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 침공 이후 중동 분쟁이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시장이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막혀 있고, 이제는 미군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되고 있죠.
오늘은 세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지상군 투입이 정말 진행되고 있는지, 그게 호르무즈를 뚫을 수 있는지, 그리고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전쟁 초기에 시장은 낙관적이었습니다. 미국의 압도적인 해공군력이 해협 통항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었죠. "어차피 미국이 제해권을 잡으면 금방 풀린다"는 시각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선박 통과는 정상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이 해협 인근에 배치된 대함 미사일, 드론 등의 위협이 지속되면서 선주들이 통과 자체를 기피하고 있고, 보험료는 급등했습니다. 사실상 봉쇄에 준하는 상태(de facto)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미지 설명: 호르무즈 해협 통과 상업 선박 수 추이(7일 이동평균). 3월 초 이후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전 선종의 통과량이 급감하여 사실상 봉쇄 상태가 지속 (출처: Bloomberg Finance L.P., BCA Research)
(블룸버그 출처이니 아마 Vortexa 데이터일 겁니다. 엄청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통행량이 여전히 적다는 것을 보기엔 충분하죠.)
호르무즈 해협이 왜 중요한지 다시 짚어보면,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합니다. 일평균 약 2,100만 bpd의 원유 및 석유제품이 지나가는 곳이죠. 이 병목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은 글로벌 원유 공급에 대한 압박이 매일 쌓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3월 28일 워싱턴포스트가 상당히 구체적인 보도를 냈습니다. 펜타곤이 이란 내 수주간의 지상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전면적 침공이 아니라 특수작전부대와 보병의 혼합 편성으로 이란 해안 지역을 급습(raid)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작전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첫째, 이란 최대 원유 수출 허브인 하르그섬(Kharg Island)의 점령입니다. 하르그섬은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곳으로, 이를 점령해서 협상 카드로 쓰겠다는 구상이죠.
둘째,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안 군사시설에 대한 타격입니다. 상업 선박을 위협하는 이란의 무기체계를 찾아 파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미 제31해병원정대(31st MEU) 약 2,200명이 중동에 도착했고, 추가로 1만 명의 지상군 배치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별도로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 약 450kg을 군사적으로 추출하는 작전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작전은 수일에서 최대 수주가 소요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미국 내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AP-NORC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지상군 투입에 강하게 반대했고, 찬성은 고작 12%에 불과했습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갈립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하르그섬 점령을 주장한 반면, 전직 네이비 실 출신인 데릭 밴 오든 하원의원은 "이란 영토에 군대를 보내는 것에 100% 반대한다"고 밝혔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공개 데이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0일 "나는 어디에도 군대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런데 공개 항공 추적 데이터(OSINT)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Operation EPIC FURY로 명명된 이 이동에서 최소 63편의 군용 수송기 비행이 완료됐고, 11편이 추가로 진행 중입니다. 주목할 점은 출발 기지의 성격인데요, 모든 출발지에 미군 최정예 특수작전부대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설명: Operation EPIC FURY 출발 기지별 주둔 특수작전부대 현황. 출발지 전부가 미군 최정예 특수작전부대 주둔지다 (출처: OSINT Flight Tracking, 2026.3.28 기준)
도착지는 이스라엘 오브다 공군기지가 23편으로 가장 많고, 요르단 킹 압둘라 공군기지 19편, 요르단 후세인 국제공항 10편, 그리스 엘세피나 공군기지 5편 등입니다. 특수작전부대 자산이 집중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앞서 발표된 제82공수사단의 이동과는 별개의 작전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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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을 더 풀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2. 28. 전쟁 전에도 "이번엔 이란을 진짜 제대로 때릴 것"이라는 미국의 행동과 "그러면 이번엔 호르무즈 해협을 진짜 봉쇄할거야"라는 이란의 행동을 보여주는 징후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명확했죠. 저도 현재의 징후들을 보면, 미국의 "지상전 공격"과 이에 대응한 "홍해 봉쇄"까지는 거의 정해진 미래 아닌가 싶습니다. 그 다음이 정말 예상이 안 되네요.

그 다음은 글로벌 경기 침체...

너무 훌륭한 분석이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1. 미국 지상군 투입과 대량의 폭격" 없이 "트럼프 승리 선언"으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1번은 곧 3번으로 연결될 수 있고, 이는 곧 트럼프의 중간선거 패배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도 1번은 곧 3번으로 연결될 수 있다 정도는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긍정회로ㅎㅎ)

그랬으면 이번 선언 때도 충분히 끝낼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았죠. 더 큰 문제는 트럼프가 그런다고 해서, 이란이 호르무즈를 다시 열어준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있습니다.

제가 무엇을 알겠습니까마는 "이번 선언 때도 충분히 끝낼 수 있지"만 그러지 않은 이유가 마지막 극적 협상 타결을 위한 협상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적 작전(대대적 미군배치 포함)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제 생각은 "https://www.valley.town/space/@investmentholic/articles/69cdf49e6ba657d235e7fa83" 이곳에 적어 놓았는데요. 만약 트럼프가 일방적 종전을 선언해버리고 호르무즈해협이 열리지 않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걸프국들과 전세계의 압박으로 이란도 미국이 물러난 상황에서 계속 호르무즈해협을 영구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통행세 징수를 좀 약화해서라도 "승리했다" 선언하고 한 발 물러나야 국제적으로 중장기적인 미래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만 살고 내일이 진짜 없이 살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ㅎㅎ

어제 트럼프의 선언 전까지만 해도 저도 시간통장님과 같은 의견(중간선거 대비겸 +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냈다는 스토리를 만들어 이쯤에서 전쟁 종결) 이었는데요. 이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원자쟁이님 선언 이후에 지상군 투입없이 협상으로 종결시킬 거였으면 이번 선언때가 좋은 타이밍이었는데 오히려 예상과는 반대의 선언을 해버렸기 때문에요..
이제는 아주 작은 확률로 극적 협상 타결되지 않는 이상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지상군을 투입과는 별개의 문제가 되어 버린거 같아요.

미군이 만약 다 철수하고, 이스라엘도 미국의 압박 속 더 이상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다면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미 의회까지 통과된 통행료 부과가 진행되겠죠. 근데 그러면 GCC 국가들이 과연 가만히 있을까요? 예를 들어 사우디 입장에서 생각해보죠. OPEC에서 사우디 힘이 가장 강하다는 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케파도 크기 때문인데요. 만약 통행료 부과로 인해 수출에 지속적인 타격을 받는다면? 그뿐만 아니라, 이란이 사우디 맘에 안 든다고 통행료 줘도 통과 못 시킨다고 하면? 이건 단순히 통행료 부과의 문제가 아닙니다. 해협의 통제권을 이란에 넘겨준다는 건 GCC 국가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건 막으려고 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원자쟁이님. 항상 좋은 통찰과 글 감사드립니다 :)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ㅎㅎ

극공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원자쟁이님 생각은 항상 큰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감히 미래를 예측하지는 못하지만, 원자쟁이님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긴 합니다 ㅎㅎ

가능성은 높아보이는데, 문제는 시기네요...

항상 잘 보고있습니다. 후티는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헤즈볼라나 이라크 민병대 같은 이란의 일방적인 프록시는 아니고 상당히 자체적인 조직이라, 단순히 이념적으로 이란에 동조하려 참전한 것이라기 보다는 현재의 분쟁을 이용해서 몸값을 최대한으로 띄우려고 들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사우디로부터 바브엘만뎁 해협 무사통과를 조건으로 상당한 이권을 챙기고 있습니다.
저도 트럼프의 치고빠지기 시나리오가 가장 높다고 보긴 합니다만, 후티가 해협을 실제로 봉쇄할 가능성은 매우 낮게 봅니다. 이미 과거에 너무 많이 얻어맞아서 엄청난 피해를 본 후티 입장에서는 또 뛰어들기보다는 적당히 선을 지키면서 사우디로부터 최대한 뜯어내는 것이 가장 좋아보이기 때문입니다.

지정학 전문가님의 의견 감사합니다! 댓글을 읽고나서 추가로 공부해보니, 말씀하신 부분이 맞는 것 같습니다. 대신 후티가 막지 않더라도, 이란이 자체적으로 막을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해 보이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려요

감사합니다!

귀한 글 꼼꼼히 정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다른 나라들은 이란이 호르무즈와 홍해 등 모든 항해를 무료 안전 통행하게 해주고, 이란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하는데 이 2가지를 어떻게 동시에 해낼지 잘 모르겠네요 ..
하메네이가 핵을 안 만들고 있었는데.. ㅠㅠ 인제 평화롭던 항로도 다 막히고 .. ㅠㅠ

결국은 지상군 투입 밖에 답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