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의 폭력성 끝에서 느껴지는 외로움과 반성




최근(?) 술자리에서 정치 이야기가 나왔다.
모든 정치 이야기가 그렇듯이 결국에 너는 어디쪽이냐를 묻는 질문으로 귀결되었는데..
예전에는 뭘 몰라서 명확하게 답이 딱딱 나왔는데, 요즘에 머리에 피가 마르기 시작했는지 정치 정체성 고민이 심해졌다. 이제 와서는 나는 어디쪽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보다 그게 딱 떨어질 수 있는 것인가? 싶다.
나는 중산층에서 태어나서 보수성향의 아버지,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남중 남고를 지낸 20대 남자이다. 내 친구들의 98%는 보수 성향이고 내 유튜브나 인스타 알고리즘도 보수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그런데 동시에 독일 철학을 배우면서 하버마스같은 진보적인 학자들을 좋아했고 프랑스의 좌파이념을 다루는 영화 그리고 보부아르를 읽으면서 여성학(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열려있다.
경제적으로는 작은 정부를 지지하지만 요즘같은 국면에 부양정책말고 경제 해결 방안은 없다는 생각도 한다.
이걸 주렁주렁 다 이야기하고 다닐 수 없으니 그냥 중도라고 퉁 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그것도 어떤 프레임에 날 가두는 시도가 아닐까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민주주의라는 정치 시스템의 가장 큰 이점은 양단에 있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이 중도층의 확보를 위해서 가운대로 모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내가 보기에는 정 반대로 가고 있다. 가운대가 아니라 양옆으로 흩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서로 극우니 극좌니 별명 붙이기 놀이를 하면서 투쟁,승리같은 표현을 쉽게 쓴다.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내가 이상한건가 싶기도..
내가 이해하는 정치의 승리는 어느 한 정당이 권력을 독점하는게 아니라 적당히 권력이 분리되서 서로 견제하고 토론을 통해 모두가 합치되는 방향으로 합의하는 것이 아닌가?
최근에 이준석 의원이 제안한 스타크레프트 민속놀이도 무산됐던데, 참 내가 느끼는 문제의식을 정확하게 ...
![[문학] 말 대신 단어들로(era pro verbis)](https://post-image.valley.town/M7gjruzFlKoJ9674MskVl.png)


저는 글쓴이님과 정 반대 성향의 집안에서 자랐지만, 좌도 우도 아닌 지금 당장 처한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만 하는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이 누구인가를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좌 우를 넘나들다보니 누군가에겐 쉽게 정치성향을 터놓을 수 있는 회색지대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냅다 라이트를 켜서 얼굴에 들이미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치 얘기로 재미보려는 사람들에게 피곤함을 느껴 이래저래 멀어진 사람들이 많아서 공감되는 글이네요ㅎㅎ 그리고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말과 행동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일, 사과하지 못하면 더 잘해주면서 죽어라 물을 타는 일' 또한 글쓴이님이 섬세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느꼈을 상처를 덮어주고픈 마음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남 기분 신경 안쓰는 나르시스트들이 많은 세상에서 글쓴이님은 이미 범주 바깥에 있음에도 해당 범주에 포함되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계시니까요. 말이 좀 길고 장황하지만 스스로 깎아내리지 마시고, 불편한 인연은 곧 편안해질 기회가 올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

저도 매우 진보적인 성향의 집안에서 자라 어렸을 적에는 진보적인 면이 강했는데, 노예의 길같은 책들을 읽고, 여러 현실에 부딪히다보니 경제적으로는 재정보수주의자가 됐고, 페미니즘•성소수자•트렌스젠더 관련해서는 또 매우 보수적이지만 무신론자이기도 해서 제가 진보인지 보수인지 확언하기 어렵네요. 저도 “말 그대로 본인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를 혐오하는 혐오의 시대, 중도에게는 설 자리조차 없는 그라운드 제로다.”라는 말에 정말 공감합니다. Tolo님과 비슷한 나이대인데 제 친구들도 극우·극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쪽은 입법 권력이 아니라면서 대법원장을 탄핵시키자 하고, 다른 한쪽은 내란수괴를 애국자라고 부르는 형국이니, 중도로서는 정치 얘기가 매우 불편하네요. 공감되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