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지 말 것
시대의
일들 앞에서
사랑 속으로
숨지 말 것
또한
사랑 앞에서
시대의 일들 속으로
숨지 말 것
에리히 프리트
거침없는 사랑시이면서 적극적인 참여시이다.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시대의 일을 선택하지만 사랑과 시대의 일, 그 어느 쪽에도 소극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한쪽에 숨어 자신을 합리화하며 다른 쪽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모든 사랑하는 연인이, 그리고 행동하는 사람이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시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그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배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시대의 일에 몸을 던진다는 것이 사랑없음을 날선 무기로 삼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순수와 참여, 개인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는 사랑 안에서 일체가 된다.
단순하고 명확한 시를 주로 쓴 독일어권 시인 에리히 프리트(1921~1988)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으나 나치의 탄압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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