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시장의 특징은 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며 재미없이 흘러가지만, 몇 개의 특정 섹터로 수급이 몰리는 모습이 관찰된다는 점입니다. 저는 9월 시장을 준비하며 관심 종목군을 10~20개 정도로 추려놓았는데, 그중에서도 조선 및 조선 기자재 섹터가 특히 강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현금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이렇게 관심 종목군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면 "주가가 튈 때 빨리 들어갈걸..." 하는 아쉬움이 들고, 이내 "지금이라도 들어갈까?"라는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보통의 투자자라면 겪는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일 것입니다.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잘 모르는 종목을 따라붙는 것은 단순 테마 추종이나 돌파 매매일 수 있지만, 깊이 이해하는 종목이라면 확률적 사고에 기반한 합리적인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추세추종 전략의 일종입니다. 시세가 형성되는 종목에 비중을 높여가며 추세를 따라가는 전략이죠.
이 전략은 매우 훌륭하며, 많은 투자자가 이 방식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 또한 이러한 전략의 유효함을 뒷받침합니다. 시세가 형성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다시 긍정적인 뉴스 플로우를 만들어내고, 이러한 긍정적 피드백 루프가 추세를 더욱 강화하는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조선 및 조선 기자재 주식들이 이러한 모습의 전형입니다.
저 또한 이 전략으로 성과를 낸 경험이 있지만, 반복적으로 수행했을 때 제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전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제 투자 원칙은 추세추종과는 반대라고 할 수 있는 역발상 투자와 가깝습니다. 저는 제 능력 범위를 고려할 때 역발상 투자 방식이 제가 꾸준히 잘 해나갈 수 있는 전략이며, 이 전략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을 상회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추세추종 전략이 우월해 보이는 환경에서는 이따금 원칙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제가 이러한 원칙을 지켜나가고 현재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한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회계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겠습니다.

우리의 투자는 회계적으로 보면 새로운 자산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투자로 발생한 수익은 회계 분개로 표현하면 차변에 '투자자산'이 생겨나고 대변에 '투자자산평가이익'이 기록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회계가 자산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해한다면, 우리의 투자 전략에 새로운 관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준서에 따르면 자산은 과거 사건의 결과로 기업이 통제하고 있고, 미래 경제적 효익이 기업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원으로 정의됩니다. 이러한 정의는 세 가지 핵심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 '과거 사건의 결과'라는 것은 자산이 현재 존재하게 된 원인이 과거의 거래나 그 밖의 사건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둘째, '기업의 통제'는 해당 자원으로부터 발생하는 미래 경제적 효익을 확보하고, 다른 기업이 그 효익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셋째, '미래 경제적 효익'은 자산이 미래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유입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할 잠재력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투자전략의 기본도 이러한 자산의 정의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투자전략이 기업의 과거 사건들에 대한 관찰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재무제표, 사업보고서, 애널리스트 보고서 또는 기타 자료 조사를 통해 기업의 과거 행적들을 조사합니다.
이런 관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통제 능력을 확인합니다. 기업이 만들어 내는 서비스와 제품을 경쟁자들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통제능력을 확인합니다. 쉽게말하면 경제적 해자 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적 해자를 바탕으로 미래 경제적 효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해야합니다.
개인적인 주장이지만, 저는 이러한 자산의 정의를 충족해야 비로소 '투자(Investing)'라고 부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는 Investing이라기보다는 '베팅(Betting)'이나 '트레이딩(Trading)'으로 정의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물론 베팅이나 트레이딩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Investing은 이 두 개념과 구별되도록 '자산을 형성하는 과정'이라는 본질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한편, 자산의 정의를 충족한다고 해서 모두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인식되려면 다음 두 가지 '인식 요건'까지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미래 경제적 효익이 기업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래 경제적 효익의 유입이 불확실하지 않고,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높다'는 것은 '0'보다 큰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보다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가 또는 가치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다: 자산의 취득원가나 공정가치 등 그 가치를 합리적으로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어야 재무상태표에 자산으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가치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없다면, 자산의 정의를 충족하더라도 재무상태표에 인식할 수 없습니다.
자산의 정의는 투자의 정의와 연결된다면, 자산의 인식기준은 투자전략과 연결됩니다. 여기에서는 대표적인 두 가지 투자전략인 추세추종과 역발상투자를 비교하여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두 전략 모두 "미래 경제적 효익이 기업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라는 요건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세추종의 경우에는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다"를 충족하지 않는 반면, 역발상 투자는 이를 충족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의를 하기 전에 "회계기준의 보수주의"에 대해서 우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계적 이해가 있으시다면, 자산의 인식요건은 보수주의를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산의 인식하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이 제거된 상태"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자산이 아닌 부채 쪽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확정채무, 충당부채, 우발부채 그리고 우발자산에 대한 정의를 가볍게 살펴본 후에 이야기를 이어가보겠습니다.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서 충당부채와 확정채무는 모두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현재의무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의무의 이행 시점이나 금액의 확실성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불확실성의 존재 여부입니다.
확정채무는 충당부채와 달리 누구에게(채권자), 언제(지급기일), 얼마를(금액) 갚아야 할지가 명확하게 확정된 부채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원재료를 외상으로 구매했다면, 공급업체에 지급해야 할 ...






깊은 생각이 담긴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