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화폐적 현상이다 | 밀턴 프리드먼




전쟁과 혁명은 대부분 초인플레이션의 원인이었다. 서양에 있어서 초기의 사례들은 미국 독립전쟁 당시의 컨티넨탈 화폐와 프랑스혁명 시기의 아시냐 화폐였다. 이 지폐들은 결국 거의 쓸모없게 되어버렸다.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지난날의 많은 인플레이션들이 초인플레이션으로까지 발전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화폐의 재료가(금, 은, 구리, 철, 주석 중 어느 것이든) 금속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 인플레이이 일어나려면 새로운 광산이 발견되거나 금속의 채취 비용을 감소시키는 기술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혹은 화폐의 재료가 귀중한(precious) 금속에서 저렴한(base) 금속으로 바뀌어 화폐의 가치가 훼손되어야 한다. 새로운 광산의 발견이나 기술의 혁신은 필연적으로 화폐량의 완만한 증가율을 초래한다. 이로써 초인플레이션의 특징인 두 자리 수의 월간(per month) 인플레이션은 야기되지 않는다. 화폐가치 훼손의 경우 아무리 저렴한 금속을 사용한다고 해도 그것을 생산하는 데에는 역시 비용이 들게 마련이고 비용(cost)이 화폐 수량의 한계를 그어준다.
초인플레이션 범주에 속하는 것은 제쳐두고, 우리가 익숙한 정도의 인플레이션조차도 지폐가 널리 통용되면서부터 비로서 가능하게 되었다. 지폐의 명목량은 무시할 만한 비용으로 거의 무제한 증가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같은 종잇조각에 큰 숫자를 인쇄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자본주의적 현상이 아니다. 상당량의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 만일 구매 가능한 재화와 서비스의 양, 즉 간단히 말해서 생산량이 화폐량과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면 물가는 안정된다. 더구나 소득 증가에 따라 사람들이 화폐를 보유하고자 하는 비율을 높이는 경우에는 물가가 점진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화폐량이 생산량보다 상당히 빠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