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확률 계산과 인간의 사고

인공지능의 확률 계산과 인간의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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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마스터
2026.03.07조회수 425회

Scales, brain and heart stock vector. Illustration of doubt

현대 경제와 투자 환경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아득히 초과하는 정보와 변수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매일 쏟아지는 뉴스와 데이터를 분석하며 미래를 예측하고 통제하려 노력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두 가지 거대한 착각에 빠진다. 첫째는 '인간의 직관과 서사적 사고로 복잡계의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는 착각이며, 둘째는 '계산하고 고민하다 보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조차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착각이다.


이번 글은 2026년 호르무즈 해협 위기라는 극도로 복잡한 지정학적·경제적 리스크를 인공지능(AI)과 베이지안 네트워크(Bayesian Network)가 어떻게 정량화하는지 그 복잡한 메커니즘을 플어 보고자 한다. 나아가, AI가 아무리 완벽한 확률 분포를 제시하더라도 그 기저에 '정신적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사고가 선행되지 않으면 모든 계산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특히 퀄리티기업연구소 님이 올려주신 글이 너무 좋아서 대부분의 후반 내용은 그 내용을 토대로 작성 했다.


1. 서사적 사고의 한계와 복잡계 리스크

이번에도 어김없이 실시간내러티브에는 시나리오 확률에 대해 도전해 보라는 글이 올라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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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언론과 여러 글에서 본 것 처럼 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해운 운임, 보험료, 그리고 거시 경제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 번에 얽힌 거대한 복잡계(Complex System) 현상임. 하루 수천만 배럴의 원유가 지나는 길목이 막혔다는 단편적인 사실 너머에는 무수히 많은 하위 변수들이 작동하고 있음.

1.1 얽혀 있는 다중 변수의 실체

실제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은 수많은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이루어짐.

  • 물리적 봉쇄의 강도와 기간: 해협이 전면 봉쇄되었는지, 아니면 특정 국적선만 나포 대상인지, 봉쇄가 며칠 내에 끝날지 혹은 수개월간 지속될지에 대한 시나리오.

  • 산유국의 대응 여력: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이 보유한 육상 및 해상 저장 탱크의 잔여 용량. 생산된 원유를 수출하지 못할 때 며칠 만에 탱크가 가득 차서 실제 물리적인 '생산 셧인(Shut-in,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것인가의 문제.

  • 우회 인프라의 가동 상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East-West Pipeline)이나 아랍에미리트의 ADCOP 송유관의 현재 유휴 생산능력(Spare Capacity)과 실제 수송 전환 가능 물량.

  • 해운 및 금융 시장의 반응: 페르시아만 진입 선박에 부과되는 전쟁위험 할증료(War Risk Premium)의 폭등 수준, 선박을 구하지 못해 발생하는 용선료 급등, 그리고 화물 보험 인수의 거절 사태 등.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악재와 변수들이 "현재 시점의 유가에 이미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가(Priced-in)"를 가려내는 일임. 최근 주요 경제 연구소의 리포트나 NBER(전미경제연구소) 등의 워킹페이퍼를 살펴보면, 이러한 원유 시장의 리스크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으며 '꼬리(Tail)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분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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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극단적인 테일 리스크(Tail Risk) 시나리오가 전체 기대값을 크게 왜곡하는 비선형적 시장이라는 것임. 실제로 학계에서는 전통적인 선형 회귀 모형을 버리고, 베이지안 계량모형이나 머신러닝을 활용해 '극단 시나리오의 확률 분포'를 동적으로 추적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고도화하고 있음.

공급망 전문가들 역시 단순히 재고 수준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석유·가스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를 베이지안 네트워크(Bayesian Network)로 모델링하여 원인과 결과의 확률적 사슬을 평가하는 프레임워크를 속속 도입하고 있음.

1.2 인간 뇌의 구조적 결함

이토록 방대하고 상호의존적인 변수들 앞에서 인간의 뇌는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냄. 인간은 진화론적으로 '확률'보다 '서사(Story)'를 이해하도록 설계되어 있음.

시장에 새로운 뉴스가 쏟아질 때, 투자자나 분석가들은 보통 다음과 같이 정보를 요약하고 소비함.


모 투자은행에서 이라크는 3일, 쿠웨이트는 2주 만에 원유 저장 탱크가 꽉 찬다고 분석했다더라."

"페르시아만 진입 선박의 전쟁 보험료가 평소 대비 10배 이상 올랐다."

"사우디가 홍해 쪽으로 원유를 빼돌릴 수 있는 우회 송유관을 최대치로 가동하기 시작했다더라.

이러한 서사들은 그럴싸한 스토리를 만들어내지만, 이를 실제 투자 의사결정이나 정량적 리스크 헤지(Hedge) 모델에 직접 넣을 수는 없음. 서사 중심의 사고방식은 치명적인 블라인드 스포트를 만들어냄.


첫째, 정보의 가격 반영도를 측정하지 못함. 방금 읽은 그 충격적인 뉴스가 이미 일주일 전 스마트머니에 의해 유가에 선반영된 구문인지, 아니면 시장의 컨센서스를 깨는 진정한 서프라이즈인지 직관만으로는 분별하기 어려움.


둘째, 정보의 중복을 걸러내지 못함. A 통신사가 보도한 내용을 B 언론사가 인용하고, C 애널리스트가 이를 다시 요약해 리포트를 냈을 때, 인간의 뇌는 이를 '세 개의 독립적인 악재'로 착각하여 공포를 증폭시킴. 사실은 하나의 소스에서 파생된 메아리일 뿐인데도 말임.


결국 "호르무즈 해협이 며칠 안에 풀릴지(단기 해소) vs 2주 이상 꽉 막힐지(장기 봉쇄) vs 외교적 협상으로 1주일 내 타결될지"와 같은 다중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을 구하고, 그것이 다시 "한 달 뒤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 100달러, 혹은 110달러를 돌파할 확률"이라는 복잡한 수익 분포로 번역되는 과정을 사람의 머릿속에서 직관으로 계산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함. 그러니 직관에 의존할수록 확증 편향에 빠지거나 공포에 휩쓸려 최악의 의사결정을 내리게 됨.


2. 소음을 확률의 언어로 번역

이러한 복잡계 속에서 AI를 활용하여 수행하는 첫 번째 핵심 역할은 혼돈스러운 뉴스 플로우와 방대한 외부 연구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사건 레이어(Event Layer)'와 '수익 레이어(Revenue Layer)'로 분리한 뒤 정량화하는 작업임. AI는 인간이 서사로 소비하는 뉴스를 차가운 '확률 구조'로 해체함.

2.1 신뢰 가중치의 산출: 정보와 소음의 분리

AI는 시장에 쏟아지는 각 뉴스, 공식 브리핑, 투자은행의 리포트들을 개별적인 '증거(Evidence, 이하 EE)' 단위로 쪼갬. 그리고 이 증거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하기 위해 네 가지 독립적인 축을 기준으로 0에서 1 사이의 스코어를 부여함.

  1. S_event (Surprise, 서프라이즈 정도): 이 정보가 기존 시장의 기대치나 컨센서스와 비교하여 얼마나 놀랍고 이질적인가를 측정함. 뻔한 내용이면 0에 가깝고, 판을 뒤집는 내용이면 1에 가까움.

  2. Q_event (Quality, 출처의 신뢰도): 정보를 생산한 주체의 과거 적중률, 데이터 수집의 투명성, 기관의 공신력을 평가함.

  3. P_event (Priced-in, 가격 반영도): 옵션 시장의 내재변동성(IV) 스큐나 최근 선물 가격의 움직임 등을 역산하여, 이 뉴스의 내용이 이미 현재 가격에 얼마나 녹아들어 있는지를 평가함. 선반영되었다면 가치를 낮춤.

  4. R_event (Relevance/Independence, 독립성): 이 증거가 기존에 수집된 다른 증거들과 교집합을 가지지 않고 얼마나 독자적인 정보값을 제공하는지를 판단함. 중복된 뉴스 매체의 인용 보도라면 이 수치가 극도로 낮아짐.

AI는 이 네 가지 스코어를 곱하여 하나의 압축된 '신뢰 가중치(w)'를 산출함.

w=S×Q×P×Rw = S \times Q \times P \times R

이 방식은 실제 석유·가스 리스크 평가에서 베이지안 네트워크로 원인-결과 노드를 쌓고, 루트 확률과 조건부 확률을 입력해 결과 리스크를 계산하는 절차와 동일함.

2.2 베이즈 업데이트(Bayesian Update)의 자동화

증거의 신뢰도(w)가 산출되면, AI는 본격적으로 베이즈 정리를 활용하여 미래 시나리오의 확률을 업데이트함.

먼저 AI는 위기가 발생한 직후의 역사적 데이터와 기본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사전 확률(Prior Probability)을 설정함. 예를 들어 초기 세팅은 다음과 같을 수 있음.

  • S0(며칠 내 부분 재개 및 완화): 약 0.45 ~ 0.60

  • S1 (2주 이상 전면 봉쇄 및 물리적 충돌 격화): 약 0.20 ~ 0.30

  • S2 (1주 내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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