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력이 부족하다? 후생유전학과 뇌과학이 들려주는 ‘노력’의 가치를 위하여

노오력이 부족하다? 후생유전학과 뇌과학이 들려주는 ‘노력’의 가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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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오징어
2025.06.18조회수 137회

최근 인터넷과 몇몇 대중서에서는 “타고난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노력은 한계가 뻔하다” 같은 주장이 자주 등장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이지만, 현대 뇌과학·후생유전학·정신의학 연구를 차분히 들여다보면 그 논리는 반쪽짜리에 불과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전자–후생유전학–개인 경험이 어떻게 서로 얽혀 우리 뇌와 삶을 만들어 가는지 살펴보며, 왜 ‘노력’과 ‘양육’이 여전히 결정적인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같은 유전자라도 서로 다른 인생: 쌍둥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

일란성 쌍둥이는 DNA 염기서열이 사실상 100 % 일치합니다. 그럼에도 정신질환 연구를 보면,

  • 조현병: 일란성 쌍둥이 일치율 ≈ 40~50 %

  • 양극성 장애: 일치율 ≈ 60~70 %

다음과 같이 나타납니다. 만약 유전자가 인간의 운명을 모조리 정한다면 이 확률은 100 %에 가까워야 합니다.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후천적 경험과 후생유전적 조절이 반드시 개입한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2. ‘설계도’ 이후에 벌어지는 편집: 후생유전학의 작동 방식


유전자는 우리 몸의 기본 설계도이지만, 설계도가 실제 건물로 지어지기까지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변수가 개입합니다. 뇌세포 차원에서도 똑같습니다.


  1. 태아기에는 해마와 편도체가 초석을 다집니다. 이 시기에 어머니가 겪는 스트레스가 크면, 태아의 DNA 메틸화가 증가하여 스트레스 반응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거나 과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앞으로의 삶에서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거나 둔감한 기질을 갖게 됩니다.

  2. 영유아기가 되면 감각 피질이 본격적으로 외부 자극을 흡수합니다. 풍부한 언어 입력과 따뜻한 양육 환경은 히스톤 아세틸화를 촉진해 시냅스가 더욱 단단히 유지됩니다. 덕분에 언어 습득과 기초 인지 발달이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

  3. 청소년기에는 전전두엽이 ‘배선 공사’를 마무리합니다. 친구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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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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