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며...
나는 사진을 잘 찍고 싶다. 그래서 촬영을 하고, 보정을 하고, 타인의 사진을 감상하고, 예술 작품을 보며 그것을 사진에 적용해보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몇 가지 질문에 머물게 된다.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들이 정말 내 사진에 도움이 되고 있는 걸까. 내 실력은 과연 늘고 있는 걸까. 애초에 사진 실력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생각들을 자주 하게 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내 사진은 분명 달라졌다. 하지만 1주일 전의 사진과 지금의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면 생각만큼 큰 차이는 잘 보이지 않는다. 변화란 아주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게다가 그 변화가 늘 선형적으로 쌓이는 것도 아닌 듯하다. 지난 1년의 시간 역시 매일 조금씩 고르게 변한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시기나 강렬한 통찰을 계기로 한 번에 크게 달라졌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변화를 분명하게 인지한 순간도 있었고, 반대로 무엇이 바뀌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채 시간이 지나간 적도 있었다.
투자 수익률을 이야기할 때 변동성을 견디는 예시로 많이 사용되는 짤이다. 하지만 이는 투자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일들에 적용되는 좋은 짤이라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내가 투자한 시간만큼 무언가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 내 노력, 노동의 댓가를 그대로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세상은 운과 불확실한 요소들의 영향을 너무나 많이 받는다. 운도 실력이라 단순히 말하기도 하지만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Not surprisingly, when you look out into the world … both skill and luck are contributing. The real question is, in what proportion?”
세상 대부분의 결과에는 실력과 운이 함께 작용한다. 진짜 질문은 ‘그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 다’
-마이클 모부신-
Title: Cloudbulbs
내가 1년쯤 전에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을 시작으로 나는 하늘을 대상으로 한 연작, 그러니까 인위성과 우연성이라는 주제를 떠올리게 되었다. 이 사진에는 밝기와 대비만 조절했을 뿐, 크롭이나 형태의 변형, 무엇을 지우거나 추가하는 작업은 전혀 하지 않았다. 두 조각의 구름이 두 개의 전등갓과 겹쳐 보이는 이 우연은 아무리 생각해도 설명할 길이 없다.
이 장면을 찍은 것은 분명 나지만, 나는 다시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렇다면 이 사진을 과연 내 실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사진을 찍은 뒤 한동안 사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다시는 이런 사진을 찍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그리고 사진이란 결국 우연의 산물일 뿐인지도 모른다는 허무함이 마음 깊은 곳까지 밀려들었다.
하지만 이 장면 자체는 다시 찍을 수 없더라도, 그 이후에도 나는 이에 못지않은 좋은 사진들을 여러 장 찍었다. 결국 지금의 내 결론은 이렇다. 우연이든 실력이든, 그것이 발휘될 기회는 결국 많은 시도 속에서만 생긴다.
그러니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그냥 닥치고 찍을 뿐.
1만시간의 법칙에 대한 오해
이런 바람, 이를테면 시간 투자와 실력 상승이 곧바로 비례할 것이라는 믿음이 투영되어 대표적으로 오해된 것이 이른바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일정 수준의 성취를 이룬 전문가들이 해당 분야에 대략 1만 시간 정도를 투자했다는 이야기인데,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렇게 받아들였다.
1만 시간이라는 충분한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좋은 실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바로 그 ‘만’이라는 생각이 문제를 만든다.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동일하게 흐르고, 무언가에 들인 시간은 겉으로 보기에는 선형적으로 축적된다. 그래서 사람은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언가를 해냈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핵심은 단순히 얼마나 오래 했는지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있다.
오해의 시작이 된 논문의 그래프. 이 그래프는 피아니스트의 나이에 따른 연습에 투자시간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누적연습량이 실력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이 그래프만 보면 시간을 많이 투자한 것이 실력의 독립변인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의 '시간'은 '의도적인 연습시간(Deliberate Practice)'라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그냥 “단순반복”이 아니라, 실력 향상을 목표로 설계된 훈련을 해야한다. 이 훈련의 특징은 현재 약점을 겨냥한 과제, 즉각적이고 정보가 되는 피드백(교사·코치·결과지표), 집중을 요구하는 반복, 방법/전략을 계속 수정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구조를 포함한다.
중요한 것은 의도적 연습은 본질적으로 “힘들고, 그 자체가 즐겁기보다는 ‘실력향상’ 때문에 하는 활동”에 가깝다
는 점이다.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이 내용에 대해서 이 논문의 저자가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He misread that as every one of them had spent at least 10,000 hours, [as if] somehow they passed this magical boundary.
말콤글래드웰은 “그들 모두가 최소 1만 시간을 썼고, 마치 어떤 마법 같은 경계선을 넘어선 것처럼” 말했다.
He was citing our work, but unfortunately, he misread it a bit
그는 우리 연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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