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집필]지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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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4.08.19조회수 5회

"지윤아, 오늘 몇 시 경기더라?"

"언니. 팬이라는 사람이 경기 시간도 확인 안 해본 거야?"

"아 며칠 전에는 알았는데, 요즘 정신이 없어서 그래. 11시인가?"

"12시 시작이야. 언니 촛불 불고 딱 생일 선물로 시작이네."

"아 그래? 그게 뭐가 생일 선물이야. 이겨야 선물이지. 아무튼 시간 딱 좋네. 이 언니가 가는 길에 떡볶이 사갈 테니까 우선 먼저 가 있어. 비밀번호 알지? 5292."

"알지. 이모는 안 계셔?"

"엄마? 그러네. 내가 전화 한번 해 볼게. 근데 요즘 엄마 복지관에서 자고 올 때도 종종 있어. 일단 주소랑 비밀번호 다시 문자로 찍어줄 테니까 먼저 들어가 있어."

"응. 일 좀 그만하고 얼른 와 일 벌레 언니야."

 

지민은 머리를 뒤로 쫑긋 묶으며 가볍게 숨을 후 내쉰 뒤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오전에 진행한 미팅 내용을 바탕으로 기획 내용을 최종 정리하고 유관 부서에 공유하는 이메일을 보내야 했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메일만 잘 정리하여 보내면 오늘 계획한 일은 마무리된다. 

'엄마는 오늘도 늦나.'

최근에 핏기 없는 얼굴로 화장실에서 나오는 엄마를 마주치는 일이 잦았다. 잠시 걱정이 스치지만, 일을 마무리한 후 집에 가면서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눈앞에 놓인 업무를 해내는 것이 그녀에겐 더 중요한 문제였다.

 

지민은 본인이 종사하는 IT 앱 기획 업무에 아주 열정적이며 재능까지 겸비하여 신입급 경력임에도 팀장님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었다. 가끔씩은 아파 보이기까지 하는 하얀 피부와 동그란 눈망울, 오목조목 들어가 있는 코와 입, 귀까지, 화려한 얼굴을 가졌음에도 평소에 화장기 하나 없이 다니는 지민은, 털털한 성격까지 겸비하여 회사 내외에서 인기가 많았다. 그녀는 사생활에 있어서는 친한 동료인 희주를 제외하고는 입을 열지 않는 신비주의자이며, 직원들이 오해하지 않을 만큼만 다가가는 선 긋기의 전문가였다. 이런 직업의식이 가능한 이유는 지민의 워커홀릭적인 태도 때문인데, 그녀는 자신이 속한 업계가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두터운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IT 산업이 발전하면 전 세계 곳곳의 사회적 약자들을 치유하고 그들에게 훨씬 더 바람직한 삶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자신도 그런 기술 발전의 수혜를 직접 받아온 터였다. 그런 지민에게 지금 하고 있는 교육 앱 기획 업무는 기술 발전이 구현할 거룩한 인류애 증진을 돕는 아주 중요한 노동으로 다가왔고, 기획서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늘 불꽃이 튀었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갈 용기 있는 남자 직원은 이 회사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관심을 표현한다면 그게 누가 됐든 지민은 자신의 거룩한 노동의 장소를 더럽히는 악역으로 몰아갈 것만 같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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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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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IT 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관심 분야: 우주, 테크,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