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 섬세한 대파님께서 올려주신 글을 보면서, 내 투자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되물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1. 기본적인 성향
나는 비관론자적인 기질이 다분하다. 근데, 웃긴건 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낙관론자였던 것 같다는 것이다(ㅋㅋㅋ). 이름하야 비자발적 비관론자라고 하겠다. 일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다보니 화도 많아지고 사람이 싫어지고, 투자로 돈도 잃어보니까 세상이 다 싫어지고... 그것이 반복되다보니 딱히 긍정적이지는(?) 않은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Valley 시작 이후로 많이 치유되어서 지금은 이정도지만, 2년전을 생각해보면...정말 어두웠다.
비관주의는 약간 중2병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다. 비관주의는 남들이 다 오른다고 했을 때, 나 혼자 "틀렸다"고 외쳐서 진짜로 내 말이 맞아 하락했을 때 드는 그 특유의 우쭐함(?) 같은 것에 중독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오른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마치 탐욕에 눈이 먼 사람이고, 나는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위인이 된 것 같은 선민사상으로부터 오는 묘한 뒤틀린 만족감이 있다.
그리고 자신이 엄청나게 알아보고 공부해서 낸 결론이 맞는 것 같은데, 아무 생각없이 무지성 엔비디아나 코인 몰빵으로 두배 세배 열배 수익을 낸 주변 사람들을 보며 "그렇게 두 세번만 더해봐라, 그 끝은 0원이다"라고 중얼거리면서 자기가 진 것 같아서 겉으로 티는 못내고 혼자 부글부글한다. (제 얘기입니다 ㅎㅎ)
근데, 사실 그 사람들이 뭐 대단히 잘못한 것도 아니다. 오른다고 무지성 몰빵하는 사람들도 나랑 하나 다를 것 없이 돈을 벌려고 여기에 왔을 뿐이다. 그리고 나 역시도 불과 1~2년전까지, 그 사람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그 동안 공부 조금 더 열심히 했다고, 머리 조금 컸다고 다 같은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가져가면서 있지도 않은 가상의 적을 향해 쉐도우 복싱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나는 시장에 무언가를 입증하러 나온 것이 아니다. 당신들이 탐욕에 눈이 멀었고, 틀렸고, 내가 맞다고 입증하러 나온 것이 아니다. 나 역시도 돈을 벌러 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철학은 있어야겠지만 신념을 내세울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낙관론자는 수익을 얻고 비관론자는 명성을 얻는다고 한다. 나는 주식시장에 무엇을 얻으러 왔는지 생각해보면 낙관론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자명하다. 적어도 스스로가 비관론자인 것을 메타인지하고, 비관론자들이 주의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끊임 없이 상기해서 균형있는 시각을 가져가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2. 높은 기댓값
얼마든지 패를 거를 수 있고,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꼽는 개인투자자의 최대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나에게 지금 당장 베팅하라고 칼들고 협박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이 점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기관들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이 어떻게 개인이 기관보다 유리햬? 말도 안된다"라고 생각했다.
"기관들은 블룸버그 같은 고가의 터미널도 있고, 자금의 우위도 있으며 여러가지 정보를 빠르게 취합할 수 있는데 어떻게 개인투자자들 보다 불리한 점이 있는가?"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운용역분들의 나름의 고충이 있다.
거래의 규모가 커서 시장 충격과 슬리피지 같은,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고려할 필요가 없는 부분들도 생각해야 한다. 거기에 남의 돈을 운용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