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주인은 누구일까? 당연히 미국의 국민들이다. 그러면, 미국 정부의 향방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세력은 누구일까? 머릿수가 가장 많은 미국의 중산층일 수밖에 없다. 즉, 미국의 정책 향방을 살피기 위해서는, 미국의 중산층에서 알아보면 된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미국의 중산층은 과연 달러패권을 원할까? 아래의 도표를 보자.
국제수지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총합이고, 이론상 0이다. 다시말해, 경상수지가 적자가 나면 자본수지는 그만큼 흑자가 나게 된다. 그리고 중산층은 보통 노동자로 대표되지만, 고소득층은 보통 자본가로 대표된다. 즉, 중산층에게는 경상수지가 비교적 중요한 반면, 고소득층은 자본수지가 흑자가 되기 때문에 자산이 빠르게 불어나도록 일조할 것이다. 요약하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불평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들 알겠지만, 미국이 달러패권을 쥐고있는 한, 경상수지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달러를 전 세계에 뿌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물건들을 달러로 사줘야할 것 아닌가?
세간의 통념이 하나 있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내리는 모든 가정에는 대부분 이러한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근거는 없다. 한 번만 생각을 해보면, 이러한 가정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쉽게 도출해낼 수 있다. 이미 미국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로화와 엔화에 자리를 내어주면서, 미국이 감당하는 달러패권의 무게를 내려놓은 바가 있다. 미국은 더이상 패권국을 유지할 생각이 없다. 이는 미국 엘리트 계층의 생각이 아니다. 중산층의 생각이다.
트럼피즘은 고립주의, 미국 우선주의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미국 우선주의는 정확히 말하면, 미국 내 중산층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며, 이 배경에 대해서는 위에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반중 정책도, 물론 중국이 먼저 미국에게 시비를 걸었다(=미국 국채 매입을 중단했다)는 배경도 있지만, 결국 미국 중산층들의 제조업을 가져간 중국에 대한 분노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중국이 걸어온 싸움에 대해서, 대중들에게 중국이 적이라고 호소하기에 좋은 배경일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시진핑이 미국에게 싸움을 걸어온 것도, 사실 트럼프때가 아닌 오바마때 시작했다. 중국이 들고있던 미국채는 2013년 사상 최고치인 1조 3,167억 달러를 찍었지만, 시진핑이 집권한 뒤에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해서 2015년 1조 2,580억 달러, 2016년 1조 58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중국의 금 보유량은 3,389만 온스 수준에서, 2015년 5,924만 온스, 2017년 말까지 약 5,956만 온스로 늘어났다.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서, 미국채는 달러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세금같은 것이다.
고립주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여지는 많다. 중산층의 입장에 따라 필연적이긴 하겠지만, 바로 시행해버린다면 당장 관세가 물가를 올리고 생활을 압박하는 등, 오히려 중산층을 더욱 옥죄어버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립주의를 이해하려면, 역으로 질문해야한다. 미국은 왜 지난 수십년간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면서, 전 세계의 이슈에 대해 사사건건 개입을 해왔을까?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임기를 마치고 고별연설을 하면서, "유럽 강대국들의 분쟁에 관여하지 말고, 영구적 동맹을 피하라"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애초에 미국의 독립부터가, 유럽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태도로 시작했으며, 이로써 미국은 유럽의 식민지에서 온전히 탈피할 수 있게 되었다. 2번의 세계대전에서도, 무기를 판매하는 등 간접적으로만 개입했을 뿐, 절대로 직접 개입하고싶어하지 않았다. 이러한 미국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