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슈크림빵입니다.🧁
본가에 와서 시간이 많고 한가해진 저는 (서울에선 슈주부입니다.) 한주를 마무리하는 글을 가져왔어요.
저번에 블로그 형식으로 쓴 글 백수 3주차, 잘 놀고 있습니다의 글을 정말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따뜻한 말씀을 해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0년 동안 운영해온 네이버 블로그에 광고가 많아지고, 소통이 확 줄어들면서 큰 흥미를 잃었는데, 충동적으로 가입한 투자 커뮤니티 밸리에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 될지 몰랐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도서관이 내 놀이터였던 시절
저는 오늘 울산의 남부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는 맞벌이를 하셨습니다. 8살이 된 이후부터는 놀이터에서 놀려고 해도 큰 언니, 오빠들에게 밀려 자유롭게 놀지 못했습니다.
한 번은 심심해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길가의 쓰레기를 주워 들고 집에 돌아왔는데, 왜 온 세상 쓰레기를 다 집에 들고 왔냐고 혼이 났습니다.
그 이후로 쓰레기 줍기는 그만두고 도서관을 향했습니다.

8살의 발걸음으로는 한참 걸리는 거리였지만, 저는 도서관이 좋았습니다.
늘 압수당하던 책들
어쩌면 그때의 시간들이 지금 글을 쓰는 데 큰 거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9살 때는 『양들의 침묵』을 읽다가, 13살 때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다가 선생님께 책을 빼앗기기도 했거든요.
그때 들은 말은 늘 같았습니다.
아직 네가 읽을 책이 아니다.
청소년 권장 도서는 질린 지 오래였습니다. 위인전은 이미 다 읽었고, 과학동아도, 살아남기 시리즈도 다 읽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아침 자율 학습 시간에 책을 읽고 있다는 이유로 선생님이 또 책을 압수해 가셨습니다. 당황한 눈으로 올려다보니 이런 말이 돌아왔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으면 독서 같은 건 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저는 늘 할 말을 다 하고 혼나는 쪽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 공부만 해야 한다는 건 무슨 논리인가요? 아침 자율 학습 시간에 명상 5분을 하는 건 공부인가요? 책을 읽는 것도 명상과 같은 건데요.
선생님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너는 아침 자율 학습 시간에 다신 책 읽으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
억울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수능 국어 45문항에서 4개 이상 틀려본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독서가, 제가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점수를 뒷받침해 주었을 겁니다.
어제 다시 만난 카버
어제 소설 작법 수업을 듣고, 오늘 도서관에서 예시로 나온 소설을 다시 펼쳤습니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었는데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줄거리
앤 와이스가 아들 스코티의 여덟 번째 생일을 위해 빵집에 케이크를 주문하면서 시작됩니다. 빵집 주인은 무뚝뚝하고 사무적인 태도로 주문을 받습니다.
생일날 아침, 스코티는 학교에 가는 길에 차에 치이고 맙니다. 운전자는 잠시 멈췄다가 그대로 떠나버리고, 스코티는 집까지 걸어왔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부모인 앤과 하워드는 병원에서 아들 곁을 지키며 깨어나기를 기다립니다. 의사들은 곧 깨어날 것이라 말하지만, 스코티는 좀처럼 의식을 되찾지 못합니다.
그사이 빵집 주인은 찾아가지 않은 케이크 때문에 부부의 집으로 계속 전화를 걸어옵니다.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알 수 없는 말만 남기는 그 전화는, 누구인지 모르는 부부에게 점점 위협적으로 느껴집니다.
며칠 뒤 스코티는 잠시 눈을 떴다가 갑작스럽게 숨을 거둡니다.
비탄에 빠진 앤은 그제야 그동안의 전화가 빵집 주인이었음을 알아차리고, 하워드와 함께 한밤중에 빵집을 찾아가 분노를 쏟아냅니다.
처음에는 방어적이던 빵집 주인은 아이의 죽음을 듣고 깊이 사과하며 두 사람을 자리에 앉힙니다.
그는 갓 구운 따뜻한 롤빵과 커피를 내어주고, 자신은 자식 없이 오랜 세월 빵을 구워온 외로운 사람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시기에는 무언가를 먹는 일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합니다.
뭔가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오. 더 있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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