로 보니까 이해가 쉬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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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잉
2026.03.04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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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과 사색
작성자
2026.03.04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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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연재] 2.5 양자호텔 긴급 A/S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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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시리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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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연재] 2.5 양자호텔 긴급 A/S 1편

[시리즈 연재] 2: 레이저에 시동을 걸다!

저는 <찰나의 빛으로 영상을 찍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의 시작은 놀랍게도 눈에서 일어나는 여러 화학반응 중 가장 빠른 반응은 약 200 펨토초만에 일어납니다. 이 한 문장이었습니다. 화학과 화학반응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1-1편에서 다루었고, 화학반응 속도 측정에 빛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1-2편에서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빛을 이용해서 매우 빠른 화학반응을 측정한 공로를 다룬 두 그룹의 노벨상을 1-3, 1-4 그리고 1-5편 총 세 편에 걸쳐 이야기를 이어 왔습니다. 빠른 화학반응을 측정하려면, 반응의 시작버튼을 측정하고자 하는 화학반응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눌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빠르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최고의 도구는 바로 '빛'입니다. 1967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세 과학자는 적극적으로 '빛'을 이용해 빠른 화학반응을 측정했습니다. 이제 더 빠른 화학반응을 측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1) 더 짧은 순간의 빛을 만드는 것 그리고 (2) 그 짧은 순간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아주 짧은 순간의 빛을 만들기 위해서는 '레이저'라는 것을 소개해 드려야 합니다. 실제로 오늘 다룰 1966년 노벨 물리학상보다 더 먼저 레이저의 개발로 1964년 노벨 물리학상(양자 전자공학 분야에서의 기초 연구로서, 메이저-레이저 원리에 기반한 발진기와 증폭기의 구축으로 이어진 업적)이 수여됐습니다. 그런데 왜 2년 후의 1966년 노벨 물리학상을 다루냐 하면 이 공로가 일종의 레이저의 '시동을 거는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1966년 노벨 물리학상은 알프레드 카슬러(Alfred Kastler)에게 "원자에서의 헤르츠 공명(Hertzian resonances)을 연구하기 위한 광학적 방법을 발견하고 발전시킨 공로"로 단독 수여됐습니다. 실제로 오늘 다룰 내용은 공로 중 일부인 '광학적 방법'에 대해 다룰 것입니다. 광펌핑에 대한 카슬러의 아이디어는 레이저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Nobel Prize in physics 1966 Award ceremony speech 오늘은 레이저에 시동을 거는 방법, '광펌핑(optical pumping)'에 대해서 간략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순간을 위해서 1-4편에서 양자역학을 아주 간략하게 다뤘었습니다. 다시 복습해보도록 하죠!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연속적이지 않다 = 양자화 되어 있다. 물질의 내부 에너지는 연속적이지 않다 = 양자화 되어 있다. 빛은 입자의 성질을 가질 수 있으므로 흡수와 방출의 단위가 연속적이지 않다 = 양자화되어 있다. 저는 비유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양자 프랜차이즈 호텔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손님(전자)이 로비에 있는데, 방으로 가기 위해서는 빛으로 된 카드키를 엘리베이터에 꽃아야 합니다. 정확한 방의 높이(에너지)와 일치하는 빛의 색깔(=파장)의 카드키가 없으면 엘리베이터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인포그래픽 by Gemini> 참고로 다시 잠깐 복습하자면, 빛의 색깔은 '파장'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빛의 속도는 (거의) 일정한데 빛의 진동수는 파장의 역수에 비례합니다. 제 시리즈에서 수학적 공식은 최소화 하고 싶지만... 한 번은 수식으로 쓰는 것이 더 이해에 ...
[2026 시리즈 연재]
2026. 0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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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연재] 1-5: 빛은 왜 반응속도 측정에 게임 체인저인가?

빠른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첫번째는 반응 물질을 매우 빠르게 섞을 수 있어야 합니다. 두번째는 반응의 시작버튼을 매우 빠르게 누를 수 있어야 합니다. 세번째는 그렇게 빠르게 버튼을 누른 후 변화를 빠르게 기록할 수 있어야 합니다. 1-3편에서 만프레드 아이겐은 첫번째 문제를 멋지게 '우회'했습니다. 빠르게 섞지 않고 반응이 충분히 진행된 이후 평형지점에서 반응의 '시작버튼'을 빠르게 눌렀던 것이죠. 노리시와 그의 제자인 조지 포터는 첫번째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풀었습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녀석, '빛'으로 첫번째 문제와 두번째 문제를 동시에 풀어버리는 것입니다. A→B 라는 반응을 다시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이 반응이 가만히 두면 거의 일어나지 않는 반응인데, A가 '빛'을 흡수했을 때만 일어난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럼 반응은 A+빛→B 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전에 예시로 들었던 C+D→E 반응과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C와 D는 물질이므로 충돌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접근할 수도 없고, 그 충돌을 제어하기도 힘듭니다. 즉, 한 순간에 C와 D가 섞이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빠른 반응의 경우 섞이면서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반응속도를 정확히 측정하기도 어렵습니다. 반면, 빛은 일반적인 물질과 달리 매-우 빨라서 순식간에 A와 충돌합니다. 그래서 반응을 ‘시작시키는’ 시점은, 우리가 빛을 쏘는 시점과 거의 같아집니다. 빛을 아주 짧은 순간, 원하는 시점에 발생시킬 수 있다면 빠른 반응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을 해결할 수 있는 셈이죠! 1920년대부터 노리시(Norrish) 교수는 반응 속도론을 연구해 왔으며 이 분야의 선도적인 과학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1940년대 후반, 조지 포터(George Porter)라는 젊은 동료가 합류했습니다. 그들은 사진사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섬광 램프(flash lamp)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유일한 차이점은 램프를 수천 배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후 개량 과정을 거쳐, 스톡홀름 전체가 겨울 오후 피크 시간대에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더 강력한 출력을 내는 램프가 제작되었습니다. 그 전력량은 60만 킬로와트에 달합니다. - Nobel Prize in Chemistry 1967 Award ceremony speech 이제 세번째 조건 "그렇게 빠르게 버튼을 누른 후 변화를 빠르게 기록"하는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측정을 빠르게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빠르게 반응을 '시작'시켜도 소용없으니까요! 방금 인용했던 노벨상 수상 연설의 뒷부분을 살펴보시죠. 하지만 딱 한 가지 난점(catch)이 있습니다. 램프의 이 엄청난 효과는 불과 100만분의 1초(마이크로초) 정도만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법을 통해 섬광 램프 옆의 튜브에 있는 물질의 대부분은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을 활성화된 형태로 변환시키거나, 분자를 쪼개어 반응성 높은 원자단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새로 형성된 이 분자들을 분광학적(spectroscopically)으로 연구하는 것이 가능해지지만, 이들이 매우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측정은 극도로 빨라야 합니다. 다행히 현대 전자 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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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연재] 1-4: 양자역학을 다룰 계획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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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연재] 1-3: 발상의 전환으로 노벨상

프롤로그에서 저는 놀랍게도 눈에서 일어나는 여러 화학반응 중 가장 빠른 반응은 약 200 펨토초만에 일어납니다. 라는 문장을 제시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풀기 위해서 제가 처음 선택한 것은 1967년 노벨 화학상입니다. 매우 짧은 에너지 펄스를 가해 평형을 순간적으로 교란하고, 그 결과 나타나는 초고속 화학 반응을 연구한 공로 를 설명하기 위해 1-1편에는 화학, 화학반응, 반응의 속도와 평형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반응에 '충돌'이 필요하다는 것을 1-2편에서 설명드렸고, 그럼 이제 저 수상 공로가 훨씬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문제는 반응속도가 빠를 경우 어떻게 '시작' 버튼을 정확하게 원하는 시점에 누를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그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반응속도를 '측정'하는 일 역시 쉽지 않습니다. 수상자 중 만프레트 아이겐의 인터뷰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략) 오이켄(Eucken)의 교과서에 "측정 불가능할 정도로 빠른 반응"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는 두 물질을 섞으려면 관 흐름(tubular flow)을 만들어야 하고 압력을 가해서 진행한다고 해도 대략 1밀리초(1000분의 1초) 정도가 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죠. 섞는 과정(mixing process) 자체가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는데, 반응이 그보다 더 빠르면 그걸 관측할 수가 없으니까요.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젊을 때는 남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잖아요. 저는 "측정 불가능할 정도로 빠른 건 없다"라고 말하고 다녔고, 고민은 했지만 해결책을 찾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과거에 가장 빠른 반응으로 여겨지던 것 중 하나는 산(H⁺)과 염기(OH⁻)가 만나는 중화반응입니다. 이전에 설명했듯이 두 분자가 만나서 하나가 되는 반응의 경우 충돌이 필수적입니다. 두 물질이 멀리 떨어져 있는데 갑자기 '뿅' 하고 어딘가에 합쳐져서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이 반응은 물질이 '충돌'하는 속도보다는 '더' 빠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문제는 이론적으로 액체에서 계산된 충돌 속도가 너무 빠른 것입니다. 우리는 반응을 일으키고 관찰해야 하는데 시작버튼을 누르는 순간에 반응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시작버튼을 누를 준비하기 위해 두 물질을 섞는 도중에 반응이 시작되어 끝나버립니다. 만프레트 아이겐은 이 문제를 이렇게 접근했습니다. 하트리지와 로우턴(Hartridge and Roughton)이 그랬던 것처럼 장애물을 극복하려고 시도하거나, 아니면 이를 우회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두 번째 방법인 장애물을 우회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를 더 빠르게 달성하게 해주었습니다. - 만트레트 아이겐 Nobel Lecture 즉, 반응보다 더 빠르게 두 물질을 섞는 게 불가능하다면 일단 섞어놓고 보는 겁니다. 당연히, 반응속도가 빠르기에 반응은 섞이면서 동시에 끝나겠지만, 반응이 '끝났다'고 해서 분자 수준에서 반응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 설명 드렸듯이 화학반응은 시간이 지나면 '평형'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관측하려는 반응과 그 반대 방향의 반응의 속도가 같아서 겉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우리는 화학 반응이 결코 완전히 '끝나는(completed)' 것이 아니며, 다양한 반응물 사이에 항상 평형(equilibrium)이 성립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학적 평형은 정적(static)이지 않습니다. 즉, 개별적인 변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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