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년 동안 20억 달러 규모의 예술품들을 유럽의 수 많은 박물관 등지에서 훔쳐낸 브라이트비저에 대한 취재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구매 당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않아서 이 책이 소설인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실화였고 저널리스트의 취재 일기였다는 걸 독서 중간에 알게 되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몇 백개의 예술품을 훔치고 다니다가 뒤늦게 발각된 이 엄청난 도둑의 이야기는, 실화라는걸 아는 순간 확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 옆을 항상 지켰던 여자친구 앤 캐서린의 존재가 이 취재 일기를 더더욱 소설처럼 만들어주었습니다. 함께 콤비로 활약하며 예술품을 같이 훔치고 다녔던 커플이라..
이 책이 소설이었다면, 주인공이 잡힌 후 다락에서 사라진 그림들과 여자친구의 행방이 좀 더 확실하게 묘사되었겠지만 아쉽게도 실화인 이 스토리에서는 소위 말하는 떡밥들이 하나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모르는 지구 저편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무언가 굉장히 특이하고 다채로운 이야기 하나를 엿들은 기분이 듭니다.
앤 캐서린은 한때 싸구려 호텔 방에서 침대 옆에 르네상스 시대 은 세공품을 쌓아두고 잠을 잤다. 거장의 걸작을 핸드백에 넣고 박물관 카페에서 식사를 했다. 새벽의 몽생 미셸을 보았고 알프스 정상에서 일몰을 눈에 담았다. 그 유명한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도 직접 봤고 액자에 담기지 않은 크라나흐의 그림을 손에 들고 있었다. 브뤼헐의 그림도 '아담과 이브'도 가졌다. 도둑과 사랑에 빠졌다. 셀 수 없이 많은 박물관에서 수도 없이 망을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대단했던 예술품 절도 사건의 주인공이었다. 알리바바의 동굴에 살았고 기둥이 네 개 달린 침대에서 잠을 잤다. 앤 캐서린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겠지만 이 중 그 어떤 것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세상의 눈이 쏠리는 것을 피해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