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라는 알리바이와 정부 주도의 정교한 경제 설계
1.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정교한 퍼즐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돈 그 자체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감세 기대감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자극하는 동시에, 실물 경기 바닥에서는 심상치 않은 파열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는 외통수에 몰려 있었다. 이 외통수는 코로나 이후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물가를 잡자니 경기가 부러지고, 경기를 살리자니 물가가 튀어 오를 상황. 하지만 2025년 말 현 시점까지도, 현 시점은 약간의 숨고르기에 들어가긴 했지만, 미국 증시는 다시금 '골디락스'를 외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 극적인 반전이 단순히 운(Luck)이었을까?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 역대 최장기 셧다운, 데이터 공백,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의 금리 인하를 복기해 보면,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가 주도하고 연준이 수행한 고도로 계산된 '패권 방어 전략'의 일환이 아닐 수 없다.
2. 유동성 가뭄과 트리핀 딜레마의 위기
9월 말, 미국의 금융 환경은 기술적으로 한계에 봉착해 있었다.
연준의 긴축(QT): 대차대조표 축소는 계속되고 있었다.
TGA 상승과 SOFR 발작: 10월 셧다운으로 정부 지출이 멈추자, 세수는 들어오는데 돈이 풀리지 않아 TGA 잔고가 급증했다. 이는 시중의 유동성(지급준비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고, 급기야 단기 자금 시장의 핵심 지표인 SOFR(담보부 익일물 금리)가 급등하는 발작 증세까지 나타났다.
미국은 전 세계에 달러 빚을 지우며 성장해 온 구조적 모순, 즉 '트리핀 딜레마(Triffin Dilemma)'에 직면해 있었다. 나는 이를 다른 말로 '레버리지 딜레마'라고 부른다. 전 세계의 달러 빚으로 지탱되는 이 구조가 붕괴하지 않으려면, 미국은 더 극적인 성장을 이룩하여 그동안 누적된 막대한 적자를 스스로 녹여내야만 한다. 즉, 압도적인 고성장만이 빚의 무게를 견디는 유일한 해법인 셈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추진하는 AI 기술 패권 로드맵의 핵심이다. 더 나아가 AI와 로봇 기술이 결합된다면, 과거 중국으로 유출되었던 제조업의 생산성마저 미국으로 되찾아올 수 있다는(Reshoring) 큰 그림까지 그려져 있다. 이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성장의 마중물이 될 유동성을 공급할 명분이 절실했다.
3. 43일간의 블라인드, 셧다운의 진짜 목적
2025년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이어진 43일간의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 표면적으로는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적 힘겨루기였지만, 결과적으로 이것은 시장에 씌워진 거대한 '눈가리개'였다.
이 눈가리개는 고용뿐만 아니라 가장 민감한 '물가(Inflation)'와 소비 지표까지 가려버렸다.
가상 시나리오 (데이터 정상 발표 시): 만약 10월, 11월에 물가 데이터(CPI, PPI)가 정상 발표되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