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올해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유용한 지식을 심어준 책이 아닐까.
이제부터는 몇몇 문장을 적어놓을까 한다.
소금이 없다면 염소가 없고, 염소가 없다면 정수된 식수를 구할 수 없으며,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은 말할 것도 없다. 소금이 없다면 반도체나 태양광 패널도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소금을 전기분해하여 얻은 염화수소로 금속 실리콘을 초순수 폴리실리콘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소금이 없다면 유리도 없고, 유리가 없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은 무너져 내릴 것이다. 약제를 담는 용기도 만들지 못할 것이고, 실리콘 칩에 회로를 식각하는 레이저도 만들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위태로울 정도로 한 알의 소금과 모래에 의존하고 있다.
인간은 태양에 의존해 살아왔으나 아타카마 칼리체 같은 천연비료의 도움을 받게 되었고 마침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쪽으로 이동했다. 오늘날 토마토, 감자 등 거의 모든 작물에 천연가스로 만든 비료를 사용한다. 하보-보슈 공정은 화학비료를 무제한 생산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식량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화석연료 덕에 인류가 굶주림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하여 세계 인구는 맬서스 이론의 태양, 바람, 비옥한 토양 같은 재생가능한 자원에만 의존할 경우 생겨나는 한계를 돌파하고 계속 증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우리가 연소시키는 화석연료의 양도 함께 증가했다. 여기에 하나의 역설이 존재한다. 화석 연료가 없었다면 인류의 절반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화석 연료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심각한 문제가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약 550쪽의 두꺼운 책인데, 읽는 기간 내내 계속해서 신선한 충격을 주는 흔치 않은 책이었고, 에드 콘웨이 작가의 문장 서술 능력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주제를 아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근시일 내에 한번 더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