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코스피에 관한 생각 : 어떻게 미국은 이게 되는 것인가?

밸류업 코스피에 관한 생각 : 어떻게 미국은 이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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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5조회수 439회

또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 그동안 제가 올렸던 글 중에서 가장 논쟁적인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정말 길고 장황한데 어그로로 가득하고 제목과 달리 투자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썰입니다. 끝까지 읽으셔도 대부분 이 글에 동의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저도 이게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올리는 글은 아니니 그냥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처럼 저도 워렌 버핏 추종자들의 책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워렌 버핏의 여러 투자 격언이 있지만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로 벤자민 그레이엄으로부터 배웠다고 하는 "주식은 사업의 일부분을 사는 것이다"가 있죠. 저도 처음 그 책을 읽을 때만해도 그 격언은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한 번 더 고민했다면 이상한 걸 느꼈어야 했습니다. 버핏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주식 투자를 했다고 했습니다. 주식이 사업의 일부라는 그 당연한 내용을 왜 버핏은 벤자민 그레이엄으로부터 배웠고, 또 그것이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라고 했을까요? 그럼 대체 그 이전까지 버핏은 주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제가 이런 의문을 처음 가지게 된 것은 코로나 시절 온갖 알트코인들이 난립하면서 아름다운 꿈을 그리는 백서들도 함께 난립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 백서가 그리는 환상적인 미래를 믿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코인을 만든 사람들의 90%는 사기꾼들이고, 10%는 몽상가들이구나. 이 10% 몽상가들조차도 ICO로 이미 너무 많은 돈을 벌었다. 그 중에서 이 백서에서 그렸던 사업을 계속 이어가서 ICO로 이미 번 돈보다도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진정한 몽상가들은 몇퍼센트나 될까?


그리고 그 때 처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식이란 개념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주식은 과연 이 코인과 달랐을까?


주식이란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현명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당시 창업자 A와 투자자 B의 대화를 그려봅니다.


A: "이건 정말 대박이 날 사업입니다. 우리 주식에 투자하세요. 우리 주식 1%를 사시면, 우리 사업의 1%를 소유하시는겁니다."

B: "그래요? 이 주식 1%를 사면 내가 당신 사업의 1% 지점을 직접 운영하는거에요?"

A: "그건 아니죠. 아무래도 이 사업은 제가 가장 잘 알고 제가 가장 전문성이 있으니까요. 절 믿어 주시면 제가 크게 불려드릴게요."

B: "그럼 당신이 경영을 해서 사업이 잘 되면 수익의 1%를 배분받을 수 있는건가요?"

A: "물론이죠. 다만 그 수익은 대부분 우리 사업에 재투자할 것이고요. 그 중 얼마나 배분해드릴지는 제가 결정합니다. 우리 사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고, 수익이 나면 우리 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더 많은 수익이 나지 않겠어요? 수익이 나온다고 바로바로 배분해드리면 그건 계모임이죠."

B: "...쉽게 말해 주식을 1% 사면 수익의 1%를 받을 수 있는데, 그 수익이 얼마인지는 당신이 정한다는 뜻인거죠?"

A: "정확한 건 아닌데 크게 틀리지도 않네요. 혹시 우리 사업이 망하거나 제가 이 사업을 때려치고 싶어서 청산하게 되면 그 때 당신은 우리 회사의 자산들을 전부 팔아서 그 중 1%를 가질 수도 있답니다."

B: ".......수익을 언제 배분할지, 얼마나 배분할지도 당신이 정하는거고, 사업을 언제 그만둘지도 전부 당신이 정하는 거고요?"

A: ".......굳이 따지자면 그렇죠"


과연 이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사기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모든 회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고, 경영진은 회사의 자원과 수익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습니다.


고객에게 유리하게 배분할 수도 있고, 거래처에게 유리하게 배분하거나 심지어 거래처를 직접 만들어낼 수도 있고, 경영진들에게 유리하게 배분할 수도 있고, 그 외에도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배분하거나 사회환원을 많이 할 수도 있죠.


상당수 공기업의 경영진이 정치적 이유로 고객이나 제3자에게 극단적으로 유리하게 자원을 배분하는 특수 사례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버핏이 시즈캔디 인수 이후 매년 본인이 직접 시즈캔디의 가격을 올렸는데, 그 전까지의 경영진은 본인 제품의 가치를 잘 몰라서 사실상 고객에게 유리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하여튼 회사가 번 최종 순이익의 주주환원을 이야기하기 전에 경영진이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그 순이익 자체를 조절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걸 너무 의도적이고 노골적으로 개인적 이익을 꾀하는 방향으로 하면 공정거래법 위반, 분식회계, 배임, 횡령 등 각종 범죄로 철컹철컹하게 되겠지만 현실에서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나누는 것도 대단히 어렵고, 경영진에게 맡겨진 재량과 합리적인 범주 이내에서도 얼마든지 주주가 아닌 다른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더 고려할 수 있는 것이죠.


가치투자가 정말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경영진 입장에서 생각해봅니다. 역시나 거짓말을 못하는 가상의 중견기업 창업자 A씨가 투자자들에게 하는 대화입니다.


A: "이 회사가 누구 꺼냐고요? 당연히 제꺼죠. 설마 그 돈 조금 넣었다고 정말로 이 회사의 일부라도 당신꺼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누가 양심이 없는건가요? 당신은 이 회사에 돈만 넣었죠. 전 저의 돈, 시간, 아이디어, 기술, 재능을 이 회사에 전부 넣었어요. 지난 30년 동안 쉬는 날이 며칠이나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제 인생을 전부 이 회사에 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요. 만약 이 회사가 망했다면 당신은 돈만 날리는거지만, 전 제 인생을 전부 날렸을거에요. 이 회사의 운명에 가장 큰 리스크를 부담했던 것은 바로 나에요.


반대로 우리 회사의 성공, 우리 회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기여가 누구였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나에요. 내가 만든 기술, 내가 생각해낸 사업모델, 이 조직을 이끌어온 나의 리더십, 결정적인 순간에서 나의 판단력,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포기하지 않고 지탱해온 나의 끈기와 노력, 환경 변화에 적응해간 나의 경영능력이 이 회사를 여기까지 끌어온거죠. 당신의 기여는 나와 내 사업모델을 조금 일찍 알아봤던 안목 정도죠. '나'를 알아본 당신의 안목은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결국 내가 없으면 그것도 아무것도 아닌거라고요.


아 물론 정말 감사하죠. 우리가 상장도 하기 전부터, 돈도 없고 아무 것도 없을 때 우릴 믿고 자금을 투입해준 은혜를 제가 모르는 것이 아니에요. 근데 당신도 100배 가까이 벌었잖아요. 당신이 얻은 수익이 정말 당신의 기여에 비해 너무 적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업 매출이 1000배 커졌다고 당신도 1000배 벌어야겠다고 하는게 정말 맞다고 생각해요?


아 당신은 상장 후에 투자해서 30% 밖에 못 벌었다고요? 아니 당신은 우리 회사가 이미 충분히 성장해서 완전 대박 터지기 직전에 사서 고작 1년 들고 있었던 거잖아요. 당신이 투자했다는 돈은 우리 회사에 직접 들어온 것도 아니에요. 당신이 우리 회사 주식을 얼마나 비싸게 샀든 우리 회사에 대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든 그것으로 우리 회사가 이익 본건 아무것도 없다고요. 당신이야말로 정말 우리 회사 성장에 무슨 기여를 했는데요? 어떤 근거로 그동안 나와 우리 임직원들이 얻어낸 성과 대부분을 가져가야 한다면서, 지난 1년간 당신이 벌어간 30% 수익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는건데요?


여전히 동의 못하겠다고요? 그럼 당신이 직접 하세요. 이제 당신이 회사 만들어서 사업하고 제가 그 회사에 투자하면 되겠네요. 훌륭한 기술과 좋은 사업모델을 가져와서 저를 설득해서 투자금을 받아가세요. 그리고 꼭 그 사업 성공시켜서 당신의 신념을 지켜서 수익이 나면 전부 배당하시고 주주들이 진짜 주인인 회사 만드세요. 저도 이제 좀 쉬면서 그 회사 주주로 성공을 기원해볼게요.


국가적으로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요?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해봅시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좋은 기업이 많아져야 하나요? 아니면 좋은 투자자들이 많아져야 하나요? 우리나라에 정말 혁신적인 기술과 훌륭한 사업모델을 가진 돈 잘 버는 너무 좋은 기업들이 넘쳐 흐르는데, 투자자들이 부족해서 주식시장이 저평가되는거에요? 아니면 돈도 많고 투자자도 많은데 지금도 돈을 잘 벌고 앞으로는 더 많이 벌 것 같은 좋은 기업이 부족해서 주식시장이 저평가되는거에요? 진짜 이 나라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국가적 차원의 인센티브가 창업자와 경영진들에게 가야되나요? 아니면 투자자들에게 가야되나요? 뭐가 진짜 이 나라를 위한 거라고 생각해요? 정치인들이 기업인들의 인센티브를 빼앗아 투자자들에게 주려고 하는거, 그거 투자자들이 부족하고 투자의 유인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실은 그냥 기업인들보다 투자자들이 훨씬 많기 때문 아니에요? 정확히 포퓰리즘이죠."



이 이야기를 듣고 "어라? 설득력이 있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이게 말인지 막걸리인지, 한 글자 한 글자 전부 반박해야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생각이 진짜 옳은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경영진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유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러한 생각이 옳고 그른지는 판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정도 생각은 듭니다. 자유시장 원리에 기초한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와의 체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보다 더 옳았기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이익 추구를 통한 전체 사회의 발전이 더 우월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죠. '기업은, 경영진 개인이나 다른 어떤 이해관계자, 사회적 이익보다도 주주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주주자본주의의 이론적 근거 역시 '보이지 않는 손' 개념과 유사하게 기업이 기업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전체 사회와 경제에 최적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기업가들에게는 주가 상승이 기업가들에게도 이익으로 곧바로 느껴지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잣대로 이것이 옳은 것이라고 기업가들을 설득하거나 또는 법으로 강제해서 주주가치 상승을 요구한다면 그 수단이 무엇이든 과연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상장회사는 초기 투자를 받고 결국 상장까지 넘어가는 과정에서 창업가인 경영진의 지분은 상당히 줄어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러스 방향으로도 마이너스 방향으로도 경영진이 회사 가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비해 경영진의 개인적 이익과 주주의 이익은 벌써 상당히 괴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사실 저는 밸류업 코리아에 큰 기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금투세 개정이든 상법개정이든 상속세 같은 각종 세제 개편이든 전부 곁다리만 긁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경영진 개인의 이익과 주가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상당히 괴리되어 있는 상황에서 계속 경영진이 아닌 투자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경영진에게는 정말 새삼스럽게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반대로 상속세 때문에 경영진이 주가를 낮게 찍어누를 유인은 없애버리겠다는 것만으로 정말 앞으로 대한민국 기업의 경영진들이 주가를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될까요?


IPO가 It's Probalby Overpriced의 약자라는 것은 미국에서도 아주 유명한 얘기죠. 상식적으로 너무 당연합니다. 우리 회사가 정말 좋은 회사고, 돈을 쓸어담을 미래가 너무 선명하고, 확신으로 가득차 있다면 '내 돈'으로 그 사업을 하겠죠. 돈이 부족하면 은행이 아니라 사채업자 돈을 빌려서라도 '빌린 돈'으로 그 사업을 하겠죠. 창업자가 그동안 고생고생하며 소중하게 지켜왔던 지분율을 희석시키면서 선의로 이 성공의 과실을 만인과 나누고 싶어서 상장하는 것일까요?


앞으로 성장의 기회가 명확하게 보이고, 그 기회를 잡으려면 돈이 너무 많이 필요한데, 이 정도 큰 돈은 내가 당장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으니, 정말 너무너무 아깝지만 피눈물을 머금고 상장을 하는 경우가... 정말 많을까요? 이 사업이 계획대로 성공하면 대박은 맞는데, 성공 확률이 너무 낮으니 그 리스크를 분담하고 싶은 것 정도도 사실 상장의 좋은 케이스겠죠.


현실은 그냥 상장 자체로 드디어 창업자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이 그 주식을 팔고 현금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유인이겠죠. 대기업에 팔고 엑싯을 하든 상장을 해서 엑싯을 하든 결국 대다수 스타트업의 최종 목표가 엑싯으로 큰 돈 한번 만져보는 것이 현실인데, 과연 상장 이후에도 회사를 계속 성장시켜서 지금까지는 내가 부자가 되려고 이 회사의 상장을 목표로 살아왔지만, 이제 나는 부자가 되어 목표를 이루었으니 앞으로는 나를 도와준 주주들을 위해 남은 인생을 바쳐야겠다고 결심하는 창업자가 얼마나 될까요?


그러니까 진짜 밸류업 코리아를 하고 싶다면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한국 주식은 저평가되는가? 왜 한국의 경영진들은 주가 상승보다 다른 것에 관심이 많은가? 왜 한국의 경영진들은 이기적이고 부도덕한가? 왜 한국은 이게 안 되나?"를 묻는 것이 아니라,


"왜 미국 주식은 고평가되는가? 왜 미국의 경영진들은 무조건 주가 상승을 최우선으로 두는가? 왜 미국의 경영진들은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가? 도대체 어떻게 미국은 이게 되는 것인가?"를 물어야 답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처음 떠올랐던 생각은 미국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완전히 정착되어 있고, 그 전문경영진에 대한 보상이 주가에 연동된 경우가 많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전문경영인들은 자신의 보상이 주가와 연동되어 천문학적인 금액을 보수로 받는 경우가 많고, 임기 중 주가 상승이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력이 되어 또 다른 회사에서의 기회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본은 없으나 능력이 있는 전문경영인 개인 입장에서는 회사의 주가를 최대한 올려주는 것이 본인이 새로운 차원의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입니다. 그러니까 마치 학생이 시험 성적에 매달리고, 정치인들이 선거 결과에 매달리는 것처럼, 미국의 경영인은 주가의 상승 자체를 본인들의 목표이자 평가지표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경영진들이 더 도덕적이고 이타적인 것이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경영진 개인의 이익에 합치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전문경영인 개인은 위험한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했을 때의 과실은 최대한으로 누리지만, 반대로 그 사업이 실패할 경우 전문경영인 개인의 손실은 거의 없고, 주주들만 그 손실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가 완벽하게 합치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이해충돌 문제를 굉장히 강조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실패했을 때의 책임을 제한함으로써 기업가의 야성적 충동을 자극하여 위험을 감수하도록 하여 더 높은 성장을 꾀하는 것은 전문경영인 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주식회사'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주들도 그 유한책임 제도의 혜택을 누리면서,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실패에 대한 책임은 최대 투자원금으로 제한하고 성공했을 때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최대한으로 취득하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큰 틀에서는 실패의 리스크는 부담할테니 성공했을 때의 혜택을 크게 누리겠다는 주주들과 전문경영인의 목표와 이해관계가 결국 같아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전문경영인은 실패할 경우 재산상 손해가 거의 없는 것은 맞지만, 자신의 시간과 경력을 그 회사에 올인해야 했으므로 그 시간과 경력이라는 손해는 전문경영인 본인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합니다. 반면, 주주들은 채권 같은 안전자산과 주식 안에서도 여러 회사에 분산 투자함으로서 실패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이 해결할 수 없는 이해충돌 문제를 갖고 있다거나, 이 시스템이 전문경영인에게만 무조건 유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미국은 어떻게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잡게 되었을까요? 자신들이 평생 쌓아올린 회사를 자신의 핏줄에게 물려주고 싶어하고, 자신의 자녀들이 그 사업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것은 본능에 가까운 일일텐데요. 빌 게이츠도, 스티브 잡스도, 제프 베이조스도, 워렌 버핏도, 창업자들이 지배구조 정리를 통한 지분 상속이나 경영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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