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집필] 나는 왜 공부를 하고도 손실을 보았는가?





'열심히'라는 것은 항상 주관적인 요소입니다. 누군가에게 '몇날 며칠 열심히'가 누군가에게는 하루면 해결되는 '간단한 일'일 수도 있고, 하루가 여유로운 사람에게는 투자공부 세시간도 열심히가 아닐 수 있지만 삶에 치여 사는 사람에게는 한시간의 투자공부도 최선을 다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만큼 사정을 봐주지 않는 철저한 성과주의, 결과주의인 곳이 드뭅니다. 모든 것이 결과로 평가받고 아무리 '열심히'해도 결과적으로 성과가 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투자공부를 하고도 손실을 보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초심자의 관점에서 고민해 본 글입니다. 참고로 '초심자'란 저를 포함합니다. 그러니 이 글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스스로를 위해 쓰는 글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기대수익률에 대해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S&P500은 연 10%정도의 기대수익률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런 마켓타이밍이나 알파 없이, 순수하게 S&P500에 Buy & Hold로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리스크 프리미엄이자 명목 수익률이 10%정도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론적인 S&P500의 1년 기대수익률이 10%라고 해서, 주식시장에 이제 막 뛰어든 초심자가 그 10%의 기대수익률을 다 누릴 수 있는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설명을 위해 다소 수학적으로 엄밀하지 않고, 자의적일 수도 있지만 초심자의 기대 수익률을 다음과 같이 네가지로 나누어보기로 합니다.
초심자의 기대수익률 = (베타 + 알파 - 심리편향으로 인한 손실) × 레버리지
조금 복잡해보이지만, 실제론 굉장히 당연한 것에 가까운 이야기이며 하나씩 천천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베타는 아무런 기교나 기술 없이, 예금보다 위험한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는 위험행위에 대한 대가로 시장에 기대할 수 있는 평균적인 기대 수익률입니다. S&P500의 경우 10% 가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주로 철저한 인덱스 투자를 하는 경우 기대할 수 있는 1년 수익률이며, 초심자의 경우 전체 기대수익률의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월가아재님도 말씀하셨지만, 초심자의 경우 절대로 베타를 멸시하면 안됩니다. 베타는 비유하자면 가만히 있어도 목적지 방향으로 움직이는 무빙워크와 같습니다. 먼저 무빙워크 위에 서 있는 것이 익숙해지면 그다음 조금씩 걸어보며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 처음부터 무빙워크의 도움 없이 순전히 자력으로 목적지까지 빨리 가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겉멋이 들어 베타를 멸시하고 알파만 찾다가 부진한 한 해를 보내면서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 베타 노출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자연히 기대할 수 있는 시장 기대수익률 대비 초과수익을 의미하며, 알파라고도 부릅니다. 엄밀하진 않겠지만 올 한 해 시장이 9%만큼 상승했는데, 내가 동일한 변동성으로 14%의 수익을 거두었다면, 초과 수익률은 5%정도가 될 것입니다. 만약 인덱스 투자자라면 알파는 0%라고 가정해야 합리적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이론과 지식적인 부분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일정부분의 리서치 인풋과 노동력도 필요합니다. 알파를 찾는 것은 어떠한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 때 제일 처음 드는 1차적인 사고가 아니라,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할 1차적인 사고를 예측하고, 그것을 벗겨먹는 2차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직관적이지 않고 까다롭습니다.
이 까다로운 알파를 찾는 과정을 돕기 위해 Valley AI의 여러 교육과정들이 있습니다.
이론적인 S&P500의 평균 1년 시장 기대수익률이 10%가량이라고 해도, 저 같은 초심자가 투자하면 그 10%를 다 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심리편향 때문일 겁니다. 심리편향은 이성적, 논리적으로는 취하거나 취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근거없이 행동에 옮기는 것을 의미하며, 기대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손실회피, 확증편향, FOMO 등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심리편향은 1번(베타)과 2번(알파)를 깎아먹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장기 투자를 하기로 했음에도 떨어질 때의 공포 때문에 팔지 말아야 할 때 팔고, 다시 오를 때는 FOMO 때문에 사지 말아야 할 때 사고, 손절을 해야할 때 하지 못하고, 손실에 본전심리로 포지션 크기를 계속 늘려서 계좌를 터뜨리는 등등 여러가지 다양한 심리적 실패를 총칭합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이론을 공부하고 지식을 쌓은 뒤 실전투자로 돌입하면 가장 많이 괴리가 발생하게 되는 부분이 이 부분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초심자들은 심리적인 부분을 기대수익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단지 “남들보다 FOMO나 공포를 좀 더 많이 느끼는 정도"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실제로 겪어 보셨듯이,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이 심리적인 요인 자체가 단순히 버티고 기다리는 괴로움을 넘어서, 충동적인 매매행동까지 이어져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가치투자를 하던 사람이 FOMO로 근거없이 따라붙어 모멘텀 투자자가 되는 행동
수익을 확정하고 싶은 마음에 일찍 매도하여 승률×손익비 붕괴
분할매수 계획에 따라 최초 진입을 했으나 추가하락 공포에 추가매수를 하지 못함
손절 실패
이 외에도 심리편향 때문에 발생하는 행동들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아니, 어쩌면 너무 많아서 시장의 비효율성과 초과수익의 기회 자체가 바로 이 시장참여자들의 심리편향 때문에 발생한다고 이야기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심리편향들은 단지 투자자들이 투자시에 늘상 겪는 정신적 고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유혹을 통해 행동으로 옮겨짐으로써 기대수익률을 실제로 깎아먹게 됩니다. 그리고 투자가 잔인한 것은 곱연산이기 때문에 유혹을 9번을 방어하고 크게 1번만 무너져도 앞의 방어율이 거진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이겠죠.
따라서 단지 이론적 공부와 지식의 습득을 통한 초과수익의 기회(알파) + 시장 기대수익률(베타)가 있더라도 심리편향이 깎아먹는 수익률을 관리하지 못하면 계좌가 영원히 마이너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점차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알파의 비중이 적거나 거의 없는 저같은 초심자일 수록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알파를 추구할 실력이 되지 않으면 오로지 ...


![[잡담] 태형도입을 놓고 Gemini와 말싸움(끝에 패배)](https://post-image.valley.town/edJFxrwiMTkGnL3y6v_NX.png)



좋은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중간에 오타가 하나 있습니다.
"월가아재님은 이 마지노서을"

덕분에 빠르게 수정했습니다 GOAT!

실패를 담담하게 복기하고 기록하는 것도 큰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이젠 반복하지 않기만 하면 되겠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일기쓰러 가야겠어요!

어으...저도 일기가 거의 주기 아니면 월기가 되고 있는데 반성해야겠습니다 ㅜㅜ 한번 꾸준히 써볼까봐요

심리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해봤던 경험이 있어 그 답답하신 마음이 부분적으로나마 공감이 갑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라 뭐라 조언을 드리기 힘드네요. 트레이더를 도전하시는 분들도 대부분 심리편향의 벽에 막혀 포기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주식으로 빨리 벌 필요 없을만큼 돈이 생기거나, 실력을 압도적으로 키우거나, 어떤 계기로든 정신적 각성을 하거나 셋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투자수익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종류의 공부일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하시지 않으실까요? 실전매매와 공부가 손익이라는 결과를 통해 양방향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방향성을 잡아나가야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사실 말씀해주신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한 고민도 잠시 있어서 그와 관련된 글을 남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https://www.valley.town/space/@911gt3rs/articles/68726b92955b3293e7eec055)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치투자와 펀더멘털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다고 느껴서 작년 말부터 그 부분에 대한 공부 비중을 높이고 있는데, 이 역시도 쉽지는 않네요.
뭔가 특정한 스타일로 꾸준하게 투자하면서 수익을 내는 경험이 있어야 그 방법론에 대한 흥미도 생겨서 더 파고들 것 같은데, 아직 유의미하게 꾸준한 성과를 내본 경험이 없어서 자꾸 "이게 맞나" 의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슈퍼버니맨님께서 생각하시는 실전투자 공부 방법론에 대해 의견 나눠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생각나는대로 작성해보고 나중에 추가로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1. 다양한 방법론들을 분류하여 시장에 비해 초과수익이 나는 투자/매매가 어떤 것인지 알아내셔야합니다. 우선은 돈을 버시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론이 무엇이 있을까 알아내는 걸 목표로 하셔야합니다. 레버리지 아직 너무나 먼 이야기 같습니다..ㅠ 지금은 수업료를 적게 낼 생각을 하셔야합니다. 계좌를 분리하여 하나는 꾸준히 베타를 챙기시고, 하나는 직접 가치투자도 하시고, 하나는 매매도 해보시고 이런식으로 시도해보시고 성과를 측정해보세요. 그런 점에서 심리편향에의한 성과 왜곡은 위로든 아래로든 정말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내가 뭘 잘하고 뭐가 안되는지 체크가 안되게 만드니까요. 돈은 아직 못 버는 게 당연하다는 마인드로, 완벽한 투자/매매결정에 힘을 쏟으셔야합니다. '돈을 버는 구간'이 아니라 '실력을 쌓는 구간' 이라고 생각해보세요.

2. 공부를 했다고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이상 공부하고 투자한 분들, 투자나 매매를 업으로 삼으시는 분들과 상대경쟁게임입니다. 그런 분들이 수는 적지만 자금규모는 크죠.
3. 선물옵션보다는 주식같은 기초자산 롱포지션이 더 유리해보입니다. 자산시장은 우상향이기도 하고, 참여자의 수준으로 봤을 때 선물옵션에는 꾼들이 너무 많아 알파를 가져가기 힘듭니다. 숏은 단기매매적인 성격이 있어 비교적 롱보다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구구절절 저도 공감하는 포인트들입니다. 심리적인 이유로 꾸준히 실천을 못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 한 번 천천히 노력해보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지랖을 너그러이 받아주셔 감사합니다. 공부를 아무리 해도 벽처럼 느껴지던 시장에 답답했던 경험이 생각나기도하고, 시장이 차가운 적자생존의 세계라 실례를 무릅쓰고 댓글 남겨보았습니다. 911님만의 방법으로 잘 헤쳐나가길 기원드립니다..!

오랜만에 한번 되돌아보게 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

개똥철학 긴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심리에 대한 고민이군요. 본인만의 확고한 투자관을 확립해야 심리적 단단함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그게 없어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추세추종이냐 역추세냐의 가장 기본적인 분류 사이에서도도 길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중입니다.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이 0에 가까운 투자자'가 되는 길. 응원합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고생해도 끝내는 함께 원하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작중 에렌은 너무나도 많은 걸 희생했지만 밸리 유저분들은 다들 무탈하게 행복한 투자자가 되시길!

우고님의 닉네임이 맞았습니다.
'우직함'이 승리하는 것 같습니다! 우고님은 몇년이나 일찍 깨달으셨군요

시드가 심리편향에 큰 영향을 주죠...... 경험담입니다.

저도 절절히 공감합니다 흑흑...
자꾸 "이것 가지고 언제...."라는 생각을 하면 안되는 데, 작게부터 모아 나가야하는데 못참고 급발진해버리는 경향이 시드를 점점 더 줄게 만드는 반복같아요.

이 주제에 대해서 늘 고민해 봤지만, 이보다 나은 진단을 본적이 없네요 LLM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잘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타고난 기질에 의한 심리 편향은 긍정적인 경험에서 오는 것 같아요. 줄넘기 4개 간신히 넘던 첫째가 반에서 대표 뽑을 때 96개를 성공한 적이 있었는데 그 1주일 간 매일 같이 옆에서 같이 뛴게 기억 나네요. 몇 개를 넘든지 간에 "오 잘했어 참 잘했어." 해야 심리가 안정 됩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허들을 낮추고 내 스스로 이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칭찬하고 만족할 때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저에게 지금 간절한 것도 긍정적인 경험 → 동기부여의 정방향의 피드백 사이클인 것 같습니다. 어느 한가지 방법으로 꾸준히 해서 수익을 내봐야 긍정적인 수익의 경험이 쌓이고 그게 계기가 돼서 더하게 되고 긍정적 루프가 생기는데, 아직 인내심이 부족해서 그 한 사이클을 못버티고 자꾸 다른 방식을 찾아나서게 되는 중입니다.
그래서 요즘 목표는 한 사이클만 버텨보기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