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재] 5-3편 펨토초 분광학으로 화학반응 살펴보기!






드디어 1999년 노벨 화학상 "펨토초 분광학을 이용한 화학 반응의 전이 상태 연구"를 다루겠습니다.

오프닝 멘트는 노벨상 시상식 연로 대신하겠습니다.
우리 화학자들은 분자와 그 내재적 본질을 이해하고 싶어 하며, 분자들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고 싶어 합니다. 약하게 결합할까요, 아니면 격렬하게 반응하여 새로운 분자를 형성할까요? 무엇보다도 우리는 생명이라 불리는 복잡한 화학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지식의 혁명을 통해 오늘날 분자는 생물학과 의학부터 환경 과학,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중심에 섰습니다.
화학의 핵심은 화학 반응, 즉 원자 간의 화학 결합이 끊어지고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화학 반응은 어떻게 일어날까요? 우리는 반응이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못이 녹스는 데 걸리는 시간과 다이너마이트 폭발을 비교해 보십시오! 알프레드 노벨은 반응 속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이너마이트가 너무 빨리 반응하면 대포에 쓸 수 없고 터져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온도가 높을수록 화학 반응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도 알았지만, 그 이유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웁살라의 물리화학 강사(docent) 스반테 아레니우스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네덜란드 과학자 야코부스 반트 호프(1901년 제1회 노벨 화학상 수상자)에게 영감을 받은 아레니우스는 반응 속도에 대한 최초의 이론과, 100년이 넘게 사용되고 있는 온도 의존성 방정식을 제시했습니다. 아레니우스 자신도 다른 업적으로 세 번째 노벨 화학상(1903년)을 받았습니다. - Nobel Prize in Chemistry 1999 Award Ceremony Speech
제가 1-1편에서 말씀드렸던 내용과도 연결됩니다.
기본적으로 화학(Chemistry, 化學)은 한자에서 알 수 있다시피 ‘변화’를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영어로 Chemistry인데 연금술(alchemy)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금술도 값싼 물질들로 ‘금’을 만드는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결국 변화를 위한 기술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물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누가 연금술로 금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려면 ‘금’의 특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특성을 확인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모르면 이게 금인지 은인지 알 수 없습니다. 소위 이게 짭인지 찐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화학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즉, 화학은 변화를 공부하는 학문이고, 이를 위해서는 변화하기 전과 후의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화학반응이라는 단어를 들으시면 서로 다른 물질을 섞었을 때 새로운 물질이 생기는 모습을 떠올리실 수 있을 겁니다. 물질이 어떤 조건에서 다른 물질로 변하거나 혹은 다른 물질과 섞어서 새로운 물질로 변하면 그것이 바로 화학 반응입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화학반응 중 하나는 사과의 갈변현상입니다. 깎아 둔 사과가 공기 중에 산소와 ‘화학반응’하여 색깔이 변한 것이죠. 이 반응은 눈에서 200 펨토초만에 일어나는 반응과 비교했을 때, 매우 느리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과를 깎자마자 바로 갈변하진 않으니깐요! 더 느린 화학반응은 녹이 스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화학반응은 반응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속도를 가집니다.- 시리즈 1-1편
그렇게 화학자들은 나노초 수준까지 반응속도를 관측 했었고 이를 다룬 것이 바로 시리즈 1편의 스토리였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빠른 펄스 레이저 기술이 없었고 그것이 더 빠른 반응속도를 관측하는데 병목중 하나였습니다. 그 병목을 해소한 펨토초 레이저가 어떤 배경에서 등장했는지 설명하기 위해, 저는 앞선 글에서 광펌핑·레이저 기술·분광학 기술을 노벨상과 연결해 소개했습니다. 그러면 즈웨일은 얼마나 빠른 수준으로 무엇을 어떻게 측정했기에 노벨상을 받았을까요?!
과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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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기계까지 보니 더 신기하네요 ㅎㅎ 다음화가 기대됩니다

매번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 주셔서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읽어주시고 또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연구실 셋업 사진을 보니 어마무시하네요 ㅎㅎ
궁금한게 있는데, 양성자, 중성자, 쿼크? 뭐시기같은 애들도 활용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양전자였나 반입자였나 그런 애들로 빛을 만들수도 있는지, 파장은 얼마나 짧을지 궁금합니다
물질 도움 없이 에너지만으로부터 빛을 만들 수 있는지, 그 파장은 얼마나 짧아질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ㅎㅎ 다만 이 부분은 제가 글에서 다룬 펨토초 레이저/분자 분광보다는 조금 더 입자물리 쪽 이야기입니다.
아주 러프하게 말씀드리면, 양성자는 전하가 있어서 가속하면 빛을 낼 수 있지만, 중성자는 전하가 없어서 같은 방식으로 다루기 어렵고, 쿼크는 자유롭게 꺼내 쓸 수가 없습니다.
반입자 쪽은 가능해서, 예를 들어 전자와 양전자가 만나면 아주 짧은 파장의 감마선이 나옵니다.
그래서 원리적으로는 입자나 에너지로부터 빛을 만들 수는 있지만, 다른 에너지 스케일의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파장이 피코미터 수준의 엄청난 고에너지...)

와 같은 분야는 아니지만 석사를 해본 입장에서 연구실 내 저런 셋업을 구축하신 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ㄷㄷㄷ
펨토초 레이저가 화학반응을 확인하는데만 쓰이는지 다른 Application은 없는지 궁금하네요.... 저 레이저를 활용하면 뭔가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ㅋㅋㅋㅋㅋ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저 셋업은 제가 직접 구축한 것은 아니고, 공동연구 연구실에 가서 사용했던 장비입니다. 다만 저런 셋업과 비슷한 것(글에서 사진은 흡수용인데 저는 방출용 장비를)을 직접 구축해본 적은 있습니다 ㅎㅎ 요즘은 저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짜기보다는 상용 장비를 도입해서 쓰는 곳도 많더라고요.
그리고 펨토초 레이저는 화학반응을 보는 데만 쓰이는 건 아닙니다. 물론 아주 빠른 과정을 추적하는 데 정말 중요하고, 재료과학이나 생물 쪽 연구에도 많이 쓰입니다.
산업적으로는 정밀 가공 쪽 활용이 큽니다. 펄스가 워낙 짧아서 주변 열손상이 상대적으로 적거든요. 그래서 미세 가공이나 안과 수술, 다광자 현미경 같은 분야에도 널리 쓰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매번 감사드립니다

저야말로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마지막에 보여주신 플롯이 엄청 깔끔한 경향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거 결과는 한번에 얻으신건가요? :)

저거 측정은 5번인가? 7번 반복해서 한 것 평균한 데이터입니다! 1번만 하면 데이터 퀄리티가 별로라서요 ㅠㅜ 그리고 여러번 측정해야 샘플 데미지 입는 상황인지 확인도 가능합니다! 경향 자체는 한 번만 해도 확인 가능합니다!!

역시 저정도 결과를 한번에 얻는게 실험 구성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긴 하겠네요.
역시나 하드워크의 신, 몽상과 사색님의 열정이 묻어나는 이미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몽사님~~~
오늘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질문~!!
실험장치에서 delay mirror를 모터로 움직여서 빛의 도달시간을 미세하게 변동시키는 것 같은데, 이 움직이는 거울의 속도는 어떻게 되나요? 실험하는 동안 빠른 속도로 전진 후진을 반복하는 개념인가요? 아니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한 번 빠르게 움직이는 동안 관측을 마쳐야 하는 건가요?

이번에도 아주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사실, 움직이는 속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장치는 어떻게 작동하냐면,
1. 자극광(pump)와 검출광(probe)가 동시에 만나는 (영점, time zero) delay mirror 위치를 찾습니다.
2. 속도는 거리/시간 이기 때문에 거리를 조절하면 그 영점 미러 위치를 기준으로 미세하게 조절하면 펨토초, 피코초 수준의 자극광과 검출광의 '시간 차이'가 생기고 그걸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3. 예를 들어 1 ps 간격으로 찍고싶으면 영점에서 신호를 찍습니다. (보통 여러번 찍어 평균냅니다)
4. 그 다음 1 ps에 해당하는 위치로 거울을 움직이고 신호를 찍습니다.
5. 그렇게 찍은 데이터를 재구성한 것이 글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결론적으로 움직이는 속도(물론, 장비에서 조절 가능하지만)는 중요하지 않고 어떤 위치에서 데이터를 측정할지가 핵심입니다!

측정 셋팅에 따라 다른데 보통 한 위치에서 1-2초 정도 찍습니다. 그러면 셋업마다 다른데 1초에 500번 찍는 경우도 있고 제가 썼던 장비는 1초에 25번인가 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