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관련 글에 대한 반성문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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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2026.04.09조회수 144회

작년 12월 30일, 나는 금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이후 금 가격은 더 상승했고, 시장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금에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그다지 좋게 보지 않던 '아이티센글로벌' 이라는 종목도 강한 상승을 보여줬다.


당시 어떤 프레임으로 금을 해석했는지 살펴보고, 어디서 어긋났는지 피드백하며, 앞으로는 또 어떻게 흘러갈 것 같은지 조망하기 위해 반성문을 쓴다.




  1. 금에 비관적이었던 이유

사실 조금 더 긴 시계열에서는 아직 유효할 수 있는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금을 해석한 프레임은 크게 2가지였다. 가치보존 프리미엄과 불확실성 프리미엄. 가치보존 프리미엄에는 화폐가치 하락 우려, 금리인하 기대, 기대인플레이션, 통화정책 신뢰도 저하, 무리한 재정정책이 반영된다. 그리고 불확실성 프리미엄에는 전쟁, 경제제재, 관세, 공급망 갈등, 정치적 불확실성, 금융리스크 같은 비연속적인 충격이 포함된다. 당시 금의 가격상승을 이 두 프리미엄이 동시에 확장된 결과로 해석했다.


나는 금의 기록적인 상승에 수요가 있다고 봤고, 이 수요의 성격을 단순히 인플레이션 헷지로 본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 외환보유고 동결 이후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자산의 정치적 리스크를 재평가했고, 트럼프의 재당선과 관세부과가 금의 선제적 수요를 자극했다. 여기에 관세로 인한 공급망 갈등이 원자재 전반의 상승을 만들었고, 이후에는 AI 산업 확대와 재정지출 증가압력이 금속 및 원자재 수요 전반을 밀어올리는 배경과 함께,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 우려와 리테일의 금ETF 매입세 확대가 더해지며, 금가격에는 가치부존과 불확실성 모두 강하게 반영된다고 판단했다.


역사적으로 금은 금리인하 기대가 강해지고 실제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서 강했지만, 금리의 바닥이 확인되고 다시 인상가능성이 열리는 구간에서는 장기간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작성 당시 경제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고, 인플레이션은 끈적거렸다. 시장의 금리인하 컨센서스는 많아야 1~2번이었고, 나는 1번도 어렵다고 보고 있었다. 이 경우 금의 가치보존 속성이 더이상 강화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특히 실질금리를 중요하게 봤다. 당시 장기물 금리는 기간프리미엄을 반영해 여전히 높았고, 점차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었다. 단기금리는 인하경로와 연준의 RMP로 인해 눌려있었다. 커브는 비정상적 플래트닝에서 점차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었고,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해 2%대 상단으로 내려오는 와중에도 실질금리가 양의 영역이라는 점이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반면 명목금리가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고, 그렇다면 실질금리는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금은 현금흐름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에서 기회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은 강한 상승을 보여줬는데, 나는 이런 현상을 구조적 펀더멘탈 변화 보다는 가격 비탄력적인 수요의 집중으로 해석했다. 대표적으로 중앙은행의 대규모 매입, 관세부과 이전의 선제적 수요, 리테일 ETF 자금유입 등을 의미하며, 이런 매입이 시간이 지날수록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금과 실질금리의 전통적인 매커니즘이 일시적으로 훼손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다시 복원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불확실성 프리미엄 역시 영구적이라 보지 않았다. 금에 붙는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이벤트형과 구조형으로 나눠봤고, 금 가격에 두가지가 모두 반영됐다고 봤다. 그래서 금의 속성으로 본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고점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역시 하반기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둔화와 중국과의 관계, 뿌려놓은 협박에서 실제로 얻어낼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봤다. 이렇게 금에 붙어있던 이벤트형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약해진다고 판단했다.


나의 비관론을 정리하면, 금가격은 이미 가치보존과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었고, 가격 비탄력적인 수요가 멎을 것이며, AI 성장으로 실질금리가 오르며 기회비용이 커지는 국면에 들어선다, 였다. 핵심 포인트는 '실질금리 상승 > 금 기회비용 압박 > 하락' 이었다.




  1. 실제로 왜 상승했는가

실제 시장은 내 예상과 다르게 상당기간 동안 더 상승했다. 예상대로 명목금리 자체는 강한 수준을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상승했는데, 기대인플레이션이 더 크게 상승하며 실질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금 가격은 내가 우려했던 부담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펀더멘탈적으로 지지를 받았다. 이 지점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피셔방정식으로 돌아갔다.


명목금리 = 실질금리 + 기대인플레이션


당시 내가 더 많이 본 것은 명목금리의 절대 수준과 방향뿐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금 가격에 더 중요한 것은 명목금리 내부에서, 실질금리와 기대인플레 중 무엇이 명목금리를 이끄냐였다. 실제 시장은 명목금리의 상방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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