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트럼프는 왜 연준에 시비를 걸까? - 매일경제](https://pimg.mk.co.kr/news/cms/202408/12/news-p.v1.20240812.5652384ec2d04c0d9dbde8b2ef6de2f6_P1.jpg)
연준과 트럼프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지 못하게 막으면서, 동시에 가장 힘든 중저소득층의 소비를 서서히 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 과정에서 빅테크와 금융 레버리지 쪽은 의도적으로 과열을 제어받고 있다고 판단한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리이고, 금리는 다시 연준과 정치·재정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금리의 방향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연준과 트럼프 정부라는 두 축의 의사결정 구조를 따로, 그리고 함께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연준은 물가안정과 최대고용이라는 듀얼맨데이트를 기준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최근의 금리인하 근거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고용의 하방 리스크였다. 최근 1주일간 발표된 데이터를 보면, 인플레이션 재가열 리스크는 크지 않은 반면, 소비와 고용 측면의 하방 리스크는 여전히 유의미하게 존재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월러 발언에서 드러나듯, 현재 미국 경제는 K자 구조를 보이고 있다. 높은 소득분위의 사람들 소비가 경제를 떠받치는 반면, 중저소득층의 여건은 점점 악화되는 양상이다. 상위 소득층은 주식 보유 비중이 높고,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으로 자산이 늘어나면서 소비도 더 커졌다. 이로 인해 상위 계층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반대로 중저소득층은 모기지와 리스 부담이 여전히 높고, 연체율도 상승하는 중이다. 이 계층의 소비는 이미 꽤 손상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중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한계소비성향이 높다. 추가 소득이 들어오면 저축보다 소비로 이어질 비중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동시에 소비의 비가역성도 존재한다. 한 번 늘어난 소비는 소득이 줄어든다고 해서 선형적으로 줄어들지 않는다. 톱니바퀴, 혹은 계단처럼 어느 임계점을 넘어서야 한 번에 크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저소득층 소비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모습이 가시화됐다면, 이미 그 이전부터 소득 감소와 생활 여건 악화는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다고 해석해야 한다. (911GT3RS)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공개적으로 비둘기 모드로 전환하며 빠르게 인하를 진행하면, 금융여건(FCI)이 급속히 완화되고 주식시장은 다시 AI 사이클과 함께 빅테크, 레버리지 롱으로 과열될 위험이 있다. 연준이 행동과 레토릭을 분리해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매파적인 발언으로 고레버리지와 연결되는 주식시장과 과도한 경기 기대를 눌러두고, 실제 정책 결정은 향후 데이터와 단기자금시장 플럼빙 상황을 보면서 신중하게 완화 방향으로 옵션을 남겨두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12월 인하를 단행할 경우 다시 레버리지와 과열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셧다운으로 통계가 비어 있는 구간에서 미리 시장을 눌러놓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연준은 공식적으로는 주식시장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지만, 주식의 상승이 자산효과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아예 보지 않을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 앞으로도 주식시장이 과열 국면으로 진입하는 조짐을 보이면, 연준 풋은 방향성 완화라기보다 레토릭을 통한 속도 조절과 제어 형태로 시장에 계속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AI 사이클과 빅테크 롱에 대한 구조적 뷰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과거와 같은 속도와 폭의 리레이팅을 기대하기에는 환경이 달라졌다고 보고 빅테크 롱에 대해 톤다운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트럼프 역시 딜레마 속에 있다. 미국의 전략적 승리를 위해서는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 AI 공급망, 반도체, 양자산업 등을 챙겨야 한다. 동시에 재선과 정치적 생존을 위해 중저소득층의 체감경제를 개선해야 한다. 최근 셧다운과 재정·관세 믹스의 결과, SNAP 푸드스탬프 지연과 실질 구매력 하락의 충격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계층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이다. 이들 역시 같은 한 표를 가진 유권자이며, 이들의 이탈은 정치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언론 기조와 사법 리스크를 보면, 트럼프 입지는 상당히 불안정해 보이며, 권력이 조금만 약해져도 각종 이슈(법원 판결, 관세 논란, 과거 스캔들 등)로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 동시에 재정을 무제한으로 풀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고, 그 부담이 다시 중저소득층에 전가되는 구조라, 단순한 재정 확대로 해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트럼프는 기술패권 경쟁과 정치적 생존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최근 중국과의 관계에서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거나, 엔비디아 칩 수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모습은, 두 목표 중 하나를 포기하기보다는 타임라인을 다르게 가져가려는 시도일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까지는 기술패권보다 표심 회복에 조금 더 비중을 둘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이 크게 튀지 않는 범위에서 중저소득층을 겨냥한 정책이 점진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기술패권의 타임라인이 뒤로 밀려난만큼, 중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연준과 정부라는 두 축을 합쳐보면, 향후 국면은 대략 다음과 같은 흐름을 그릴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매파적 레토릭이 지속되면서 빅테크 상방이 제한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디스카운트·필수소비, 저가 제품, 애프터마켓처럼 중저소득층 소비 회복에 직접 노출된 종목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