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렇게 믿고 싶은 것'과 '실제로 그러한 것'을 동일시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보고 싶은 대로 본다"라는 말과도 같은 의미이다.
친한 형이 "코스피 요즘 엄청 떨어지길래 레버리지를 들어갔어, 바닥 같아서"라고 말했다. 나는 진심으로 어떤 근거로 그런 판단에 이르게 된건지 흥미로워서 종종 되묻게 된다. 무슨 근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단계 단계 천천히 묻다보면, 결국 마지막에는 "그냥 감이야, 그냥 그럴 것 같아"라는 말로 상대의 대답이 끝날 때가 있다.
근데 내가 '그렇게 믿고 싶다'고 해서 '실제로 현실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바닥인 것 같은'거지, 정확히는, '바닥이었으면 좋겠는'거지, 실제로 바닥이라는 근거가 없으면 기우제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 것 뿐...
이것은 누군가를 위로하고 응원할 때에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지언정,
적어도 투자의 세계에서만큼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부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
첫째로 본인도 이미 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너무 힘들고 절박해서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인 지도 모르고,
둘째로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설명할 엄두가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실을 본 사람들은 수도 없이 겪었겠지만 시장은 내가 간절하다고 수익을 주지 않고, 내가 이미 돈이 많다고 손실을 주지도 않는다.
결국 오늘도 내 판단의 근거를 찾아 헤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