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리]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 데이비드 맥레이니 (Part 1/2)




책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데이비드 맥레이니 저, 이수경 역. 웅진지식하우스, 2023.) 에서는 진실을 알려줘도 설득이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를 심리학 연구 사례들을 토대로 다루고 있습니다. 추후 인용하고 싶은 흥미로운 연구 사례들이 방대하게 많이 다뤄지고 있어서 내용을 나름대로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모든 설득 기법을 '방법 반박하기'와 '내용 반박하기'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통상 상대방의 의견을 바꾸게 하는 데에 과학이나 의학 등 학계에서 해오던 것처럼 사실적 정보와 근거를 제시하여 상대의 내용을 반박하려고 합니다. 반면 저자는 개인이 속한 집단마다 합의하고 따르는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대신 추론 방법에 대한 결점을 찾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에게는 혹여 모욕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우선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는 열린 태도를 보여주어서, 우리가 '적'이 아니라는 신뢰감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에 대해 더 잘 아는 상태가 되기 위해 함께 추론 과정을 살펴보면 좋겠다'고 한다면 의견이 다른 사람과도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게 됩니다.
"혹시 남들보다 못한 존재라는 기분을 느껴본 경험이 있는지", "혹시 우리 둘 다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해당 의문점을 설명해 준다면 믿음에 영향 줄지" 등 상대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의견이 바뀐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야기 형식은 청자의 자율성이나 정체성을 위협하지 않고, 반박을 준비하도록 유도하지도 않는 형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고 과정을 재고하도록 유도합니다.
'방법 반박하기' 접근법은 상대에게 내 의견을 강요하는 대신 상대가 열린 태도로다니 생각해 보도록 하는 생각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둡니다. "믿음 정도를 숫자 점수로 매겨달라",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점수에 변화가 있는가?" 질문은 생각을 관찰자 시점으로 검토할 수 있게 돕습니다.
데이비드 맥레이니는 2005년부터 활동하며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상을 두 차례 수상한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2009년부터 심리학 블로그를 운영해 온 자타 공인 심리학 애호가이다. 그는 한때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믿는 비관론자였다. 하지만 2010년경, 미국에서 동성 결혼에 대한 여론이 급변하는 놀라운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단 1년 만에 미국인 과반수가 동성 결혼에 찬성하게 되었고, 심지어 이전에 동성 결혼을 반대하던 조지 부시마저 두 여성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는 맥레이니는 여론 변화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 심리를 탐구했고, 인간의 확신이 흔들리는 결정적 순간이 이성이 아닌 감정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서론
여론을 바꾼 딥 캔버싱
딥 캔버싱의 심리학적 원리
뇌는 진실을 보지 못한다
지식의 형성 프로세스
지식은 언제 수정되는가
오랫동안 고수한 믿음을 버리게 된 이유
집단은 어떻게 형성되나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
설득 모델에 관한 연구들
'방법 반박하기' 프레임워크
확신의 형태
변화의 과정
과거 과학계에서는 사람들이 과학적 사실을 믿지 않는 이유가 정보의 부족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다.
전문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 믿게 될 것이라는 관점을 정보 결핍 모델(Information deficit model)이라고 부른다.
19세기 합리주의자들은 학교 교육이 합리적이지 않는 신념과 미신을 제거할 것이고, 이것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믿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공공 도서관이 대중들에게 귀족들로부터 자신의 최대 이익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했다.
티머시 리어리(Timothy Leary)는 인터넷이 모두가 동의하는 객관적 사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객관적 사실을 알게 되면 똑같은 관점을 가질 것이라는 주장은 결국 정보화 시대에 들어 모두가 힘을 잃었다.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2010년대에는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 필터 버블(Filter bubble),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등의 개념이 오히려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미 대선이 있었던 2016년에는 옥스퍼드 사전 위원회에서 전년 대비 2,000% 많이 쓰인 단어 'Post-truth (탈진실)'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탈진실은 객관적인 사실보다 개인 신념과 감정에 대한 호소가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상을 칭한다.
911 테러가 미국의 자작극이라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만난 이후에 오히려 자기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가지는 모습을 보였다. 믿음 체계에서 객관적 사실과 상관없는 무언가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마음을 닫은 사람은 어떤 사실적 근거로도 설득할 수 없다. 설득은 사실 전달보다 상대방에게 자기 생각을 되돌아보게 하고, 고려해 보지 못한 측면을 생각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설득이란 상대에게 의견을 강요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각을 바꾸도록 하는 행위이다. 뛰어난 논거나 확실한 정보, 욕구나 동기 유발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 오직 그들 스스로만이 그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설득의 의도를 상대가 미리 가정하고 짐작한다면 마음을 닫을 수 있다. 설득자는 상대가 마음을 닫기 전에 설득의 의도를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동성애 결혼에 대한 여론 전환에는 'Los Angeles LGBT Center'의 정치 활동 부문 책임자인 데이비드 플라이셔(Dave Fleischer)가 고안한 딥 캔버싱(Deep canvassing) 선거운동 방법의 영향이 컸다. 딥 캔버싱은 전통적인 선거운동 방법들(전통적인 캔버싱; 가정방문 선거운동, 텔레비전 광고, 라디오 광고, 홍보 우편물, 전화 투표 독려)이 준 영향을 합친 것보다 102배 효과적으로 사람들의 입장이 바뀌도록 만들었다.

피 설득자는 딥 캔버스 진행자와 '적극적 대화 참여 → 입장 해명과 자기변호 → 자신의 감정이 형성된 과정 재고 → 자기모순 발견 → 상반된 감정의 공존 상태'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견해를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플라이셔가 고안한 기법은 특정 사회 이슈에 대해 오랜 시간 자신의 견해를 유지한 유권자일지라도, 집에 찾아가 20분 이내의 시간 동안의 설득만으로 입장을 바꾸도록 만들었다.
1%의 유권자만 설득해도 다른 이들에게 연쇄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에, 이 정도의 설득 기법이라면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여론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딥 캔버싱은 '동성 결혼의 합법화가 학교 교육에 악영향을 줄 것'을 주장한 광고가 효과를 발휘했던 점에서 착안해 개발하였다. 광고가 진행되는 시기에 캘리포니아 주민 69만 명이 동성 결혼 지지를 철회했는데, 69만 명 중 50만 명이 1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였다.
핵심 아이디어는 피 설득자가 안건에 상반되는 감정을 동시에 느낄 때 결정을 재고한다는 점에 있다.
캔버싱 진행자가 처음 방문했을 때 사람들은 문 사이에 절반의 얼굴만을 보여주는 등 대화에 응하는 것에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대화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안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자기변호를 하고자 했다.
해당 이슈를 어디에서 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다수는 (교회 설교나 토크쇼, 광고판 등) 통념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쉽게 인정했다.
상대의 이야기에 진심 어린 관심을 보여주고, 존중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자 상대방이 방어적 태도를 풀기 시작했다.
배척당하는 기분에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 그렇다고 대답했다.
"해당 이슈로 주변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는지", "사회적 편견 때문에 부당한 대우받았던 경험은 없는지", "혹시 남들보다 못한 존재라는 기분을 느껴본 경험이 있는지"
설득에는 주장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 관념적인 주장보다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상대의 경험에 기반하는것이 더 효과적이다.
공감되는 경험을 끌어내고 나서부터 사람들은 한층 열린 태도로 대화에 참여하고, 자신이 본래 취했던 입장과 상충하는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캔버싱 진행자는 상대방의 말을 정성껏 들으며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감정과 생각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도록 더 적극적인 대화를 끌어낸다.
'먼저 취약점 보여주기'를 통해 상대가 비슷한 문제를 겪은 적이 있는지 질문하는 방법도 있다. 여러 방향으로 질문하고 경청하면 주제와 관련된 개인적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고, 이후부터는 대화의 방향을 유도할 수 있다.
대화에서 진행자 자신의 경험담은 최대한 적은 비중을 차지하도록, 친근감을 쌓고 강요할 의도가 없다는 것이보일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처한 상황을 영상 자료로 보여주어 부정적인 감정을 공감할 수 있게 했다.
대화 이후 얼마나 마음이 바뀌었는지 점수를 숫자로 매겨 달라고 했다. 자기 의심은 스스로가 옳다는 이유를 계속해서 찾게 만들지만, 더 설득력 있는 답변을 찾지 못한다면 반대 의견을 의식하기 시작하게 된다.
점수를 두세 단계 수정하던 사람들은 대화가 끝날 무렵 대부분 이전과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게 되었다.
특이한 점은 자신의 견해가 바뀌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딥 캔버싱의 마무리에는 가치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캔버싱 진행자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면서도,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 우리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은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과 싸울 필요가 없으며, 다른 의견도 고려할 가치가 있는 관점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브룩먼(David Broockman)과 조시 칼라(Josh Kalla)는 딥 캔버싱의 효과가 정교화(Elaboration) 심리 전략과 '유추적 관점 전환(Analogic perspective taking)'의 촉진에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정교화는 영화 '에이리언'의 예고편을 보고 '죠스의 우주 버전'이라고 유추하는 것처럼, 새로운 정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기존 지식과의 연결점을 탐색하는 학습 상태를 말한다.
인간의 뇌는 일상적 작업을 처리할 때 깊고 정확하게 사고하려고 하기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시각을 채택하여 인지적 자원을 아끼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뇌의 정교화 프로세스는 반사적으로 떠오른 생각 대신에 자신의 견해를 깊이 생각해 볼 때 더 잘 작동한다.
내적으로 성찰하고 숙고하는 것을 통해 새로운 관점이나 통찰력을 얻으려는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자신의 견해가 옳다는 자신감을 계속해서 유지하게 된다. 과도한 자신감은 확신으로 바뀌고, 확신은 극단적 견해의 토대가 된다.
우리는 변기나 자물쇠 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동 원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이러한 '설명 깊이의 착각(Illusion of explanatory depth)' 심리 현상과 궤를 함께한다.

나와 다른 타인의 관점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심리학에서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이라 부른다.
인간은 본래 자기의 세상 속에서 사는 형태로 태어났다. 자신의 경험에서 유사한 상황을 회상하거나 이를 다른 사람의 관점에 대입해 보는 등의 인지 활동은 외부의 자극 없이는 잘 활성화되지 않는다.
장 피아제(Jean Piaget)는 어린아이가 타인이 자신과 다르며, 각자 다른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크레용 상자에 크레용 대신 생일 케이크 초가 들어 있다는 것을 본 4세 이하의 아이들은, 상자 안을 보지 않은 다른 아이들도 이 사실을 알 것으로 생각했다.
국가 간 분쟁 협상 전문 심리학자 리 로스(Lee Ross)는 40년 동안 중차대한 협상에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는 태도로 임하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다고 한다. 상대 관점에서 생각해 보라는 조언을 듣기 전 대부분은 자신의 관점을 설명하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딥 캔버싱은 스스로 관점을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상대방 기억에서 유사한 경험을 끌어내 기분을 상기하고 편견을 재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비슷한 기분에 공감할 수 있게 하면, 어떤 사실 관계에 대한 인지를 넘어서 안건을 다른 감정으로 대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때부터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비슷한 경험을 주는 일이라는 인지가 생기고, 자신의 기존 견해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진다.
자신의 견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견해 변화 맹시(Belief-change blindness, Change blindness blindness; CB blindness)' 현상은, 2017년 심리학자 마이클 울프(Michael Wolfe)와 토드 윌리엄스(Todd J. Williams)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해당 연구는 '나는 예전부터 이렇게 생각해 왔다'고 가정하는 '일관성 편향(Consistency bias)' 경향에 대한 연구 내용과 일치한다.
대학생들에게 '엉덩이를 때리는 체벌은 훈육에 효과적인가'를 질문한 다음, 그들의 견해와 반대되는 논문을 제공했다. 일정 기간 이후 학생들을 불러 논문을 읽기 전후의 견해 차이에 대해 질문하자, 견해가 바뀐 학생 중 70%가 자신의 견해에 변화가 있었던 적이 없다고 인식했다.
흔한 현상이지만 자기 자신에게 나타났을 때는 인지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것이 정치인들이나 유명인들이 자신보다 소신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제삼자 효과(Third-person effect)가 나타나는 이유이다.
'마음을 정하고, 다시 수정하는 이유와 원리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인간의 의식이란 무엇인가?'의 질문과 사실상 같은 질문이다. 사실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은 뇌가 감각기관의 정보로 상상해서 만들어낸 일종의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
인간과 다른 감각 기관을 가진 해양 생물이나 곤충들도 그들만의 감각 경험으로 세계 인식을 구축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시뮬레이션이라는 아이디어가 이해하기 쉬워진다. 우리 생명체들은 단지 공존하고 있을 뿐, 모두 각자의 생태 환경에 따라 주관적 경험으로 구성된 내적·지각적인 세계를 벗어날 수 없다.
1900년대 초 생물학자 야코프 요한 폭 윅스퀼(Jakob Johann Von Uexk ll)은 생명체가 주관적 인식에 따라 구축한 감각 세계, '움벨트(Umwelt)'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학적으로 주관적 현실과 객관적 현실 간의 차이는 플라톤의 동굴 비유나 칸트의 누메논(Noumenon)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오래된 문제이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티머시 리어리의 '현실 터널(Reality tunnel)' 이론, J. J. 깁슨(J. J. Gibson)의 '생태학적 광학(Ecological optics)', 찰스 타트(Charles Tart)의 '합의된 최면 상태(Consensus trance)' 개념 등을 통해 내면의 삶을 다뤘다.
1970년 생리학자 콜린 브레이크 모어(Colin Blakemore)와 그레이엄 쿠퍼(Grahame F. Cooper)의 실험은 인지 결핍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새끼 고양이들을 다섯 달 동안 세로줄로만 보이는 실린더 속에서키우자, 고양이들은 가로로 된 사물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로로 된 물건을 얼굴에 들이대거나 탁자의 모서리를 마주해도 해당 사물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반응하다 부딪히고 혼란스러워하는 시각적 위치 반응(Visual placing) 문제를 보였다.
10시간이 지나서야 고양이들의 뉴런이 새로운 정보에 반응하고 연결되어 내면 현실에서도 가로축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선천적 시각장애인의 경우 백내장 수술 이후 사물의 형태와 색깔을 구분하는 데에 몇 주, 3차원 세계에서의 거리 감각을 인식하는 데에는수년이이 소요된다.
뇌가 외부 세계의 상호작용은 뉴런이 머릿속 분자와 원자를 물리적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뇌 가소성이 뉴런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패턴에상응하게 연결을 강화하거나 축소하고, 내면의 세계가 패턴을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패턴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에 대해서는 다시 소음으로 인식하게 된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이에 대해 "관찰자가 자신은 돌을 보고 있다고 여기겠지만, 물리학이 옳다면 사실 그는 돌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고 있는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란 사람들은 내면에 비슷한 가상현실을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며 다루고 있는 대상은 대체로 물리적 위치에 기반해 만들어진 합의들이다. 우리는 빛이 안구로 들어올 때 뇌에 동일한 허구의 형태를 형성하며 대상을 인식한다. 눈으로 본 대상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면 어딘가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며, 우리의 뇌는 각자의 방법으로 그 이미지의 모호함을 해소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쌍안정 착시(Intrapersonal bistable visual illusion, 개인 내면의)' 현상이 있다. 착시 이미지에서 오리와 토끼 각각의 이미지를 따로따로는 인식할 수 있지만 이 둘을 한 번에, 동시에 볼 수 없다.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은 이 그림을 통해 '우리는 본다는 행위의 특정 측면이 혼란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본다는 행위의 전체 프로세스가 혼란스럽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지각과 해석의 차이를 설명했다.
뇌는 낯설고 모호한 대상을 인식할 때에는 과거 경험을 기준으로 가정들을 만들어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자신이 보게 되리라고 예상하는 것', '존재해야 마땅한 것'에 대한 환상을 보는 것이다.
'드레스 색상 논란'은 이미지에 대해 한 번에 한 가지 해석만 선택하는 것을 넘어서, 개인 사이에 다른 색깔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현상이었다. 또한 두 집단 모두 (자기 뇌의 프로세스가 만든 결과물만 경험하기 때문에) 드레스 색깔이 모호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도 특징적이었다.


신경과학자 파스칼 월리시(Pascal Wallisch)는 '사전 확률(Prior probability)' 특성이 차이를 만들었을 것이라 설명했다.
색상 왜곡은 특히 색각(色覺)의 상황에서 두드러진다. 사물을 비추는 조명의 조건이 달라지면 시각의 인식 체계는 색체 항등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광원의 효과를 감소시키고 사물의 색을 보정한다.
1만 명 이상을 2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파스칼은 평소 누르스름한 인공조명에 익숙한 사람은 이미지에서 노란색을 덜어내고, 자연광 아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파란색을 덜어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파스칼의 연구팀은 이 현상을 SURFPAD(Substantial Uncertainty meets Ramified or Forked Priors or Assumptions and results in Disagreement) 원칙이라 명명했다.
크록스 신발과 양말이라는 '색깔이 모호한 물건과 분명해 보이는 물건의 조합'을 통해 드레스 사진이 만들어낸 SURFPAD 법칙을 과학적으로 재현했다. 흰색 양말을 더 많이 경험한 나이 든 사람들은 녹색 양말을 흰색으로 조정하면서 신발 색이 분홍색이라고 답했고, 젊은 사람들은 신발 색이 흰색이라고 답했다.

파스칼은 사회과학이 물리학처럼 실험을 설계하여 과학적 탐구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적 탐구의 과정은 기술(Description), 설명(Explanation), 예측(Prediction), 창조(Creation)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건조한 지역에서 발견한 풀의 종류를 기술하고 분류 체계를 만든 다음, 형태의 이유를 설명하고 새로운 건조 지역에서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 풀을 '예측'하는 순서를 따르는 방식이다. 여기에서 창조는 우리가 대상을 충분히 이해해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있는 단계를 말한다. 핵폭탄의 경우, 핵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관련 법칙 뒤에 숨어 있는 과학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창조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세상을 해석, 편향, 감각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오랜 기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봐왔다고 믿는 소박실재론(Naive realism)의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의식 차원에서는 정보의 불확실성을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의견이 다른 이유를 파악할 수 없는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상대가 비현실적이고, 비도덕적인 것을 설득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어떤 사실('~는 심각한 문제이다.')에 대한 의견은 일치하지만, 그 사실에 대한 해석('~ 때문에 심화된 것이다.')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프레임 경쟁(Fra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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