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귀환: K조선 슈퍼사이클이 온다 1/2
안녕하세요. 덕왕입니다.
지난 주는 해외순방으로 한 차례 건너뛰었습니다. 즐겁고 괴로운(?)추억을 많이 담으면서도 느낀 것과 사회 이슈 등에 대해서 짧게나마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시간에 같이 공부해볼 분야는 오랜 시간 틈틈이 공부하며 마치 장을 담그듯 조금씩 습득하고 숙성을 거치며 생각을 정리해온, 애정을 가진 산업입니다. 그리고 이번 한미관세협상타결이라는 시기에 맞추어 완전히 익지는 않았으나 내어놓기 부끄러울 수준은 아니라 생각하여 여러분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투자라는 전쟁터에서 이 정도 수준의 글은 한낱 ‘겉절이’ 수준에 불과하고 몇 배는 더 오래 숙성시켜야 하겠지만 적어도 산업의 기본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이 시한을 코앞에 두고 극적으로 관세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모두가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이 협상의 막판 뒤집기 카드는 바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는 미국의 가장 가려운 곳인 '조선업 재건'을 우리가 책임지는 대신, 우리 경제의 숨통을 조이던 관세 장벽을 낮추는 신의 한 수였습니다.
표면적인 결과로만 놓고 보면 EU보다 못하고, 일본보다 나을 것 없는 것 같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큰 기회영역이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목표였던 통합 패키지 일괄 타결에 있어서 절반의 성공만을 거두었고 투자금액투자 3500억 달러라는 국가 GDP대비 비율로는 오히려 일본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일본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품들이 많은 우리나라로서는 동일한 15%의 관세를 얻어낸 것은 나쁘지 않은 결과입니다. 여전히 철강 관세 리스크 등이 남아있지만 MASGA프로젝트라는 지정학적 '빅딜'을 제안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운명을 건 승부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시간부터 2회에 걸쳐 MASGA라는 거대한 태풍이 몰고 온 기회와 리스크, 그 속에서 K-조선이 나아갈 항로와 우리가 찾아야 할 신대륙까지, 거대한 이야기의 지도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1부: 거대한 판의 시작 - MASGA와 슈퍼사이클
1. MASGA, 이름은 거창하지만 본질은 '거래'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내놓은 핵심 카드가 바로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입니다. 1,500억 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를 조성해 미국 조선업 재건에 투자하는 대신, 관세 완화와 함께 미국 시장 진출의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2. 왜 하필 K-조선인가? : '가라앉는 항공모함'을 구하러 온 해결사
미국이 이토록 파격적인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중국의 해상투사력이 미국의 턱 밑까지 쫓아왔기 때문입니다.
2차대전 시절, 미국은 엄청난 수의 군함들을 생산하여 대서양과 태평양의 제해권을 장악했습니다. 특히 일본과의 태평양 전쟁 때는 물량으로 승리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미국이 조선능력을 상실한 것은 레이건 대통령때부터입니다. 레이건은 제조업 대신 금융업 육성정책을 펼쳤고 이에 따라 많은 조선소가 문을 닫고 숙련공들이 떠났습니다. 그리고 40여년이 흐른 지금, 미국은 일년에 단 몇 척도 생산하기 힘든 나라가 되었습니다.
조사주체에 따라 다르지만 2025년 현재 기준으로 미국은 약 247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약 370여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척수 비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함정수가 150여 척인데 비해 북한은 200~490척 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북한 해군이 더 우수하다고 하는 것이 옳지 않은 것처럼 중요한 것은 질적 우위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여전히 미국의 해군력이 중국을 압도합니다.
항공모함:
미국 11척 vs 중국 3척으로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니미츠급과 포드급은 중국의 랴오닝, 산둥과는 격이 다른 수준입니다.
구축함·순양함:
여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미국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75척과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 22척(총 97척)에 비해, 중국은 052D형 등 현대화된 구축함 89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엄청난 생산 속도로 미국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잠수함:
핵추진 잠수함에서는 미국이 66척(공격용 50척, 전략용 14척)으로 중국의 12척을 크게 앞서지만, 중국은 재래식 잠수함 73척으로 숫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미국 대 중국 해상력 비교. 붉은색과 노란색을 합친 것이 중국의 해상전력입니다.
여전히 미국이 앞서지만 2030년부터는 중국의 해상전력이 미국을 뛰어넘게 됩니다.

진짜 문제는 건조 속도의 압도적 격차입니다. 중국의 4개 주요 조선소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55만 톤에 달하는 군함을 건조했는데, 이는 영국 해군 전체 규모를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건조되는 모든 선박의 53%를 차지하며, 군함을 만두 빚어내듯 찍어내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현실은 참담합니다.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할 수 있는 제너럴다이내믹스와 헌팅턴잉걸스는 미 해군이 요구하는 연간 3척에 못 미치는 1.6~1.8척만 건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이지스 구축함을 18개월, 6억 달러에 건조하는 동안, 미국은 28개월, 16억 달러가 소요됩니다.
2030년경이 되면 미국이 자체건조할 수 있는 전력은 11~13척인데 반해, 중국은 20척이 넘어 두배 이상 벌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서태평양의 제해권은 중국에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미 해군의 절박한 계획: 미국은 2055년까지 1조 2,000억 달러(약 1,620조원)를 투입해 364척의 전투함을 포함한 390척 규모의 함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오히려 현재 92척의 대형 수상전투함이 노후화로 인해 퇴역을 앞두고 있어 향후 74척으로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해군력 공백을 메울 유일한 해결사가 바로 압도적인 생산 속도와 가격 경쟁력,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K-조선'인 것입니다.
3. 왜 중국은 해군력을 늘리려고 하는가?: 자원 주권을 향한 노림수
잠시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해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많은 매체에서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남중국해에 대한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해군전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하지만 중국의 진짜 속셈은 이보다 훨씬 거대합니다.
꿀단지 든 푸우의 유혹
이 대사를 기억하시나요? 2024년 48주차에 트럼프 2.0시대에 대해 글을 쓰면서 중국의 일대일로를 언급하며 사용했던 ‘밈’입니다. 중국은 후진국에 선심 쓰듯 차관을 빌려주며 자원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짓는 것을 돕는다 했지만 사실은 못 갚을 줄 알면서 돈을 꿔주는 악성 사채업자 노릇을 했습니다. 그리고 갚지 못하는 나라에게서 집문서, 땅문서는 물론 간이고 쓸개고 죄다 빼오고 있습니다.
요 썰고 ~ 요도 썰고~
중국의 서남아시아 일대일로: 나만 잘살면 돼
뉴스나 미디어에서는 일대일로에 대해 거의 단편적으로만 다룹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연결지어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덕왕이 구슬을 한번 꿰어보겠습니다.
중국은 돈을 갚지 못하거나 어려움에 빠진 나라들의 항구들을 손아귀에 넣었습니다.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은 40년, 스리랑카의 함반토타항은 99년, 그리고 호주의 다윈 항구마저 99년간 운영권이 중국정부 또는 중국의 기업에게 넘어갔습니다. (호주는 최근 다윈항의 운영권을 되찾아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캄보디아에는 쌩뚱맞게 -중간에 라오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하를 짓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중국까지 운하를 연결시킬 수 있을까요? 여기에는 자원을 인질로 삼은 중국의 무서움이 있습니다.
자원의 무기화:메콩강을 이용한 협박
메콩강은 세계에서 민물어업이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어획량만 약 230만톤에 이르는 세계 민물어획량 1위의 강이며 생물다양성 또한 전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지역입니다. 이 강에 직간접적으로 생계를 의존하는 인구는 6,000만 ~ 7,000만명에 이르며, 이 중 어업종사자만 최대 천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인 메콩강에 중국은 상류지역에만 지금까지11~13개의 댐을 지었고 향후 추가로 최소 8~11개의 댐을 더 건설한 예정입니다.
이 강에 댐을 짓는 것은 주변국들을 통제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는데 이런 깡패짓에도 불구하고 메콩강 하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라오스도, 하류의 캄보디아도 감히 중국에 저항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기이한 점은 오히려 중국이 라오스와 캄보디아에도 댐건설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메콩강의 수자원을 이용해 그 나라의 전력발전을 돕겠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 나라들의 댐의 제어권마저 손에 넣어 완전한 속국으로 만들겠다는 속셈입니다.
그나마 댐이 잘 운영되어 전력이라도 생산한다면 다행이겠지만 이마저도 위험합니다. 중국내 댐이 만들어진 윈난성 지역은 수시로 강한 지진이 발생하는 고위험 지대이기 때문입니다. 규모 6 이상의 강진이 흔한 지역이며 실제로1996년, 2008년, 2012년에 강진이 연이어 발생했고 가장 최근인 2014년에도 규모 6.5의 지진으로 360여명이 사망하고 약 1900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이 지역에 지어진 댐의 98%가 지진 영향권에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원수급안전을 위한 ...






![[덕왕의 교지] 투자자의 道](https://post-image.valley.town/uVxkyWTTUUbnKdbYrJ70o.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