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예측대회
투자분석
아카데미
커뮤니티
로그인Valley AI 시작하기시작하기
Valley Space인기
금리, 레포, 그리고 유동성의 모든 것 (4부) : 연준 정책에서 경제로 (왜 이것을 알아야 하는가)
근자감분석/거래

금리, 레포, 그리고 유동성의 모든 것 (4부) : 연준 정책에서 경제로 (왜 이것을 알아야 하는가)

avatar
원자쟁이
2026.01.05조회수 254회
avatar
원자쟁이
구독자 1,292명구독중 30명
Confidence with Evidence

3부에서는 레포칼립스와 SRF의 탄생, 그리고 금리 스프레드로 시장 상태를 읽는 법까지 살펴봤습니다. SOFR-IORB 스프레드가 벌어지면 현금이 귀해지고 있다는 신호이고, SOFR-FF 베이시스로 시장의 유동성 기대를 읽을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근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사실 1부 때부터 이어져왔던, 이번 시리즈를 시작하게 만든 핵심 질문이에요.


"그래서 SOFR이 10bp 오르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건데?"
"이게 그래서 내 주식 투자, 재태크와 무슨 상관이 있어?"


솔직히 말하면, 금리 스프레드만 봐서는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얻기 어렵습니다. 레포 시장이 삐걱거린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니까요.


4부에서는 바로 이 질문에 답해보려고 합니다. 연준의 통화 정책이 무엇인지, 그게 단기적으로 어떤 충격을 주는지,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순서대로 풀어보겠습니다.


연준의 통화 정책 도구

Pasted image 20260102141313

(왼손에는 단기 금리, 오른손에는 대차대조표 정책을 가진 연준을 나타내는 그림을 Nano Banana Pro에 요청했는데, 위 그림을 만들어 줬습니다... ㅎ)


연준이 경제를 조절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왼손에는 단기 금리를 직접 조정하는 툴이 있고, 오른손에는 대차대조표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회수하는 정책이 있습니다. 유동성 조절을 통해 단기 금리 조정 정책이 효과적이게 만드는 것이죠.

금리 코리도: 단기 금리의 울타리

2,3부에서 배운 금리 코리도를 다시 떠올려보겠습니다 (이전에 살펴봤던 내용 이외에는 살펴볼 내용이 따로 없습니다).

Pasted image 20251226173115

도식 설명: 연준의 금리 코리도어 시스템 (2025년 12월 기준). 바닥(ON RRP 3.50%)과 천장(SRF & DW 3.75%) 사이에서 시장 금리들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구조.


평시에는 대표 금리격인 SOFR 금리가 IORB와 ON RRP 사이에서 놀고, 위기 시에는 SRF가 뚜껑을 닫아버리는 구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IORB, ON RRP, SFR, DW, EFFR 금리는 연준이 셋팅하죠.


연준이 IORB를 25bp 올리면, 이 전체 구조가 평행이동합니다. SOFR도 따라 올라가죠 (물론 유동성 상황에 따라 곧바로 반응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게 "왼손"의 작동 방식입니다. 빠르고, 직접적이며, 1~2주 내에 시장 금리에 즉각 반영됩니다.


그래서 1,2,3부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단기 금리는 레포 시장을 통해서 형성되는데, 그게 일정 수준 안에 머물도록 연준이 장치들을 마련해놨다는 겁니다 (연준 역레포, SRF 등). 이게 다예요 ㅎㅎ (물론 그 안에는 그동안 함께 살펴봤던 수많은 디테일들이 숨어 있지만요).


연준의 대차대조표: 구조와 작동 원리

연준의 "오른손"인 대차대조표 정책(QE, QT)을 이해하려면, 먼저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 합니다. 일반 기업이나 은행의 대차대조표와 비슷하게, 연준도 자산과 부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sted image 20260102154101

자산 측면 (Assets): 연준이 보유한 것들

먼저 SOMA 포트폴리오(System Open Market Account)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여기에는 미국 국채(단기 T-Bill부터 장기 국채까지), MBS(주택담보대출 증권), 그리고 에이전시 채권(Fannie Mae, Freddie Mac 등이 발행한 채권)이 포함됩니다.


그 다음으로 유동성 공급 도구들이 있습니다. 레포 대출은 딜러들에게 담보를 받고 현금을 빌려준 금액이고 (SRF 등), 할인창구 대출(Discount Window)은 은행들에게 긴급 대출해준 금액입니다.


2025년 12월 기준으로 연준 총자산은 약 7조 달러이며, 이 중 대부분이 SOMA 포트폴리오(국채 + MBS)입니다.

부채 측면 (Liabilities): 연준이 빌린 것들

부채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급준비금(Reserves)입니다. 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한 돈인데, 이게 바로 "시중 유동성"의 핵심입니다. 은행들은 이 지준으로 IORB 금리를 받습니다. 2025년 12월 기준 약 3.2조 달러죠.


ON RRP(Overnight Reverse Repo)는 MMF나 GSE들이 연준에 맡긴 돈입니다. 레포의 반대 개념인데, 연준이 담보를 주고 현금을 받는 겁니다. 2022년 최고점 2.5조 달러에서 2025년 말 약 2,000억~3,000억 달러로 급감했습니다.


TGA(Treasury General Account)는 미국 재무부가 연준에 가지고 있는 당좌예금입니다. 정부 지출 전에 여기 돈이 쌓이는데, 규모가 크게 변동하면 지준에 영향을 미칩니다.


마지막으로 유통 현금(Currency in Circulation)이 있습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달러 지폐와 동전인데, 약 2.3조 달러 수준이고 천천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대차대조표 항등식

대차대조표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총자산은 총부채와 같아야 해요.


총 자산(Total Assets) = 총 부채(Total Liabilities)


기업의 경우 A(총 자산) = E(자기 자본) + L(부채)이지만, 연준에게 자기 자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등식이 간단해지죠.


이걸 단순화하면 SOMA 보유 증권은 지급준비금, ON RRP, TGA, 유통 현금을 합한 것과 거의 같습니다.


SOMA 증권 = 지급준비금 + ON RRP + TGA + 유통현금


이 등식이 중요한 이유는, 연준이 한쪽을 바꾸면 반드시 다른 쪽도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를 제대로 이해해야 QE와 QT의 작동 원리를 완전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거래 예시: 연준이 국채를 매입하면?

이 대차대조표 정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Pasted image 20260102154442

처음 상태(Before)를 보면 자산 측에는 국채 5조 달러가 있고, 부채 측에는 지준 3조 달러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런데 연준이 JP모건으로부터 1,000억 달러 국채를 매입한다고 해보죠(Transaction).


그 후(After)를 보면 자산 측 국채는 5.1조 달러로 늘어나고 (+1,000억), 부채 측 지준도 3.1조 달러로 늘어납니다 (+1,000억).


근데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연준은 국채 대금을 어떻게 지불할까요?


새로운 지준을 생성해서 지불합니다. 키보드를 두드려 숫자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말이죠. 이게 바로 "돈을 찍는다"는 표현의 정확한 의미입니다 (=QE).

거래 예시: MMF가 ON RRP를 맡기면?

그렇다면 또 다른 예시를 보시죠.


처음 상태(Before)를 보면 자산 측에는 국채 5조 달러, 부채 측에는 지준 3조 달러와 ON RRP 2조 달러가 있습니다.

이때 Fidelity MMF가 1,000억 달러를 ON RRP로 맡긴다고 해보죠(Transaction).


이 돈은 어디서 왔을까요? 원래 은행에 예금으로 있던 돈입니다. 은행의 지준이 줄어들고, ON RRP가 늘어나는 겁니다.


그 후(After)를 보면 자산 측 국채는 5조 달러로 불변이지만, 부채 측에서는 지준이 2.9조 달러로 줄어들고 (-1,000억), ON RRP는 2.1조 달러로 늘어납니다 (+1,000억).


자산 총액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부채 내에서 구성만 바뀐거죠. 이게 바로 ON RRP가 지준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이유입니다.


이제 이 대차대조표가 QE와 QT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양적완화(QE): 유동성의 홍수

QE(Quantitative Easing, 양적완화)는 연준이 장기 국채와 MBS를 대량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입니다. 대차대조표의 "오른손" 정책의 핵심입니다.

QE의 메커니즘: 대차대조표 관점

위에서 본 거래 예시를 확장해보겠습니다. 연준이 프라이머리 딜러로부터 1조 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를 QE로 매입한다고 가정해보죠.


연준 대차대조표는 어떻게 변할까요? 자산 측에서는 SOMA 국채 보유가 1조 달러 늘어나고, 부채 측에서는 지급준비금이 1조 달러 늘어납니다.


딜러들이 받은 지준은 은행 시스템 전체로 퍼져나갑니다. 결과적으로 은행 시스템 지준은 1조 달러 늘어나고, 고객 예금(MMF, 연기금 등)도 1조 달러 늘어나죠. 시중 유동성이 1조 달러 증가한 겁니다.


이게 1부에서 본 그래프의 의미입니다:


8f08641a0416da8198a204bbfe127f56_MD5

그림 설명: 풍부한 지준(Ample Reserves) 환경. 공급 곡선이 오른쪽 회색 영역(Ample)으로 이동. 이제 공급이 변해도 금리는 변하지 않음 (출처: Federal Reserve)


양적완화가 실시되면 지급준비금이 증가하고, 유동성 공급 곡선이 A에서 B로 이동합니다.


19f6745aa7ff59e2fefb6c07c26ee9b2_MD5

그래프 설명: 연준 대차대조표(SOMA) 보유 증권 추이. QE1, QE2, QE3를 거쳐 급격히 증가한 모습을 볼 수 있음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

QE의 역사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네 차례에 걸쳐 QE를 실시했습니다.


QE1(2008-2010)은 1.75조 달러 규모였습니다. 국채 3,000억 달러, MBS 1.25조 달러, 에이전시 채권 1,750억 달러를 매입했습니다.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모기지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게 목표였죠.


QE2(2010-2011)는 6,000억 달러 규모로, 국채만 매입했습니다. 추가 경기 부양이 목적이었습니다.


QE3(2012-2014)는 1.6조 달러 규모인데, 이번에는 "개방형"이었습니다. 매월 MBS 400억 달러와 국채 450억 달러를 고용 시장이 개선될 때까지 계속 매입한다는 거였습니다.


QE4(2020-2021)는 코로나19 위기 당시 시행된 정책입니다. 금리를 제로 금리로 내리는 것을 넘어, 대차대조표를 빠르게 확장하여 경기를 부양했죠.

QE가 레포 시장을 바꾸는 3가지 경로

그렇다면 이 QE가 레포, 금리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크게 세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유동성 홍수입니다. 지준이 8,000억 달러에서 4조 달러 이상으로 폭증하면, 민간 레포 시장에 돈이 넘쳐납니다. MMF들은 굳이 딜러에게 레포로 빌려줄 필요 없이 연준 ON RRP에 돈을 맡깁니다. 실제로 ON RRP 잔고가 2022년에 2.5조 달러까지 치솟았죠. 결과적으로 민간 레포 금리가 ON RRP 바닥에 붙어버리는 "Leaky Floor" 현상이 심화됩니다.


두 번째는 담보 부족입니다. 연준이 장기 국채를 빨아들이면, 시장에 남은 특정 종목의 희소성이 높아지죠. 2020~2021년에는 On-the-run 국채의 Special 레포 금리가 마이너스로 진입하기도 했었습니다. 돈을 빌려주면서 오히려 이자를 내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2부에서 일부 헤지펀드가 Off-the-run과 On-the-run 국채 차익거래 전략을 펼친다고 말씀드렸었죠? 여기서 특정 국채를 빌릴 필요가 있는데, 이 때 금리는 Special 레포 금리라고 부릅니다).


세 번째는 장기 금리 하락입니다. 연준이 장기 국채를 대량 매입하면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고 수익률이 하락합니다. 이게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주택 시장 활성화, 자산 효과(Wealth Effect)로 이어집니다.


이게 QE의 힘입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주택과 주식 시장 과열, 자산 버블 우려, 그리고 헤지펀드 레버리지 증가로 인한 금융 안정성 리스크가 축적되죠.


양적긴축(QT): 유동성의 회수

QT(Quantitative Tightening, 양적긴축)는 QE의 반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줄이기 위해 만기 도래 증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정책이죠. 과열을 줄이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금융시장 스트레스를 유발할 위험도 있습니다.

QT의 메커니즘: 대차대조표로 이해하기

많은 사람들이 QT를 "QE의 반대"라고만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고 미묘합니다. 특히 어느 부채 항목이 줄어드느냐에 따라 시장 안정성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Pasted image 20260102162222

QT 시작 전 (2022년 초를 가정해보겠습니다)을 보면, 연준 대차대조표는 다음과 같이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자산 측에는 SOMA 국채/MBS 9조 달러, 부채 측에는 지준 4조 달러, ON RRP 2조 달러, TGA 1조 달러, 유통현금 2조 달러가 있습니다.


시나리오 분석을 해보죠. 1,000억 달러 국채가 만기 도래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연준이 재투자를 하지 않으면, 재무부가 원금을 상환합니다. 재무부는 TGA(재무부 계정)에서 연준에 1,000억 달러를 지불하고, 연준의 국채 보유가 1,000억 달러 줄어듭니다.


연준 대차대조표 변화를 보면 (1차 효과), 자산 측에서는 SOMA 국채가 1,000억 달러 감소하고, 부채 측에서는 TGA가 1,000억 달러 감소하죠.


그런데 재무부는 TGA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국채를 발행해서 TGA를 다시 채워야 해요.

누가 이 새 국채를 살까요? 여기서 갈림길이 생깁니다.

QT의 두 가지 경로: 초과 유동성이냐, 지준금이냐

경로 1은 ON RRP 경로입니다 (2022-2024년 실제로 일어난 경로입니다).


MMF들이 연준 ON RRP에서 돈을 빼내어 재무부가 발행한 새 국채(T-Bill)를 사죠.

최종 대차대조표 변화를 보면, 자산 측에서는 SOMA 국채가 1,000억 달러 감소하고, 부채 측에서는 ON RRP가 1,000억 달러 감소하지만 지준은 0으로 불변입니다!

핵심은 지준은 그대로라는 겁니다.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에는 타격이 없습니다. ON RRP가 "에어백" 역할을 한 거죠.


경로 2는 지준 경로입니다 (2019년 레포칼립스 때 일어난 경로입니다).


만약 ON RRP가 이미 바닥나서 MMF들이 쓸 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은행들이 지준을 사용해서 새 국채를 사야 합니다.

최종 대차대조표 변화를 보면, 자산 측에서는 SOMA 국채가 1,000억 달러 감소하고, 부채 측에서는 지준이 1,000억 달러 감소하죠. ON RRP는 0으로 이미 바닥인 상태입니다.

회원가입만 해도
이 글을 무료로 읽을 수 있어요.

Basic 7일 무료 체험 시작하기
이미 계정이 있으신가요?로그인하기
댓글 10개
분석/거래 카테고리의 다른글

금리, 레포, 그리고 유동성의 모든 것 (3부) : 레포칼립스, 그리고 금리 스프레드를 통해 보는 유동성

1부와 2부를 통해 미국 레포 시장의 평시 작동 원리를 살펴봤습니다. 레포 시장의 3단 구조, 참여자들의 합리적 선택으로 유지되는 금리 질서에 대해서 다뤘죠. 하지만 이 정교한 시스템도 치명적 결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9년 9월, 그 결함이 미국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줍니다. 2019년 레포칼립스 배경: 천장 없는 시스템의 취약점 앞서 우리는 레포 시장의 구조와 다양한 금리(TGCR, BGCR, SOFR)들을 살펴봤습니다. 연준은 ON RRP라는 바닥을 통해 금리가 너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죠. 하지만 2019년 당시, 이 시스템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하나 있었습니다. 물론 IORB(당시에는 IOER라고 불렸죠)가 '소프트 천장' 역할을 하긴 했습니다. 평시에는 시장 금리가 IORB보다 높아지면 은행들이 연준에서 돈을 빼서 시장에 빌려주며 차익을 얻으려 하니까요. 이 차익거래 덕분에 금리가 IORB 근처에서 안정되는 게 정상이었죠. 문제는 은행들이 규제(LCR, SLR) 때문에 돈을 빌려주고 싶어도 못 빌려주는 상황이 오면? IORB라는 천장이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라는 비상 창구가 있긴 했지만, 뒤에서 설명하듯 낙인효과 때문에 아무도 쓰지 않았죠. 결국 2019년 당시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천장'이 없었던 셈입니다. 이 취약점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옵니다. 2019년 9월 17일, 레포 시장의 심장 마비 2019년 9월 17일 화요일. 평소 2%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되던 레포 금리가 장중 10%까지 폭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일명 '레포칼립스(Repocalypse)'. 그래프 설명: 2019년 9월 레포 금리 급등 사태(레포칼립스). SOFR(파란색)이 평소 2% 수준에서 5.25%를 넘어 장중 10%까지 폭등했고, EFFR(빨간색)도 목표 범위를 이탈함 (출처: Federal Reserve) 이날 아침, 월가의 딜러들은 평소처럼 헤지펀드와 MMF에게 레포 거래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경악스러운 금리였습니다. 5%, 7%, 심지어 10%까지 요구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원인: 다수 요인 중첩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세 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중첩되었기 때문입니다. 양적긴축(QT)의 누적 효과 그래프 설명: 연준의 지준(파란색) 감소와 미국 국채 발행(빨간색) 증가 추이. 지준은 2014년 2.8조 달러 정점에서 2019년 9월 1.4조 달러까지 감소하며 레포 시장 압박 가중 (출처: Federal Reserve) 당시 연준은 2017년부터 시작한 QT를 통해 지준을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었습니다. 양적긴축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는 4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어찌되었든, 양적완화(=머니 프린팅)의 반대(=머니 삭제) 급부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뜻은, 지속적인 QT를 통해 시중 유동성은 줄어든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하죠. 부채한도 협상 타결과 TGA의 역습 그래프 설명: 미국 재무부 일반계좌(TGA, Treasury General Account) 잔액 추이. 2019년 부채한도 협상 타결 후 TGA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중 유동성(지준)이 흡수되는 과정을 보여줌 (출처: Federal Reserve, FRED) 당시 미국 의회는 부채한도 문제로 싸우다가 막판에 타결했습니다. 그동안 국채를 발행하지 못해 비어있던 재무부 계좌(TGA)를 다시 채워야 했죠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재무부가 국채를 발행하고 세금을 걷어가면서, 시중의 현금(지준)이 TGA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대규모 국채 결제일 (Collateral Flood) 그래프 설명: 프라이머리 딜러들의 순국채 보유량(Net Treasury Positions) 추이. 2019년 초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하여 딜러들의 자금 조달 부담 극대화 (출처: Federal Reserve) 하필 같은 날, 540억 달러 규모의 국채 결제가 이루어졌습니다. 딜러들은 국채를 인수하기 위해 현금을 내야 했고, 이 국채를 담보로 레포 시장에서 또 현금을 빌려야 했습니다. 왜 대형 은행들은 지갑을 닫았나?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JP모건 같은 초대형 은행들은 막대한 지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금리가 10%까지 올랐는데 왜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까요? 평상시라면 이런 대박 기회를 놓칠 은행이 없을 텐데 말이죠. 이유는 규제(Regulation) 때문이었습니다. Basel III & Dodd-Frank (바젤 III & 도드 프랭크):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들은 은행들에게 "항상 충분한 현금(LCR)을 보유하라"고 강요했습니다. Intraday Liquidity (장중 유동성): 은행들은 하루 중 언제 돈이 빠져나갈지 모르니, 마감 시간까지 넉넉한 현금을 쥐고 있어야 했습니다. 결국 은행 담당자들은 "금리가 10%인 건 알겠는데, 규제 비율 맞추려면 우리도 여유가 없어"라며 레포 시장 참여를 포기했고, 시장은 그대로 멈춰버린 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안정성을 위해 도입한 규제가 2019년 위기를 악화시킨 셈이죠. L자형 수요 곡선의 함정 연준의 결정적인 실수는 "지준이 아직 충분하다(Ample)"고 오판한 데 있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2019년 레포칼립스의 진짜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프 설명: 지준 수요 곡선(L-shaped Demand Curve). 연준은 평평한 구간(Flat)에 있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가파른 구간(Steep)의 절벽 끝에 있었음 (출처: Federal Reserve) 연준은 지준이 풍부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죠. 지준이 1.4조 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순간, 은행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교훈과 개선 - 새로운 안전판의 탄생 기존 천장: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와 낙인효과(Stigma) 도식 설명: 재할인창구의 낙인효과. 2019년 레포 위기 당시 시장 금리가 10%까지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2.25%의 저렴한 재할인창구를 이용하지 않았음. 낙인효과로 인해 천장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상황을 보여줌 여기서 또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연준에는 원래 은행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가 있지 않은가? 맞습니다. 재할인창구는 연준이 은행들에게 직접 단기 대출을 해주는 비상 창구입니다. 은행이 긴급하게 유동성이 필요할 때 담보(국채, 에이전시 채권 등)를 제공하면, 연준이 정한 재할인율(Discount Rate)로 돈을 빌려줍니다. 연준의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도구죠. 이론적으로는 재할인창구 금리가 '천장'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위기 당시, 시장 금리가 10%를 넘어가는데도 재할인창구(당시 약 2.25% 수준)를 찾는 은행은 거의 없었습니다. 싼 이자를 두고 왜 비싼 시장 금리를 썼을까요? 범인은 바로 '낙인효과(Stigma Effect)'입니다. 재할인창구는 연준이 은행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비상 창구입니다. 이곳을 이용했다는 소문이 나면, 시장에서는 "저 은행은 민간에서 돈을 못 구해서 연준한테까지 손을 벌리는구나"라고 의심하게 됩니다. 주홍글씨(Stigma), 즉 한번 낙인이 찍히면 다른 은행들이 거래를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즉, '왕따'가 되는 것이 두려워 아무도 이 창구를 쓰지 않는 겁니다. 결국 재할인창구는 존재만 할 뿐, 실제 위기 상황에서는 아무도 쓰지 않는 다 녹이 슨 천장에 불과했습니다. 이 뼈아픈 실패를 통해 연준은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은행들이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익명성'이 보장된 새로운 천장이 필요하다. 새로운 천장: SRF(상설 레포)의 탄생 놀란 연준은 즉각 개입했습니다. 9월 17일 오전, 연준은 750억 달러 규모의 긴급 레포 오퍼레이션을 실시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준이 직접 시장에 돈을 풀었습니다. 이후 연준은 매일 아침 레포 시장에 개입했습니다. 결국 10월부터는 아예 매달 600억 달러씩 국채를 사들이는 '기술적 QE(Not-QE)'를 시작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죠. 이 깨달음은 2021년 SRF(상설 레포 펀드)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SRF(Standing Repo Facility, 상설 레포 펀드)의 핵심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낙인 없는 메커니즘: 재할인창구와 달리, SRF는 익명성과 자동성을 갖추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상설 운영(Standing): 2021년 도입 당시에는 매일 오후 1:30-1:45에만 열렸습니다. 이후 2025년 6월 26일부터 오전 8:15-8:30 운영이 추가되어 현재는 하루 두 번 운영됩니다. 하지만, SRF는 완벽한 천장(Hard Ceiling)이 아니다 도식 설명: SRF가 완벽한 천장이 되지 못하는 두 가지 이유. 문제 1: 시간차 공격 - 딜러들은 오전 8:30 DVP 시장에서 자금이 필요하지만 SRF는 오후 1:30에야 열림. 문제 2: 중앙청산 부재 - Sponsored Repo는 상계(Netting) 가능하고 SLR 부담이 적지만, SRF는 현재 상계 불가능하여 딜러들이 기피함 이론적으로는 SRF가 있으면 금리가 그 위로 올라갈 수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최근에도 분기 말마다 레포 금리가 SRF 금리를 뚫고 올라가는 일이 발생하죠. 연준이 5.0%에 빌려준다고 하는데도, 굳이 시장에서 5.1%, 5.2%에 돈을 빌리는 것이죠. 처음엔 저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두 가지 핵심 문제가 있더군요. 문제 1: 시간차 공격 (Timing Mismatch) 오전 (DVP 시장): 헤지펀드들은 주로 오전에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 거래는 Fedwire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산(Settlement)되며, 보통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됩니다. 딜러들은 이 시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SRF 창구의 시간: 처음 도입됐을 때는 오후 1시 30분~1시 45분에만 열렸습니다. 이 시간차 문제를 인식한 연준은 2025년 6월 26일부터 오전 8시 15분~8시 30분 운영을 추가했습니다. 딜러의 딜레마 (6월 이전): 딜러 입장에서는 오후에 연준이 싸게 빌려주는 건 알겠는데, 당장 오전에 돈이 말라버리면 부도라는 공포가 생겼습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오전에 비싼 금리(SRF보다 높은 금리)를 주고 민간에서 돈을 빌리게 되었죠. 부분적 해결 (6월 이후): 오전 운영 추가로 시간차 문제가 일부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문제 2: 중앙청산 부재 (The Missing Link) - 진짜 문제 이것이 딜러들이 SRF를 꺼리는 핵심 이유입니다. Sponsored Repo: 딜러는 FICC를 통해 자산/부채를 상계(Netting) (지난 2부에서 자세히 다룬 개념입니다)하여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 보완 레버리지 비율)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SRF: 딜러가 연준과 1:1로 거래합니다. 연준은 FICC 멤버가 아니므로, 이 거래는 상계가 불가능합니다. 즉, SRF를 쓰면 딜러의 대차대조표가 늘어나고, SLR 비율이 나빠집니다. 딜러들 입장에선 "SRF 금리(5.0%)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쓰면 내 장부가 망가져서 싫어." 이 때문에 10월 FOMC 의사록에서도 "SRF에 중앙청산 기능을 추가하자"는 논의가 진지하게 오갔습니다. 만약 SRF도 중앙청산이 가능해진다면(즉, 연준이 FICC를 통해 거래한다면), 딜러들은 SLR 부담 없이 마음껏 SRF를 가져다 쓸 수 있게 됩니다. 참고: 분기말·연말의 정기적 압력 2019년 같은 극단적 사태가 아니더라도, 매 분기·연말마다 레포 금리는 규칙적으로 튑니다. 들어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분기말 윈도우 드레싱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은행들의 규제 보고(Regulatory Reporting) 부담 때문에 생겨난 용어입니다. 은행들은 매 분기 마지막 날, 그리고 연말에 자신들의 재무상태를 규제 당국에 보고해야 합니다. 이때 몇 가지 핵심 비율을 보고하는데, 대표적인 것들이 바로: SLR (Supplementary Leverage Ratio): 대차대조표 총액 대비 자기자본 비율. 쉽게 말해 "얼마나 빚을 적게 지고 있느냐"를 측정하는 거죠. LCR (Liquidity Coverage Ratio): 단기 유동성 비율. ...
분석/거래
2025. 12. 30
20
10
294
금리, 레포, 그리고 유동성의 모든 것 (3부) : 레포칼립스, 그리고 금리 스프레드를 통해 보는 유동성

'25년 11월 미국 CPI 논란 정리 ['25.12.19]

테이블 설명: 18일에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시장 예상치 (출처: Valley AI) 네... 발표 직후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서 다뤄볼까 합니다. 원래도 이번 데이터에는 여러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논란도 많고요.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아직 의문감을 품고 있는 분들도 계실 것 같고요 (제 자신 포함 ㅎㅎ). 그래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됐습니다. 2025년 12월 18일, BLS(노동통계국)가 발표한 11월 CPI는 헤드라인 2.7%, 코어 2.6%로 예상보다 완만하게 나왔습니다. 코어 CPI 2.6%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연준 비둘기파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수치죠. 하지만 이번 보고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함께 어떤 논란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데이터부터: 11월 CPI는 어땠나? 논란을 다루기 전에, 실제 발표된 데이터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그래프 설명: 미국 헤드라인, 코어, 주거비 제외 CPI YoY(전년동기 대비) (출처: BLS) 헤드라인 CPI: 2.71% (11월 기준) 코어 CPI: 2.62% (식품·에너지 제외) 주거비 제외 CPI: 약 2.54% 우선 3가지 주요 지표들을 보면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흐름을 보였다는 것을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아실 수 있습니다. 특히 계속 문제가 되었던 코어 CPI가 헤드라인 수치보다 낮아지면서 인플레 우려가 더욱 잠재워 지는 계기가 되는가 싶었습니다. 그래프 설명: 미국 주요 카테고리 CPI YoY(전년동기 대비) (출처: BLS) 모든 주요 카테고리를 한눈에 비교하면 위 그래프와 같습니다. 에너지가 4%가 넘는 인플레를 보였는데, 어떤 분은 의아해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 WTI유가 지금 50불대에 있는데 어떻게 에너지 가격이 저렇게 올랐느냐. 그래프 설명: 미국 에너지 관련 카테고리 CPI YoY(전년동기 대비) (출처: BLS) 저기 안에는 휘발유뿐만 아니라, 전기, 가스 등이 다 포함되어 있어 그렇습니다. 심지어 휘발유 가격도 점점 오르고 있죠. 전기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꽤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번 따로 포스팅으로 다루겠습니다). 그래프 설명: 미국 상품, 서비스, 내구재, 비내구재 CPI YoY(전년동기 대비) (출처: BLS) 상품(Commodities)과 서비스(Services)의 인플레이션 격차는 최근 들어 좁혀지는 모습을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11월 상품 가격은 하락하는 모습, 서비스는 끈적한(Sticky)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품: 약 1.80% 서비스: 약 3.21% (여전히 높음) 그래서 서비스 인플레가 문제인가? 아닙니다. 그보다 더 큰 논란들이 있죠. 자, 그럼 어떤 논란들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시죠. 논란 1: 데이터가 빵꾸가 있다? 테이블 설명: 미국 CPI 전월 대비 변화율 (계절 조정 기준) (출처: BLS) 먼저, 가장 가벼운 논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11월 CPI가 왜 논란이 되는지 이해하려면, 2025년 연방정부 셧다운이 CPI 데이터 수집에 미친 영향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BLS는 CPI를 산출하기 위해 매달 수만 건의 가격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현장 방문, 전화 조사, 온라인 수집 등 다양한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번 셧다운으로 인해: 2025년 10월 전체의 "survey data(설문 기반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습니다 소급 수집도 불가능합니다 11월 데이터 수집은 11월 14일에야 재개되었습니다 BLS는 10월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상 절차에 따라 9월 값을 10월로 이월(carry-forward)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위 테이블에 나타난 것과 같이 전월 대비 변화율(MoM)은 10월 수치가 비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누구는 10월과 11월 수치가 다 비어있는 것을 보고, "아니, 조사를 아예 안했네? 도대체 뭐한거야? 휘발유랑, 자동차 가격만 조사한거야? 일 안하네 BLS"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데, 완전히 잘못된 주장입니다. 위 내용처럼, 10월 데이터는 수집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이월 처리됐습니다. 9월과 같은 수치가 들어간 것이죠. 그러면 10월에서의 9월 대비 변화율은 의미가 없습니다. 9월과 같은 수치가 들어가 있으니까요. 그럼 11월은? 11월은 의미가 있지만, 저기 테이블에 넣을 순 없습니다. 전월 대비 변동률인데 10월 대비로 계산하는 순간, 전월이 아니라 전전월 대비 계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칸이 다 비어있죠. 왜 휘발유와 자동차만 10월 데이터가 있을까? 이는 BLS의 데이터 수집 방식이 품목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CPI 품목은 설문 기반 데이터(survey data)로 수집됩니다. BLS 직원들이 현장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조사하여 가격을 수집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10월 전체 기간 동안 이러한 조사 활동이 중단되었고, 소급 수집도 불가능했습니다. 반면 휘발유(gasoline)의 경우, BLS는 2021년 6월부터 2차 출처 데이터(secondary source data)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OPIS(Oil Price Information Service)와 같은 외부 데이터 제공업체로부터 자동으로 수집되는 가격 데이터입니다. 매월 수백만 ...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 상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25.12.15]

원유 균형가는 어떻게 구할까? 데이터 기반 밸류에이션 방법론 ['25.12.05] 지난 글에서는 OECD 재고를 통해 원유 균형가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해당 글 시사점에서 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또 이런 툴이 있으면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시나리오 분석 또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번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 상태에 대해, 그리고 만약 두 국가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어떠할지, 이 밸류에이션 툴을 활용해 추정해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을 통해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군사적 충돌 혹은 전면전 시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 (균형가 방법론을 통해), 그리고 충돌에 대한 가능성을 평가해 보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국제정세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은 잘 알고 계실겁니다. 근데 둘은 도대체 왜 사이가 안 좋을까요?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관계 악화는 1999년 우고 차베스(Hugo Chávez) 대통령 집권 이후 본격화되었습니다. 차베스는 '21세기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석유 산업 국유화를 추진했고, 쿠바·러시아·중국 등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반미 진영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했죠. 이후 2013년 차베스 사망 후 집권한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대통령은 이러한 노선을 계승했습니다. 즉, 미국이 싫어하는 사회주의 이념을 추진했기에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해상 타격 작전 'Operation Southern Spear'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이후 꾸준히 마약에 대한 심각성을 언급하며 이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에도 20% 팬타놀 관세를 부과했었고요. 이런 가운데 2025년 9월 초, 트럼프 행정부는 카리브해에서 해상 타격 작전을 개시했습니다. 공식 명칭은 'Operation Southern Spear(남부 작살)'. 명목상으로는 마약 밀수 선박을 차단하는 작전입니다. 작전 개시 후 3개월 동안 총 22척의 선박이 파괴되었고, 82명이 사망했습니다. 특히 첫 공습에서 11명 전원이 사망했고,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모두 죽이라(Kill them all)"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쟁범죄 논란까지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프 설명: Operation Southern Spear 작전으로 인한 주별 사망자 수 추이 (2025년 9월 2일~11월 17일, 카리브해 및 동태평양 지역) (출처: CSIS) 베네수엘라 영공 폐쇄 선포 2025년 11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베네수엘라 상공과 주변 영공이 폐쇄됐다고 간주하라"고 선포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영공 폐쇄는 본격 공습이나 군사작전 이전 취해지는 첫 조치"라고 경고했죠. 현재 카리브해에는 엄청난 군사력이 집결해 있습니다: USS Gerald Ford 항공모함 (배수량 10만톤) 호위 구축함 3척 약 15,000명의 병력 F-35B 스텔스 전투기 10대 약 170발의 Tomahawk 순항미사일 발사 가능 CSIS의 라이언 버그는 "항모는 마약 단속에는 부적합하지만 베네수엘라 타격에는 최적화되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항모를 카리브해에 오래 묶어둘수록 다른 지역 사령관들의 요청이 강해진다"며 "연말 전에 베네수엘라 내 육상에 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죠. 그래프 설명: 카리브해에 배치된 미군 병력 규모 추이 (2025년 2월~11월, 증강 병력 중심으로 11월 약 13,000명 수준) (출처: CSIS) 그래프 설명: 카리브해 배치 가능 토마호크 미사일 수량과 과거 주요 군사 작전 발사량 비교 (걸프전, 이라크/유고슬라비아 폭격 등) (출처: CSIS) 진짜 목표는 자원 확보? 표면적으로는 마약 단속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목표는 자원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특사를 임명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광물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거든요. 베네수엘라는 세계...
분석/거래
2025. 12. 15
20

금리, 레포, 그리고 유동성의 모든 것 (2부) : 레포 시장의 구조 ['25.12.09]

제가 설명과 글쓰기에 별로 재능이 없습니다... ㅎㅎ 1부를 너무 축약해서 설명하려고 했던 것이 독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2부 내용으로 넘어가기 전에, 간단하게 1부 내용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래프 설명: 제한된 지준(Limited Reserves) 환경에서의 금리 결정. 공급 곡선(수직선)이 수요 곡선의 가파른 구간에서 만남 (출처: St. Louis Fed) 위 그래프가 양적완화 이전 시스템 하에서의 지급준비금의 수요, 공급 곡선 그래프입니다. 수요는 왠만하면 변하지 않고 정해져 있습니다. 물론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기는 하나, 그것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공급 곡선이 연준이 정하는 선입니다. 돈을 직접 찍어내서 시스템에 공급하는 주체가 연준이니 연준이 결정하는 선인 것이죠. 연준이 제공하는 유동성은 양이 정해져있어 공급 곡선이 수직선의 형태를 띠고, 국채를 사고팔며 이 공급 곡선을 조절했습니다. 근데 어떤 일이 일어났죠? 양적완화(QE)가 일어납니다. 양적완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4부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다들 양적완화가 일명 돈 복사(Money printing)라고 불린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그림 설명: 풍부한 지준(Ample Reserves) 환경. 공급 곡선이 오른쪽 회색 영역(Ample)으로 이동. 이제 공급이 변해도 금리는 변하지 않음 (출처: Federal Reserve) 위 그래프는 이전 제한된 지준 환경에서의 곡선과 동일한 그래프입니다. 그리고 A와 B는 모두 공급 곡선을 의미합니다. 양적완화를 통해 -> 지급준비금이 늘어나서 -> 원래 A에 있던 공급 곡선이 -> B로 이동했다 라고 보시면 됩니다. B 공급 곡선에서 어떠죠? 이전과는 다르게, 연준이 공급 곡선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이동시켜도 금리에는 큰 변화가 없죠? 그래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연준은 통화정책을 통해 금리를 조절 -> 이를 통해 경제를 부양시키거나 위축시키거나 -> 근데 더 이상 이 전략을 통하지 않는 상황 인 것입니다. 그래서 연준이 어떤 전략을 가져오는가. 지준의 양(Quantity)으로 금리를 조절하는 게 아니라, 아예 금리의 하한선을 정해버립니다. 이 하한선이 원래는 IORB(Interest on Reserve Balances)였습니다. 한국어로는 지준 부리라고 부릅니다.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받는 것을 의미하죠. 1. IORB (Interest on Reserve Balances): 은행을 위한 바닥 * 연준: "은행들아, 나한테 돈 맡기면 5% 줄게." * 은행: "그럼 굳이 위험하게 다른 은행한테 4%에 빌려줄 이유가 없지. 최소 5%는 받아야해." * 결과: 시장 금리가 IORB 수준으로 상승. 근데 또 다른 문제가 존재합니다. 은행만 연준 계좌가 있다는 허점이 있었습니다. MMF 같은 비은행 기관들은 IORB를 못 받습니다. 그러면 뭐가 문제죠? 위 예시에서 지준부리가 5%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은행들은 굳이 4%에 돈을 빌려주지 않고 그냥 연준에 맡깁니다. 근데 이 연준에 돈을 넣을 수 없는 기관들, MMF와 같은 기관들은 5%를 받지 못하니, 그냥 4%, 3%에도 돈을 빌려줍니다. 그러면 시중 금리가 5%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죠. 이로 인해 금리가 줄줄 새는 새는 바닥(Leaky Floor)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연준이 바닥을 지준부리(IORB)로 정해놨는데, 그 바닥이 통하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또 어떤 카드를 꺼냈느냐. 바로 연준의 역레포(ON RRP)입니다. 그래프 설명: 풍부한 지준 환경에서의 확장적 통화정책. 관리 금리를 내려 수요 곡선 자체를 아래로 이동 (출처: Federal Reserve) 아까 예시에서는 지준부리가 5%라고 가정했죠. 연준: "MMF 너네도 나한테 가져와. 국채 담보로 주고 4.8% 쳐줄게." MMF: "오케이, 그럼 나도 4.8% 밑으로는 절대 안 빌려줘."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금리는 4.8% 밑으로는 거의 내려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보시는 그래프처럼 공급 곡선은 풍부한(ample) 상태이기 때문에, 공급 조절을 통해 금리 조절이 안되는 상태입니다. 대신 지준부리(IORB)와 역레포 금리(ON RRP rate)를 조절해서 금리를 설정합니다. 완화적 통화정책를 펼치고 싶다면, 재할인율(Discount rate), IORB, ON RRP, SRF 금리를 다 내립니다. 그러면 수요 곡선이 아래로 이동하면서 금리가 조절됩니다. (SRF 금리는 2부에서 나옵니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고 싶다면, Discount rate, IORB, ON RRP, SRF 금리를 다 올리면 되겠죠. *참고: 재할인율은 일반 은행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할 경우에 적용되는 금리로, 은행간 시장에서의 금리보다 높게 설정됩니다. 재할인율 정책은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부족할 경우 중앙은행이 최종대부자로 나서 은행 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제 진짜 2부로 넘어가겠습니다. 1부에서 우리는 연준이 어떻게 금리를 통제하는지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연준이 금리를 정한다고 해서, 시장의 그 수많은 거래 금리가 정말 일사불란하게 움직일까?" 저도 처음에는 이 부분이 궁금했습니다. 연준이 "오늘부터 기준금리 5.3%!"라고 선언한다고 세상이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실제로 돈을 굴리고 빌리는 건 연준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MMF, 은행, 딜러, 헤지펀드)입니다. 연준은 그저 '가이드라인(바닥과 천장)'을 제시할 뿐이고, 실제 플레이어들이 그 안에서 돈을 주고받으며 금리가 형성되죠. 그 거대한 자금 거래가 매일 밤 일어나는 최전선, 바로 레포(Repo) 시장입니다. 이번 2부에서는 이 시장의 구조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이곳의 구조를 이해해야 비로소 연준의 정책이 어떻게 시장 구석구석에 전달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참고: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인포그래픽들을 Claude를 사용해 생성했습니다.) 레포(Repo)의 기본 개념 레포(Repo)란 무엇인가? (금융기관의 전당포) 그림 설명: 레포 시장 구조에 대한 시각적 이해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가장 기본부터 다져봅시다. '레포(Repo)'가 도대체 뭘까요? 제가 처음 이 용어를 접했을 때도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Repurchase Agreement의 약자이고, 한국말로는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라고 합니다. 하지만 원리를 알고 나면 정말 간단합니다. 하나의 전당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당포: 시계를 맡기고 돈을 빌립니다. 나중에 돈을 갚고 시계를 찾아옵니다. 레포: 국채(시계)를 맡기고 현금을 빌립니다. 나중에 이자를 쳐서 현금을 갚고 국채를 되찾아옵니다. 경제학적으로는 '담보 대출(Secured Loan)'과 똑같습니다. 다만, 법적으로는 '팔았다가 다시 사는 계약(Repurchase Agreement)' 형식을 취할 뿐이죠. 그렇다면 왜 이런 구조가 필요한가... 금융기관들도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거대한 은행이나 딜러라도 "오늘 당장 현금 1000억 원이 필요해!"라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이때 가장 안전한 자산인 '미국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현금을 융통하는 곳이 바로 레포 시장입니다. 레포 시장은 국채를 현금과 동등하게(Cash Equivalent) 만들어주는 곳입니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플레이어들에게 국채는 곧 현금이나 다름없게 되는 것이죠. 레포 시장의 3단 구조 (The Hierarchy) 이제부터가 진짜 핵심입니다. 레포 시장은 참여자와 담보, 그리고 리스크에 따라 철저한 계급(Hierarchy)으로 나뉩니다. 그림 설명: 레포 시장 전체 구조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이 시장은 크게 세 가지 층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0계급: 프라이머리 딜러(Primary Dealers)와 연준의 관계 레포 시장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먼저 이 시장의 연준과 그 프라이머리 딜러의 관계를 알아야 합니다. 프라이머리 딜러(Primary Dealers): 골드만삭스, JP모건, 시티그룹 등 연준이 공인한 20여 개의 초대형 금융기관입니다. 이들은 연준과 직접 국채를 사고팔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가집니다. 공개시장운영(OMO): 연준이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방식입니다. 레포 Repo (유동성 공급): 연준이 딜러에게 돈을 빌려줍니다(국채를 담보로 받음). 시장에 돈이 풀립니다. 역레포 Reverse Repo (유동성 흡수): 연준이 딜러에게 국채를 빌려줍니다(돈을 받아감). 시장에서 돈이 사라집니다. 즉, 연준이 수도꼭지를 틀면(Repo) 프라이머리 딜러라는 파이프를 통해 온 세상(MMF, 헤지펀드 등)으로 유동성이 퍼져나가는 구조입니다. 1계급: Tri-party Repo (3자 간 레포) - 베이스 레이어 그림 설명: 3자 간 레포 시장 구조 첫 번째 층은 가장 안전하고 기초가 되는 시장, 즉 레포 시장의 기둥, 또는 바닥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딜러들은 이곳에서 MMF로부터 가장 싼 금리에 자금을 조달(Sourcing)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꾼 돈을 다른 상위 계급 시장(GCF, Bilateral)에서 더 비싼 금리에 빌려주며 마진을 남깁니다. 주요 참여자: 공급자(Lenders): MMF, 헤지펀드뿐만 아니라 상업 은행, 증권 대여자, 그리고 GSE(FHLB, Fannie Mae, Freddie Mac)와 지자체 재무관들까지 포함됩니다. 차입자(Borrowers): 프라이머리 딜러와 대형 브로커-딜러들 연준(Fed): 연준은 이 시장에서 돈을 빌리기도(Repo) 하고 빌려주기도(Reverse Repo) 하는 유일한 '양방향' 메이저 참여자입니다. 특징: 3자 구조: BNY Mellon 같은 중개 은행(Custodian)이 중간에서 담보와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정산해 줍니다. 이 시장이 Tri-party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담보: 규제 덕분에 이 시장의 담보는 대부분 미국 국채, 에이전시 채권, 에이전시 MBS로 구성됩니다. 현금 주도 시장 (Cash-driven): MMF는 특정 국채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안전한 국채 아무거나(General Collateral)"를 담보로 잡고 이자만 받으면 됩니다. 그래서 이 시장은 '돈을 굴리기 위한' 성격이 강합니다. BNY Mellon의 독점: 과거엔 JPMorgan도 이 역할을 했지만, 2016년 시스템 개편과 규제 부담으로 철수했습니다. 현재는 BNY Mellon이 이 시장의 유일한 중개 은행입니다. 각 레포 시장마다 금리가 형성됩니다. 각 시장 간 금리차를 통해 어떤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지 알 수 있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SOFR - FF 금리 스프레드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그건 3부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금리: TGCR (Tri-party General Collateral Rate). 가장 기초가 되는 금리입니다. 3자 간 레포 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제 금리를 기반으로 형성됩니다. ...

원유 균형가는 어떻게 구할까? 데이터 기반 밸류에이션 방법론 ['25.12.05]

글로벌 매크로 지식편을 수강하신 분들이라면 8회차 자산군과 사이클 원자재 부문에서 원유가 언급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리고 원자재든 주식이든, 어떤 자산군이든 투자함에 있어서의 가장 기초가 되는 건 해당 자산의 적정 가치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주식의 경우 적정 가치 계산 방법론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Valley AI의 가치투자 강의만 다 듣고, 종목 가치평가 기능을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주식의 적정 가치를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원자재는 애매합니다. 잘 알려진 적정 가치, 즉 밸류에이션 방법론이 없습니다. 주식의 경우 해당 회사가 버는 현금 흐름이나 이익을 기반으로 가치 평가를 하는데, 원자재는 그런 게 없습니다. 하지만, 원자재에는 수급이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Supply-demand dynamics). 그 개념은 아주 간단합니다. 공급 > 수요 = 공급 과잉 = 원자재 가격 하락 공급 < 수요 = 공급 부족 =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면 이것이 재고로 쌓을 것이라는 개념으로까지 이어집니다. 그래서 보통 이 현 재고 수준과 미래 예측 재고를 기반으로 가격을 예측합니다 (이 메커니즘을 보통 Storage Economics라고 일컫는데 추후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우리는 이를 원유 균형가(Fair Value)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말 그대로 현 재고 수준, 혹은 미래 예측되는 재고 수준에서 원유 가격이 얼마여야 하는지를 추정하는 것이죠. 그래서 본 글에서는 데이터와 통계 모델을 활용하여 원유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체계적인 밸류에이션 방법론을 다뤄보겠습니다. 알아야 될 개념: 원유 균형가(Fair Value)와 밸류에이션 원유 균형가(Fair Value)란 시장의 단기 변동성과 투기적 요소를 제거하고, 수급 펀더멘털에 기반하여 계산된 이론적 적정 가격을 의미합니다. 밸류에이션의 핵심은 "재고와 가격의 관계"입니다. 원유는 일반적인 금융상품과 달리 물리적 저장이 가능하므로, 재고 수준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재고가 많으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적으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죠. 밸류에이션의 핵심 데이터 본 밸류에이션에서는 아래에 명시된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1. OECD 상업용 원유 및 액체 재고량 (OECD Commercial Stock) 그래프 설명: OECD 상업용 원유 재고 일수 (출처: EIA) OECD 상업용 원유 및 액체 재고량은 선진국들의 원유 비축량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입니다. 상업용 재고이기에 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보유한 물리적 재고를 말하며, 정부가 보유한 전략적 비축량을 제외됩니다. EIA(미 에너지정보청)의 STEO(Short-Term Energy Outlook) 데이터베이스에서 월별로 제공되며, 전 세계 원유 수급 상황을 판단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물론 해당 데이터의 정확성을 두고 많은 갑론을박이 있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구하기 쉬운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데이터 출처: EIA STEO 단위: 백만 배럴 업데이트 주기: 월간 데이터 기간: 2003년 1월 ~ 현재 2. 원유 가격 (Brent/WTI/Dubai Price) 그래프 설명: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 (출처: Valley AI)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유 가격 데이터입니다. 본 시스템에서는 브렌트유 또는 두바이유 가격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수행하지만, 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으로도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 Alpha Vantage API / Yahoo Finance 등 단위: USD/배럴 업데이트 주기: 일간 3. 순재고 변화량 (Net Inventory Withdrawal) 그래프 설명: (상) 브렌트유 가격 추이 및 전망치, (하) 순재고 변화량 (출처: EIA) 그래프 설명: 원유 수요(주황색) 및 공급(하늘색), 그리고 그에 따른 내재 재고 변화 (바 그래프) (출처: IEA) 전 세계 원유 재고의 순증감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계산은 어렵지 않습니다. 글로벌 원유 공급에서 수요를 빼면 됩니다. 위 두 개의 그래프에서는 숫자가 양(+)수이면 재고 증가, 음(-)수이면 재고 감소를 의미합니다. 데이터 출처: EIA STEO 단위: 백만배럴/일 업데이트 주기: 월간 재고와 가격의 관계 본격적인 방법론에 들어가기 전에, 재고와 가격의 실증적 관계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론적 관계는 위 부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추후 포스팅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기본 재고량과 가격의 상관관계는 약하다 그래프 설명: OECD 상업용 원유 및 액체 재고량과 WTI유 가격 (출처: EIA) 위 그래프는 OECD 재고와 유가를 한 그래프에 그려낸 것입니다. 대충 보면 두 데이터 간 역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재고가 증가하면 가격이 내려가고, 재고가 감소하면 가격이 상승하니까요. 그래프 설명: (X축) OECD 재고, (Y축) WTI유 가격 산점도 그래프 (출처: EIA) OECD 재고량과 원유 가격 간의 단순 상관계수는 -0.42 수준으로, 생각보다 엄청 강하지는 않습니다. "재고가 많으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직관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죠. 그래프 설명: (X축) OECD 재고 편차, (Y축) WTI유 가격 산점도 그래프 (출처: EIA)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그래프를 그려봤습니다. Y축에 가격은 그대로 두고, X축 재고를 원 재고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전 5년 동월 재고 대비 편차를 사용했습니다. 즉 계절성을 일부 제거한 것이죠 (이 방법은 EIA 문서에도 나와 있는 방법입니다). 재고 편차 = 현재 재고량 - 5년 ...
분석/거래
2025. 12. 19
37
6
272
'25년 11월 미국 CPI 논란 정리 ['25.12.19]
8
237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 상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25.12.15]
분석/거래
2025. 12. 09
32
12
373
금리, 레포, 그리고 유동성의 모든 것 (2부) : 레포 시장의 구조  ['25.12.09]
분석/거래
2025. 12. 05
23
14
228
원유 균형가는 어떻게 구할까? 데이터 기반 밸류에이션 방법론 ['25.12.05]
avatar
강경자
2026.01.05

너무 감사합니다

avatar
원자쟁이
작성자
2026.01.05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avatar
홈런왕
2026.01.05

잘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헤롱헤롱했네요. ㅠ_ㅠ

avatar
원자쟁이
작성자
2026.01.05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쉽게 풀어서 리메이크 해보겠습니다... ㅎ

avatar
brightperson
2026.01.05

연재시리즈로 가도 손색이 없는 엄청난 시리즈였습니다. 매우 감사드립니다.

(수정됨)
avatar
원자쟁이
작성자
2026.01.05

극찬이십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avatar
누구오
2026.01.06

고생 많으셨습니다!! 너무 감사드려요~

avatar
원자쟁이
작성자
2026.01.06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avatar
파오후금정구청
2026.01.09

반나절 걸려서 1편부터 찬찬히 다 읽었습니다. 방대한 내용 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avatar
원자쟁이
작성자
2026.01.13

제가 너무 방대하게, 길게 썼네요.. 기회가 된다면 더 간결하게 작성해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