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불교의 핵심적인 인간 분석틀인 오온(나를 덮고 있는 다섯 무더기: 색수상행식)을 현대 뇌과학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나'라는 존재와 정신적 고통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붓다는 '나'라고 할 만한 고정불변의 실체는 없다는 무아(Anatta, 나라는 것을 확실하게 해줄 절대적인 무언가는 없다) 사상을 통해 고통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제시했으며. 이 무아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분석 도구가 바로 오온 : 월가아재님이 말씀하신 색수상행식이죠.
월가아재님께서는 대승불교의 반야심경과 공 개념을 예를 들어 설명하셨지만, 보다 근원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후대의 해석이 더해진 대승불교보다 붓다의 원래 가르침에 더 가까운 초기 불교의 관점에 집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초기 불교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오온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각 요소가 현대 뇌과학과 정신과학에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 가능한한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1.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연기 Link, 붓다의 핵심 아이디어
'오온'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붓다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 핵심 아이디어는 바로 '연기(pratītyasamutpāda, 모든 현상이 원인과 조건에 따라 발생하고 변화한다)'입니다.
연기(Link): 쉽게 말해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와 현상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원인과 조건의 상호 관계 속에서만 성립함을 의미합니다.
도미노를 한 번 생각해봅시다. 앞에 것이 쓰러져야 뒤에 것이 쓰러지죠. 하지만 단순한 도미노와는 조금 다릅니다. 뒤에 쓰러진 도미노가 앞에 있던 도미노의 위치를 바꾸기도 하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복잡한 그물망 같은 관계입다. 결과가 원인에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원인이 변화하여 다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적 구조를 2500년전에 통찰했다는 점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 '연기'라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붓다는 세상을 꿰뚫는 보편적 3가지 진실을 발견했습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 (무상, 無常, Annica): 모든 것은 앞서 말한 연기의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영원히 고정된 상태란 없다는 뜻입니다. 이건 우리도 쉽게 알고 있죠. 세상에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모든 것이 그물망처럼 얽혀 계속 변한다는 것은 특히나 경제를 공부하는 밸리 분들이라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 (고, 苦, Dukkha): 세상 모든 게 끊임없이 변하니까, 내 마음대로 딱 붙잡아 두거나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이때 '고'는 그냥 아프다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대로 안 돼서 답답하고 힘든 모든 상태, 그리고 거기서 비롯되는 근원적인 불마족과 괴로움 모두를 말합니다.
'나'라는 것도 변한다 (무아, 無我): 세상 모든 게 내 맘대로 안 되는데, '나'라고 해서 특별할까요? 아니라는 거죠. 세상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진리는 우리가 '나'라고 굳게 믿는 존재에게도 동일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