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며...
글을 읽기 전에 마음속으로 아래 질문에 하나씩 스스로 답해보자.
당신이 하는 일은 돈을 벌기위한 것인가?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가?
돈이 안된다면 지금 일을 하지 않을 것인가?
돈이 안되더라도 사랑하는 일이 있는가?
오늘 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마음속에 품고 따라오면 좋을 것 같다.
사진의 프로와 아마추어
‘프로’ 사진가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찍기만 하면 좋은 사진을 뽑아내는 전문가, 노하우와 장비를 완벽히 다루는 사람. 하지만 실제로 ‘프로 사진가’의 정의는 놀라울 만큼 명확하다. 돈을 대가로 사진을 찍는 사람. 여기에 ‘실력’이나 ‘예술성’은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군가를 끌어당기는 사진을 찍어야 하니, 결과적으로 ‘대중성’이 있는 사진을 만든다고 말할 수는 있다. 인스타에 프로필 사진, 바디프로필 광고가 넘쳐나는 이유도 결국 ‘돈’이 되기 때문이다. 프로 사진가는 ‘돈이 되는 사진’을 찍는다.
1930년대 웨딩촬영, 작가미상
일제강점기에 촬영한 웨딩사진이다. 서구식 결혼식이 도입되던 시기에 만들어진 기록인데, 10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낯설지 않다. 턱시도를 입은 신랑의 왼쪽 주머니에 달린 꽃리본, 신부와 친구들이 든 부케, 화동까지. 지금의 결혼식과 거의 판박이다. 100년 전에 제시된 이 결혼사진의 ‘틀’은 사진가를 고용해 찍어야만 하는 ‘기념물’이 되었고, ‘틀’을 만들고 반복 생산하는 순간 그건 대량생산 산업이 된다. 지금도 웨딩홀에서 시간대별로 같은 형식의 예식이 돌아가는 장면을 보면 ‘웨딩산업’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어떤 의미에서는 1930년대 이 사진이 그 산업의 원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아마추어’ 사진가의 정의도 명확해진다. 돈이 되지 않아도 사진을 찍는 사람. 그런데 아마추어라 하면 왠지 사진을 잘 못 찍을 것 같은 인상이 따라붙는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돈’을 ‘가치’의 척도로 사용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Nowadays people know the price of everything and the value of nothing.
요즘 사람들은 모든 것의 ‘가격’은 알지만, 정작 ‘가치’는 아무것도 모른다.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중-
우리는 일상에서 ‘아마추어(Amateur)’라는 말을 부정적 뉘앙스로 자주 쓴다. “너 일을 이것밖에 못해? 아마추어냐?” 같은 식이다. 하지만 어원을 따라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마추어는 라틴어 amator(사랑하는 사람, 애호가)에서 왔다. 처음에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취미로 즐기는 사람 같은 비교적 긍정적인 의미가 강했다. 그러다 사회가 직업화·전문화되면서 “돈을 받고 하는 사람(professional)”과 대비되는 “직업이 아닌 사람”을 뜻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숙련이 덜한 사람”이라는 깎아내리는 의미까지 덧씌워졌다. 이 프레임 안에서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사랑’이나 ‘좋아함’은 평가 항목이 아니다. 돈이 되는지의 여부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되어버린다.
'아마추어'의 조건이 예술에 가까운 이유
상업사진이라 불리는 광고사진, 프로필, 웨딩사진 등은 대체로 ‘외적 동기’에서 출발한다. 의뢰가 있고 목적이 있으며 비용과 납기가 정해져 있다. 결과물은 개인의 표현이 아니라 ‘관계’ 위에서 성립한다. 클라이언트의 만족, 시장의 반응, 브랜드의 방향처럼 내가 온전히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늘 따라다닌다. 이해관계가 얽히고 기대치와 요구가 생기며, 합의와 설득과 타협이 작업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상업 작업에서는 필연적으로 자율성이 줄어든다. 작가의 의도보다 ‘요구된 의도’가 앞서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업사진은 구조적으로 실패를 허용하기 어렵다. 의미 있는 사진, 새로운 사진을 시작하려면 시행착오가 필요하지만, 상업 현장에서는 그 시행착오가 곧 비용과 신뢰의 손실로 인식된다. 정해진 납품기한 또한 작업의 호흡을 짧게 만들고, 시행착오의 여지를 더 좁힌다.
You… have a lot of people telling you what they want… you’ve got to produce it.
당신은 (상업 작업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걸 말해오고, 결국 그걸 결과물로 만들어내야 한다.
-마이클 케나-
우리 병원 개원 당시 작가가 찍은 인테리어 사진이다. 수평·수직도 정확하고, 노출 브라케팅으로 톤도 깔끔하게 잡았다. 기술적으로는 참 잘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가의 의도, 주체, 형식, 의미 중 어느 하나가 내 안에 남지 ...









![[시리즈 연재] 사진으로 읽는 예술의 틀](https://post-image.valley.town/5SGgP3mUXy1q96CeOQ5cP.jpeg)
![[시리즈 연재] 당신은 왜 이 장면에 멈췄는가](https://post-image.valley.town/uaDnag_OfKCFm5UmYXk86.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