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할인마 코스트코
쇼핑이! 쇼핑이 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덕왕입니다.
21대 대선이 끝나고 이제 우리의 삶은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지난번 예고해드린 바와 같이 의식주 특집 두 번 째 시간입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오늘의 주제는 우리 장바구니를 풍요롭게 하면서 동시에 지갑을 무장해제시키는 글로벌 연쇄할인마, 코스트코입니다.
프롤로그: 여긴 어디? 난 누구? - 코스트코 경험의 서막
주말 코스트코는 주차장 진입부터 이미 ‘전쟁’이 시작됩니다. 비행기 격납고만한 매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감각의 과부하가 시작됩니다. 매장은 사람들로 붐비고, 어디선가 풍겨오는 핫도그 삶는 물 냄새 혹은 미국 어딘가의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표지판은 거의 없고, 상품들은 골판지 상자째로 높은 천장에 닿을 듯 쌓여 있습니다.
분명히 우유랑 계란만 사러 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카트에는 캠핑용 의자와 먹을 것, 마실 것들이 가득 실려 있고,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겨우 나와 계산대를 향해 나올 때쯤, 어느새 이성은 안드로메다로 가출했고 옆에는 같은 표정을 한 고객들이 서있습니다. 이게 바로 '코스트코 매직'입니다.
이 혼란함은 사실 군사작전처럼 정밀하게 설계된 것입니다. 월마트, 아마존에 이어 세계 3위 유통 공룡인 연쇄할인마 코스트코가 어떻게 우리의 지갑과 마음을 기꺼이 열게 되었을까요?
Chapter 1. 거인의 탄생 - 고아원 소년, 유통의 신이 되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코스트코는 사실 두 거인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1976년, '솔 프라이스'라는 인물이 샌디에이고에 '프라이스 클럽(Price Club)'이라는 이름으로 최초의 회원제 창고형 매장을 열면서부터입니다.
그리고 여기, 그의 철학을 온몸으로 흡수한 '짐 시네갈'이라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1936년생, 어린 시절을 고아원에서 보낸 그는 18세에 솔 프라이스의 할인점 '페드마트(Fed Mart)'에서 매트리스를 나르는 아르바이트로 유통업에 발을 들입니다. ‘가치를 창출하고 직원과 고객을 섬기며 납품 회사를 존중하라’는 솔 프라이스의 철학에 매료된 그는 결국 학업을 중단하고 페드마트에 올인, 결국 수석 부사장 자리까지 오릅니다.
이 후 페드마트가 다른 회사에 매각되면서 시네갈은 솔 프라이스로부터 동업을 제의받습니다. 그들은 샌디에이고에서 최초의 회원제 마트인 ‘프라이스 클럽’을 세웠고 시네갈은 부사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7년 후인 1983년, 짐 시네갈은 제프리 브로트먼과 함께 시애틀 인근 커클랜드에 자신의 회사 '코스트코' 1호점을 엽니다. 그의 나이 47세였습니다. 코스트코는 6년만에 매출이 30억달러에 이를만큼 빠르게 성장했고 설립된지10년 뒤인 1993년, 코스트코는 경영난에 빠진 스승의 회사 '프라이스클럽'을 인수하며 운명적인 합병을 이루고, 1997년부터 우리가 아는 단일 브랜드 '코스트코'로 거듭납니다.
Chapter 2. 한국 상륙기 - "돈 내고 물건 사라고? 미친 거 아냐?"
1994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하여가'로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 온 국민이 열광하던 그때, 서울 양평동에 낯선 미국 창고가 하나 들어섭니다. 이름은 '프라이스 클럽'. 바로 코스트코의 한국 1호점이었죠.
당시 한국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했습니다. 백화점이나 동네 슈퍼만 알던 시절, 회원비를 내고 입장해서, 벽돌만 한 치즈와 사람만 한 곰인형을 파는 곳은 그야말로 문화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신기한 수입 물품들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깐깐하던 대한민국 아줌마, 아저씨들은 코스트코의 가치를 알아보았고, 이제는 주말마다 교통대란을 일으키는 '애증'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2024년 4월 김해점이 새로 문을 열면서 현재 전국 19개의 매장에서 연간 6조 5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약 3,400여 억에 달하며, 이는 국내의 일반 대형마트의 4~5배에 해당하는 수준인 거대 유통 공룡으로 성장하며, 한국 시장에 완벽하게 안착했습니다.
Chapter 3. 반대로 생각하라 - 코스트코의 기묘한 성공 방정식
시네갈은 ‘경쟁자와 상반된 전략으로 승부한다.’는 철학으로 코스트코를 경영했습니다. 일반적인 소매업자들은 어떻게 하면 이윤을 늘릴 수 있을지를 연구한 반면, 시네갈은 질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팔다 보면 이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어떻게 하면 물건을 더 싸게 팔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시네갈은 인터뷰에서 “보통 소매업자들은 한 대에 49달러인 디지털레코더를 52달러에 팔 방법을 고민한다.”며 “우리는 같은 물건을 그들보다 싼 40달러에 팔면서도 어떻게 하면 38달러로 더 낮출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형할인점은 25%에서 50%, 백화점은 50% 이상의 이윤을 남기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대한 많은 종류의 상품을 구비하려는 것은 소매업의 일반적인 경향이었습니다. 다양한 상품이 있어야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네갈은 ‘소품종 대량 판매’ 전략을 추구했습니다. 월마트에서 파는 상품은 15만 가지에 이르지만 코스트코는 4,000여 가지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신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질 좋은 상품만 취급합니다. 상품 종류가 적은 만큼 관리비용이 절감돼 자연스럽게 판매가격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밖에도 코스트코에는 압도적인 또 다른 정책들이 있습니다.
물건을 팔기 전에 이익을 낸다! 15% 룰과 회원권의 비밀: 코스트코는 상품 마진율을 15%로 제한하고, 영업이익률은 2%로 유지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물건 판매로는 거의 돈을 남기지 않는 대신, 영업이익의 54% 이상을 회원비에서 벌어들입니다. 연회비라는 '매몰비용'은 고객들이 '본전' 생각에 더 자주, 더 많이 구매하게 만드는 강력한 족쇄가 됩니다. 회원권의 유지율은 무려 91.3%에 이릅니다.
닥치고 연회비나 받아!
회원 갱신을 하고 싶지 않다구요? 회원의 혜택을 포기하시겠다구요?

관대한 환불 제도: 상품에 문제가 없더라도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100% 환불해 줍니다. 심지어 먹다 남은 식료품을 가져가도 환불됩니다. 이는 환불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강력한 신뢰의 약속입니다.
Chapter 4. 커클랜드 제국 - 왕관을 쓴 PB 상품
코스트코 성공의 심장에는 '커클랜드 시그니처(Kirkland Signature)'가 있습니다. 1995년, 당시 30여 개에 달했던 잡다한 PB를, CEO 짐 시네갈이 "고객이 기억할 단 하나의 이름"으로서 코스트코가 처음 설립된 곳의 이름으로 통합하면서 '커클랜드 제국'이 시작되었습니다.
커클랜드는 단순한 ‘싸구려 PB’가 아닙니다. ‘최고의 품질을, 최고의 가격에’라는 철학으로, 때로는 유명 브랜드보다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내놓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커클랜드 건전지는 사실 듀라셀이, 마시는 원두는 스타벅스가, 먹는 참치캔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