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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살아남는 투자법 - COVID pandemic : 방아쇠는 당가졌다
세상분석소2026 시리즈 연재 지식한스푼

난세에 살아남는 투자법 - COVID pandemic : 방아쇠는 당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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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2026.06.01조회수 2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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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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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어가며


합리에 근거한 과학적 사고방식, 그리고 개인의 행복을 강조하는 서양식 가치관은 인류를 무지와 굶주림에서 해방시켰지만 개인의 일생을 뛰어넘는 시간에 대한 관찰력을 잃게 만들었다. 전근대인들은 그들 스스로가 개인의 선택과 무관한 시대적 상황에 묶여있다는 사고방식에 익숙했지만, 종교와 이념에서 해방된 현대의 선진국 사람들은 그러한 생각을 낯설게 여기며,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비율도 제법 된다.


하지만 그러한 인식이 가능한 까닭은 선진국 사람들이 딛고 있는 물질적 발판이 워낙 크고 견고한 것이기 때문일 뿐이다. 여전히 우리는 현대 과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마주하면 어떤 증명되지 않은 존재나 원칙에 기도하며, 도저히 개인의 노력으로 해쳐나가지 못하는 과업을 마주하면 국가의 개입을 부르짖는다. 선진국 시민들은 미국의 날개 아래에서 긴 평화를 누려왔지만 그러한 시대는 명백히 끝나가고 있으며, 선진국 시민들도 오랜 단잠에서 깨어나 허겁지겁 바뀐 세계를 직시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코로나 판데믹은 다가올 난세에 대한 중대한 전조였다. 코로나 판데믹은 인명과 물자에는 (판데믹치곤) 미미한 여파를 남겼다. 하지만 국제 공급망에 대한 인식에 남긴 여파는 실로 거대했다.


  1. 공급망은 무엇이고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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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판데믹이 남긴 국제 공급망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해하려면 우선 공급망이 무엇이고 어떻게 탄생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공급망은 인류가 문명을 형성한 시기부터 존재했다. 어떤 공동체도 완전한 자급자족을 이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A 지역은 토지가 비옥해 곡식을 많이 생산하고 B 지역은 야생 동물이 풍부해 가죽과 고기를 많이 생산한다. 하지만 A 사람들도 고기를 먹고 싶고 가죽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싶다. 그리고 B 지역 사람들은 보관이 쉬운 곡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A 지역에는 짐승이 부족하고 훌륭한 사냥꾼도 별로 없고, B 지역도 반대로 그렇다. 그래서 A 지역 사람들과 B 지역 사람들이 만나서 고기/가죽과 곡식을 교환하기로 합의한다. 이것이 교역이다.


처음엔 서로에 대한 신뢰도 없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간헐적인 교역에 그친다. 그런데 오랫동안 해보니까 이득이 크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쌓인다. 그래서 양자가 만나서 주기적으로 정해진 양을 거래하기로 결정하고, A 지역에는 짐승이 없는데도 가죽세공인과 도축업자가 생겨나고 B 지역에는 곡물이 나지 않음에도 제분소와 곡식창고가 세워진다. 이것이 공급망이다. 이제 A 지역과 B 지역은 서로에게 의존하게 되었다. A 지역이 곡물을 팔지 않으면 B 지역의 제분소가 멈추고 곡식창고가 멈춘다. 반대로 B 지역이 짐승을 팔지 않으면 A 지역 사람들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지 못한다. 이것이 공급망에 의한 상호 의존이다.


앞선 예시에서 보이듯, 공급망(Supply Chain)이라는 단어는 비교적 최근에 고안됐지만 공급망의 개념은 문명의 시작과 함께 했던 것이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준독점적 황금 공급자였기에 막대한 국제 위상을 누렸다. 페니키아 상인들과 그리스 상인들은 지중해를 무대로 공급망 경쟁을 벌였다. 결국 공급망이란 현실의 물리적 자원(인력, 1차자원, 가공품)을 발굴하고 제조하고 소비하는 사슬을 말한다. 인류의 많은 전쟁은 공급망의 우위를 점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며, 공급망에 대한 통합 시도는 왕권과 국가를 만들었다. A 지역 사람들이 외적의 침공을 받으면 B 지역 사람들은 A지역을 지켜야할 이해관계를 지닌다. 혹은 A 지역 사람들이 공급을 끊으면 이미 A 지역의 곡물 공급을 전제하고 살아가던 B지역 사람들은 A 지역을 정복할 강력한 동기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국가가 탄생하는 길이다.


  1. 공급망은 본래 배타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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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을 공유한다는 말은 이익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가령, 예를 들어서 필자가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 휴대폰의 공급망은 다음과 같다. 콩고의 노동자들이 코발트를 채굴하면 중국의 제련소에서 배터리 소재로 가공되고, 한국 등지의 공장에서 핵심 부품과 셀로 만들어진 뒤, 베트남의 생산기지에서 완제품으로 조립된다. 그리고 완제품은 인도를 비롯한 전 세계 각지의 소비자에게 판매되어 삼성전자의 이윤을 창출한다.


여기서 제일 많은 이윤을 얻는 주체는 누구인가? 아마도 삼성전자일 것이다. 그러나 각각의 단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합당한 이윤을 얻는다. 어떤 주체는 삼성전자보다 많은 이윤을 얻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턱없이 부족한 이윤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모든 주체가 일정한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는 것이다. 콩고에는 광부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중국엔 제련 과정의 이윤이 생기며, 한국의 부품공장들과 베트남의 생산 기지들도 그렇다. 결국 현대의 공급망이란 비율의 차이일 뿐이지 모두가 고루고루 이윤을 나눠먹는 체제다. 적어도 이론상으론.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냥 삼성 전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차지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한국정부는 갤럭시의 공급망에서 비롯되는 모든 일자리와 경제적 편익을 독점할 수 있지 않나? 청년 실업이 심각한데 일자리가 생기면 실업자들은 가정을 꾸리고 애를 낳아서 소비와 출산에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해야하니 외국의 물건에는 관세를 매기고 자국의 물건은 수출을 장려한다. 그렇게 정부는 더욱 많은 세수와 노동력을 보유하게 되며 장기적인 발전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사고를 중상주의(Mercanalism)라고 부른다. 특정한 국가가 글로벌 공급망을 완전히 장악해서 나라 밖으로 새어나가는 지출을 줄이고 나라 안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전략.


물론 콩고 사람들이 얌전히 코발트를 내어주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한국 정부는 함대를 파견해 콩고를 점령하고 코발트 광산을 차지한다. 졸지에 자국내 공장이 폐쇄되어 실업자가 늘어난 중국과 베트남이 갤럭시 수입금지 명령을 내리면 세종대왕함을 파견해 그들의 항구를 봉쇄하고 최혜국 조항을 받아낸다. 이게 마르크스 선생이 그토록 비판하던 제국주의(Imperialism)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료를 군대를 보내어 확보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국가적 부담은 노동자 계급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매우 공상적인 이야기로 들릴 것이나, 인류는 실제로 이러한 시대를 겪어봤다. 식민주의, 그리고 2차례의 세계 대전이 이런 과정으로 탄생한 것이었으니까.


  1. 중상주의의 역설 : 상품이 국경을 넘지 못하면 군대가 국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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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국은 너무나 중요한 나라입니다. GDP 2위의 경제대국이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대의 공업강국. 고도의 인적자본을 보유했지만 그것을 값싸게 사용할 수 있는 나라. 세계 3위의 소비시장. 미국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 철저한 국가자본주의를 시행하나 공산당이 철권 통치로 다스리는 나라. 일인이 통치하는 국가이나 여론의 동향에 매우 민감한 나라. 하지만 국가폭력의 내부행사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나라. 이는 외부인에게 정말 대단한 면모도 있고 정말 기이한 면모도 있는 나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인의 입장에선 중국이 멀고도 가까운 나라인데, 이념적으론 아주 멀지만 문화적으론 매우 가깝습니다. 때문에 중국과 친하게 지내자 혹은 이것은 중국에서 배우자는 움직임은 국내에서 언제나 논쟁을 일으키는 주제입니다. 누구도 중국의 강대함을 부정하지 않으나 그렇기에 두려움에 빠진 사람도 있고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중국과 공유하는 동아시아적 가치에서 동질성을 느끼나 누군가는 무자비한 국가폭력과 통제국가의 형태에서 거부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중국에 대해 어떤 이성적 논의를 나눈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중국에 대한 많은 논의들은 중국을 핑계로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정치적 진영이나 신념에 기반해 중국을 평가하니 좀처럼 건전한 논의가 오가기 어렵습니다. 또한 중국은 미국 같은 정보 개방형 생태계가 아닌 점도 중요합니다. 미국은 모든 중요한 정보를 개방합니다. 대선 토론회는 생중계되고 미국의 신문은 전세계 누구든지 구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어는 공교육에서 의무적으로 가르치는 언어이기에 숙달 난이도도 비교적 낮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국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각자의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다릅니다. 일단 언어가 첫번째 장벽이고 두번째 장벽은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입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는 수치보다는 방향을 봐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고(이것은 중국의 체제가 만든 단점이긴 합니다만) 중국의 학자는 외국인 학자들과 교류할때 발언을 많이 정제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나오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편견과 사실, 감정과 논리, 공포와 경외감이 뒤죽박죽 뒤섞여 실체적 진실을 알기에 매우 어렵습니다. 실은 중국 자체가 모든 대국들이 그러하듯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나라입니다. 중국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받아보는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시간은 한정된 것인데 중국에 대한 보고서는 너무 많습니다. 집무실 책상에 제출된 보고서의 진위와 품질을 따지긴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러니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도 (전근대의 천자들이 그랬듯) 정부의 공식보고서론 대충 근사값만 추론하고 세세한 업무는 하급 부서/지방 정부가 알아서 하라고 덤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미국이 그렇듯이 실로 거대하고 막강한 나라이며, 중국인도 정말 다양한 군상으로 이뤄진 집단입니다. 저도 중국에 대해선 단편적인 지식만 어렴풋하게 알고 있을 뿐이나, 이번 아티클이 중화인민공화국이란 거대한 정치적 실체를 이해하는데 하나의 단서가 되어주길 바라며 글을 적겠습니다. 중화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중화란 황하 강을 다스리며 탄생한 문명입니다. 물론 역사학이나 인류학에 조예가 있으신 분이면 이게 무슨 당연한 이야기인가 반문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모든 문명은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사는 정주 문명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황허 강은 세계 최초의 문명지를 형성한 대형 강줄기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황허 강은 범람이 극도로 불규칙하며 예상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상류에서 범람이 시작되면 워낙 광범위한 지역에 파괴 현상이 벌어집니다. 하룻밤만에 내가 살던 마을과 도시가 날아가는 아포칼립스적인 경험이 대단히 흔했습니다. 이것이 중국사의 모든 핵심적인 도전이 되어주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국인들의 집단무의식을 형성합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 그것이 중국인들의 정치적 의식을 형성하는 전제입니다. 허구한날 강이 범람하니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문명을 파괴하니, 중국인들도 강에 맞선 전쟁을 치렀습니다. 제방을 쌓아서 물길을 통제합니다. 제방이 무너지지 않도록 토사물을 주기적으로 파내어 홍수를 예방합니다. 오늘날의 중장비로 해내도 쉽지 않은 사업을 인력만으로 해낸 것입니다. 어떻게? 전제 왕권을 통해서. 통치자의 명령이 내려지면 수백개의 마을에 나누어진 수만명의 농민들이 뛰쳐나오는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군주는 하늘의 명령을 받아 땅을 다스리는 자였고, 군주에게 제일 중요한 업무는 치수였습니다. 물론 물을 다스리겠다는 명분으로 전제 왕권을 손에 넣은 군주들은 권력을 치수에만 쓰진 않았습니다. 군대를 만들어 정복전쟁에 나서거나 거대한 건축물을 세우며 호화생활을 즐겼고 그에 필요한 인력과 자금은 모두 백성들에게 전가했습니다. 불공정한 계약은 맞았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필요한 계약이었습니다. 만일 전제 군주가 사라져서 누구도 강을 다스리지 못하게 된다면 천하가 죽습니다. 황허가 범람해서 촌락을 휩쓸 것이고 더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니 아사자가 속출할 것이며 굶어죽느니 뭐라도 빼앗겠다는 도적떼가 창궐할 것입니다. 그러니 강력한 개인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는 상황이 그나마 제일 안전합니다. 권력자의 눈밖에 나지만 않으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황제가 탄생했습니다. 손짓만으로 어떤 사람이든 죽일 수 있고 모든 자원에 대한 통제력을 보유하며 절대적 권위를 갖춥니다. 황제는 생물학적으로 한낱 인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황제를 하늘의 대리인이라고 부르며 현인신처럼 대합니다. 그가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삽니다. 중원의 농업생산력은 당시로선 무제한에 가까운 사람을 부양할 수 있었으며, 무한한 인력을 손에 넣은 황제는 다른 문명권의 제왕들은 엄두도 못낼 어마한 업적들을 이뤘습니다. 수십만의 인구가 모여사는 대도시를 만들고 북방을 아우르는 거대한 장성을 만들며, 머나먼 오지까지 수십만 대군을 보낼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합니다. 놀라운 학문과 예술이 발전합니다. 이에 미개한 오랑캐 추장(?)들은 황제의 힘과 부유함에 두려움과 존경심을 함께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문명에 감화된(?) 추장들은 저절로 황제에게 복속되길 청하며 조공을 바칩니다. 그렇게 중화(中華) 문명이 탄생한 것입니다. 세상의 중심을 뜻하는 가운데 중, 빛날 화를 사용하는 화. 세상의 중심에서 빛나는 문명. 그것이 중화인들이 스스로 품은 집단 자아상입니다. 왕조의 이름은 시대에 따라서 변할 수 있습니다. 진나라, 한나라, 위나라, 다시 진나라, 남조와 북조, 수나라와 당나라, 송나라와 금나라. 명나라는 당연하고 어쩌면 원나라와 청나라도. 적어도 중화인들의 인식에서 모든 왕조는 중원에 속한 것이었고, 그때마다 중원은 세상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문물이 가장 발전한 것이라는 자부심. 그리고 자부심에 걸맞는 물적인 - 그리고 문화적인 근거들. 그런 믿음과 전통이 쌓여서 4천년에 이르는 중화 문명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백년국치 - 세상의 중심에서 세상의 변방으로 대청의 4대 황제이신 건륭황제께서 즉위하신지 58년이 되는 해에 낯선 의복을 입은 이국적인 오랑캐들이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청조는 물론이고 과거의 어떤 왕조들이 맞이했던 오랑캐들과도 달랐습니다. 그들은 중화 질서를 흠모하지 않았습니다. 감히 천자를 배알하는데 고두를 바치길 거부했고 그들의 관습대로 무릎만 꿇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건방진 일이었지만, 천자는 오랑캐들을 보살피는 관대한 아버지입니다. 오랑캐 사절단이 공맹의 도를 알지 못해 무례한 행동을 벌여도, 적당히 경원시해서 쫓아보내면 되는 일입니다. 그들은 무언가를 요구했지만 청을 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청원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오랑캐가 중화의 예법을 모르니 적당한 선물이나 쥐어주고 떠나보내면 그만입니다.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오랑캐들은 천자의 으리으리한 선물에 압도되어 돌아갈 것이고, 자금성에 머무르며 대청제국의 강성함을 보았을테니 변경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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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오늘의 주인공은 미국이다. 20세기에서 제일 중요한 나라, 21세기에도 제일 중요할 나라, 무엇보다 투자 시장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나라. 실은 우리가 향유해온 국제자본주의 질서는 미국의 패권에 의해 형성되고 지탱되어온 것이다. 항행의 자유, 자본 이동의 자유, 개인이 재산을 축적하고 보유할 자유. 이러한 개념들은 글로벌 자본주의가 없다면 유지될 수 없는 믿음이다. 한국이 수출 경제를 택할 수 있는 근간은 달러라는 기축통화가 존재하기 때문이고, 수출 경제를 통해서 부유해질 수 있던 까닭은 항행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재산권을 보장받거나 해외 주식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이유도 미국이 한국 정부가 자본주의를 폐지하도록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아티클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국 패권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떠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축통화가 없다면 수출 국가는 대금을 지급 받을 방법이 없다. 전근대에는 현물이나 귀금속을 이용해 무역을 추진했지만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는 그러한 방법으로 지탱될 수 없다. 전세계 대양에 대한 미해군의 제해권이 없다면 상품이 물리적으로 국경을 넘을 수 없다. 주요한 통행로마다 해적이 들끓거나 인접국이 통행세를 요구하면 국제 무역은 이윤은 줄어들고 리스크는 많아지는 사업이 된다. 그리고 설령 1항과 2항이 인정이 되더라도, 본래 국민 국가가 개별 국민에게 해외 주식을 구입하게 허락해줄 까닭은 없다. 한국이 개인 투자자에게 해외 주식 투자를 개방한 까닭도 OECD의 가입 조건, 자본 이동 의무화 조항에 의한 것인데 이것조차 미국에 의한 압력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러니 개인 투자자들은 싫든 좋든 미국의 패권 질서와 동행하고 있는 사람들이란 인식을 지닐 필요가 있다. 미국을 정치적 정서적으로 동행하란 이야기가 아니다 . 미국 패권과 투자 환경이 동조된 주제임을 이해해달라는 당부다. 이란은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지 않는다. 중국은 자본이동의 자유를 지지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개인이 재산을 축적할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명시적으론 인정한다. 그러나 국가의 필요에 따라서 예금도 몰수할 수 있는 나라를 De facto 재산권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는가? 러시아인들은 장롱에 현금을 보관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 실은 한국도 권위주의 정부가 재산권을 임의로 침해하던 시대가 멀지 않다. 민주화가 이뤄진 오늘날도 한국 정부는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폭넓은 수단과 관행을 지니고 있고, 이것은 대륙법 계열의 헌법들이 공유하는 특징이다. 그러나 미국 헌법을 형성한 영미법 정신은 재산권을 기본권으로 인정한다. 만일 미국이 대륙 국가들처럼 재산권에 사회적인 제약을 두었다면 S&P500이 100년간 우상향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유로운 투자 시장 - 개인이 노동소득의 제한을 벗어나 계층 상승을 추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도 없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이 겪는 시회적 분열은 투자 시장을 지탱하던 미국의 제도를 위협하는 중이며, 오늘의 아티클은 그런 혼란이 어디서 시작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다룰 것이다. 미합중국은 혈연이 아니라 계약으로 맺어진 국가다. 메이플라워호의 이민자들이 아메리카 식민지에 처음으로 상륙한 때부터, 미국이란 전통적인 의미의 국가가 아니라 계약이었다.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새로운 땅에서 서로를 죽이지 않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자고 약속한 계약말이다. 그래서 미국은 그때까지 있었던 (또한 지금도) 대부분의 국가들과 사회적으로 제법 다른 성질을 띈다. 고대에도 본국을 떠나서 해외에 정착하는 식민지란 개념은 흔히 존재했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여전히 모국에 소속된 집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국은 유럽 대륙과의 단절을 주장하며 성립된 국가였다. 동시에 국가란 단일한 혈통이나 종교를 전제로 만들어진 공동체이나, 미국인들은 종교의 자유를 쫓아서 건너온 다양한 민족들이었다. 그래봐야 모두 똑같은 유럽 백인들이 아니냐는 의문도 있을테지만, 미국 내의 유럽계들도 20세기까진 서로의 혈통을 엄밀히 구분했다. 오늘날 한국인들이 중국인으로 불리면 기분이 불쾌한 것처럼. 어쨌든 전통적인 관점에서 통일된 종교가 없다면 국가는 존속하지 못한다는 전제가 미국 이전의 국가를 형성하던 논리였다. 많은 한국인들이 스스로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되 연장자를 공경하고 가족간의 우애를 중시하며 국가에 대한 충성과 입신 양명을 추구한다. 이것은 명백한 유교적 가치이다. 오늘날 기독교를 명시적으로 믿지 않는 서양인은 많아졌지만 그들의 윤리와 관습은 기독교에 기반한 것이다. 현대의 중국인들은 공산주의를 내세우나 그들의 생활과 사고는 정통 마르크스주의보다는 수천 년을 이어왔던 중화전통에 지배된다. 그러나 미국 헌법에 내재된 종교의 자유는 당시엔 매우 급진적인 사상이었고,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아도 제법 논쟁적인 문장이다. 오늘날 선진 경제를 보유한 서구국가들은 (이젠 사회적 영향력이 급감한) 종교의 자유는 허용하나 국가 혹은 민족 공동체에 반하는 이념을 믿을 자유는 여전히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미국을 부정하는 사상도 금지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러한 사상을 표현해도 처벌하지 않는다. 심지어 개인이 무력을 보유할 권리도 인정한다. 우리가 1989년 이후에 겪어온 세계화의 흐름이란 이러한 '미국식 가치'가 전세계로 전파되는 과정이라고 표현해도 과장이 아니다. 개인이 국가의 다수와 다른 믿음을 지닐 자유가 있어야 다른 표현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고, 다른 표현을 발화할 자유가 없다면 정보가 적시에 유통되지 못하니 상거래의 자유도 제한된다. 그러니 미국 헌법은 미합중국의 토대일뿐만 아니라 현대 금융자본주의의 심장이다. 달리 말하면, 미국이 헌법을 해석하는 방법이 변한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본주의의 시스템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냉전이란 무엇이었는가? 신냉전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우리는 구냉전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 흐름은 일정한 주기를 따라 순환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러한 흐름은 이전의 사건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많은 유사성을 지닌다. 그러니 구냉전이 무엇인지 알아두면 신냉전이 어떤 양상을 보일지 예상할때 중요한 참고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구냉전은 미소 양국이 2가지 축선에서 벌였던 국가적 전략경쟁이다. 첫번째 축선은 물리 세계에 대한 지배력이다. 미국과 소련 가운데 어떤 국가의 인구와 자원이 많고, 공장의 생산력은 어떠하고 과학기술의 우위는 누구에 있는가? 군대의 숫자는 얼마나 많고 그들의 훈련도는 어떠한가. 그러니 냉전은 2개의 초강대국이 동원할 수 있는 물리적 자원에 대한 경쟁이었다. 이를 하드파워 경쟁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축선은 추상 세계에 대한 지배력이다. 미국식 자본주의와 소련식 공산주의 가운데 어떤 체제가 세계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가? 어떤 체제가 더욱 사회를 풍요롭고 안정되게 만드는가? 어떤 국가가 더욱 도덕적으로 정당한 체제 혹은 더욱 강력한 체제로 보이는가? 이러한 믿음이 모이면 사회적 사실을 만들고, 일단 만들어진 사회적 사실은 물리 세계의 법칙처럼 명확한 우위를 제공한다. 경쟁국의 이념에 경도된 첩보요원은 자진해서 원자폭탄의 설계도를 넘기거나 외국인은 접근도 못하는 기밀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 혹은 지정학적 중요성을 보유한 어떤 국가가 통째로 특정한 진영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인간의 역사에서 추상 세계에 대한 지배력은 물리적인 세계에 대한 지배력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를 소프트파워 경쟁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런 관점에서 냉전 시대의 미국이 전세계에 미국식 체제(시장 자본주의와 자유 민주주의로 대표되는)을 수출하려던 동기를...

난세에 살아남는 투자법 : 누가 다극 질서를 시작했는가?

지난 강의의 복습 필자는 이전 아티클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혼란기를 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혼란기는 911 테러에서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남는다. 오사마가 단순한 광신자가 아니라 명확한 목표를 지니고 테러를 수행한 냉혹한 전략가라는 점은 알겠다. 한데 그래도 테러 집단이 미국을 위기에 빠뜨렸다는 설명은 부족하지 않나? 911테러는 미국인들의 마음에 깊은 심리적 흉터를 남겼다는 설명은 이해한다. 그러나 국가가 심리적 흉터로 혼란에 빠졌단 설명은 이상하다. 그것도 2000년대의 미국처럼 압도적인 패권국이면 더욱 그렇다. 현대 국가는 물리적 공간을 점유하고 무력을 독점하고 이를 행사할 배타적인 권한을 보유한다. 국가는 국민에게 단단한 소속감과 물리적인 안전망을 동시에 제공하는 존재다. 행정 제도와 사법 제도가 없으면 시장도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치철학의 고전인 리바이어던. 현대 국가의 정치적 정당성을 이루는 이론서로 유명하다.) 그러니 팍스 아메리카나가 종말을 맞이한 결정적인 이유는 또다른 리바이어던들의 움직임에서 찾아야한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국가적 역량을 낭비하는 사이에 반사이익을 누린 진정한 승자들은 이슬람 세계가 아니라 미국의 오랜 경쟁국들이었다. 오늘의 주제는 미국의 가장 오랜 라이벌이던 소련의 몰락, 러시아의 부활과 재몰락을 다룰 것이다. 소련 : 전세계 노동자의 고향이란 꿈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에겐(필자도 그렇다) 낯선 사실이지만, 오래전에 소련이라는 아주 강력한 제국이 있었다. 정식 국호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인데, 이를 풀어보면 서로 다른 민족의 노동자들이 건설한 공화국들이 연합한 사회주의 연방으로 말할 수 있다. 소련은 오늘날의 러시아같은 일반적인 민족국가가 아니라 미국이나 EU처럼 인공적으로 진행된 사회 실험이었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김씨와 미츠비시 전기에서 일하는 마쯔다 상이 서로를 동지로 여기고 고용주들에게 맞서서 연대할 수 있는가? 다소 공상적으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이러한 믿음에 기반해 세워진 나라였으며, 실제로 어느정도 성과를 이루었던 국가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능력에 따라서 일하고 필요에 따라서 분배한다는 이상은 듣기엔 멋있지만 지속가능한 사회구조는 아니었다. 소련은 어째서 붕괴했을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자기 자식조차 자립할 시기가 되었는데 노동을 거부하면 짜증이 치솟는다. 그러니 얼굴도 모르는 남에게 필요에 따라서 재물을 나눠준다는 발상은 현실에서 성립하기 힘들다. 어쨌든 노동자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실험은 커다란 실패로 끝났다. 원인이 무엇이든 소련은 해체되었고 어떤 국가도 진지하게 소련이 돌아오길 바라지 않는다. 소련의 실패를 다루려면 또다른 시리즈가 필요한 일이기에 오늘의 게시글에선 깊게 언급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것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소련은 미국과 함께 세계를 양분하던 초강대국이었다. 하드 파워는 물론이고 소프트 파워에서도 그러했다. 소련이 20 세기에 지녔던 위상을 이해해야 오늘날 러시아의 정책결정자들이 품은 분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냉전이 끝나자 소련은 15개의 공화국으로 쪼개졌다. 새로운 국경선은 민족들에게 할당된 자치공화국들의 행정경계를 따라 그어졌고 상임이사국의 지위는 영토와 인구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러시아가 승계했다. 그러나 여기서 명심할 사안은 러시아는 소련보다 역량이 훨씬 떨어진다는 점이다. 비록 러시아는 소련에서 76%에 달하는 영토를 계승했지만 인구에선 과반을 조금 넘게 물려받았을 뿐이고 또한 잃어버린 영토엔 우크라이나의 흑토나 코카서스의 유전, 중앙아시아의 광물지대같은 경제적/산업적 가치가 드높은 지역도 포함된다. 이는 러시아에에 사는 사람들에게 총체적인 재앙을 의미했다. 노동력의 절반이 경제에서 분리되자 국내의 공급망이 무너졌다. 소련 시절에 자랑하던 과학 기술에 대한 투자는 단절되었고 두뇌들은 서방으로 떠났다. 행정과 사법은 마비되거나 너무나 부패해 마비와 다름이 없어졌다. 인구와 경제력은 처참히 쪼그라들고 사회는 전면적인 혼란을 겪는 시기, 서방의 적성국들은 국경선을 향해 다가오고 이질적인 소수민족들은 무장 독립을 시도하는 대위기. 러시아는 그런 혼란의 한복판에서 21세기를 맞이했다. 소련 붕괴가 가져온 총체적 재앙 : 파괴된 존엄 총체적 재앙이란 표현은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것이다. 그러니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 해당 구절을 번역할 필요가 있다. 국내적 공급망이 붕괴했단 의미는 마트 진열대가 비었거나 터무니없이 비싸졌단 의미다. 정치 질서가 붕괴했다는 이야기는 대통령이 탱크에 올라타 국회를 포격한다는 의미다. 사회가 혼란스럽다는 의미는 마피아들이 대낮에 강도와 살인을 벌이고 젊은 여성과 아이를 납치한다는 이야기다. 사법 질서가 마비되었다는 이야기는 저런 마피아를 경찰이 묵인하거나 그들도 함께 시민을 약탈했다는 의미다. 당신의 계좌는 휴지가 되었고 부모님의 연금도 입금되지 않는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헐값에 러시아의 자산을 사가거나 매춘 관광을 즐기며 몰락한 초강대국의 모습을 비웃는다. 과장으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의 러시아는 실제로 그런 상태였다. 좋게 말해도 오늘날의 필리핀이나 콜롬비아 같은 상태였고 실제론 그보다 나빴다. 평범한 국가가 이런 모습이 되어도 국민들은 분노해마지 않을텐데, 하물며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던 초강대국의 구성원이라면 이런 현실을 더욱 굴욕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혼란을 종식한 실로비키들 : 레닌그라드의 KGB 형제회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젊은 정치인이 있었다. 푸틴은 거동도 힘들던 과거의 할아버지 지도자들과 달리 매우 활동적인 모습을 과시했고 항상 술에 취해있던 전임자와 달리 명료한 논리와 정제된 언어로 대중에게 연설했다. 무엇보다 푸틴은 강력한 지도자였다. 푸틴과 푸틴의 친구들이 정권을 장악하자 혼란은 급속히 진압되었다. 사자 무리가 나타나면 하이에나들이 도망치는 것처럼 KGB에서 훈련받고 평생동안 결속을 다져온 실로비키(силовики́)들이 러시아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자 경쟁 집단들은 단숨에 굴복하거나 잔혹하게 진압되었다. 어떤 러시아인도 푸틴이 이끄는 KGB 형제단이 선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이라고...

[시리즈 연재] 난세에 살아남는 투자법 - 우리의 시대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서문 지금은 혼란의 시대이다. 미국은 선전 포고도 없이 이란을 공습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영토합병을 꾀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대만 해협은 안전할 것인가? 모르는 일이나 아마도 아닐 것이다. 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장기간에 걸쳐 심화될 것이며, 이는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치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리란 전제를 시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제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시대의 토대가 된다. 대만 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산업과 정치를 재편하고, 산업과 정치의 재편은 투자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딥시크와 클로드의 경쟁은 누가 더욱 뛰어난 군사용 AI를 손에 넣을지 결정할 것이고, 선전의 로보틱스 혁신은 펜타곤을 경악시킬 것이다. 지구의 궤도를 뒤덮은 스페이스X의 위성군은 중난하이의 정치국 위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공포의 감정 속에서, 미국과 중국은 모든 영역에 걸친 경쟁을 벌일 것이다. 즉, 미중패권전쟁은 기술, 경제, 산업, 공급망, 군사, 그리고 금융과 인지에 이르는 우리의 일상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화두이며 이것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투자시장의 미래도 예측하지 못한다. 이번 연재는 그러한 사안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기획되었다. 필자는 투자의 고수나 지정학 전문가는 아니며 타인스레 자랑스레 내세울만한 명함도 없다. 그러나 지정학과 역사에 대해 짧지 않은 인생에 걸쳐 생각해왔고, 시장 참여자의 평균보단 훨씬 많은 정보를 접하고 고민을 지속해왔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자부심을 가지고 서술하는 지식이 방구석 전문가의 망상에 가까운지, 실제로 유용한 정보를 생산하는 매개인지는 필자가 알지 못한다. 독자 분들께서 읽고 판단해주시길 바랄 뿐이다. 목차 해당 시리즈는 4개의 장을 지니고 있으며 각각의 장은 6개의 소단원으로 이뤄진다. (매주 하나의 아티클이 소개된다) 우리는 1장에서 21세기에서 미국의 헤게모니가 어떻게 부식되었고, 그것이 오늘날의 혼란으로 발전한 과정을 알아볼 것이다. 2장에선 장기적인 역사의 관점을 채택해, 과거의 혼란들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그것이 당대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볼 것이다. 3장에선 다시 현대로 돌아와 오늘날의 지구촌이 맞이한 위기를 하나씩 해부할 것이다. 그리고 대망의 4장에선 그래서 어떤 형태로 노동하고 어떤 자산에 투자하면 좋을지 논의할 것이다. 실은 필자가 보이고 싶은 주장은 4장에 있지만, 필자가 4장의 결론에 이른 추론 과정은 1~3장에 있다. 그리고 짐작하건데, 필자의 결론은 이미 적잖은 시장 참가자들이 동의하고 있을 사안일 것이다. 하지만 결론에 이른 추론 과정이 제법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해당 시리즈는 투자자 커뮤니티에 신선한 시각을 제공해보고 싶다는 동기로 작성되었다. 그럼 오늘날의 시대를 이해하는 여행을 시작해보자. 즐거운 지적 여행이 되기를 꿈꾸며. 1장 : 난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2001년, 9월 11일 : 연준 부채가 시작된 순간 러시아의 귀환 : 누가 다극 질서를 시작했는가 2007년 금융위기 : 달러는 어떻게 타락했는가 100년의 마라톤 : 산업 정책이 재편한 세계 COVID pandemic : 방아쇠는 당겨졌다 늑대의 시간 : 우리가 살아갈 20년의 난세   2장 : 과거의 난세는 어떠했는가? 14세기의 흑사병 : 믿음이 깨어진 시대 17세기의 소빙기 : 식량이 부족한 시대 19세기의 이중혁명 : 가치가 변했던 시대 1929년의 대공황 : 시장이 닫혔던 시대 1947년의 냉전 : 세계 갈라진 시대 이행기의 본질, 그리고 이행기에서 승리한 이들. 3장 : 현대의 난세는 어떤 모습일 것인가? 기후위기 : 탄소세, 식량위기, 테러리즘 재정위기 : 인플레이션이 부를 분노의 정치학 군사위기 : 사이버전, 우주전, 인지전 정치위기 : 국제자본과 기술엘리트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기술위기 : AI와 기술혁명이 불러올 인간 능력의 양극화 인터레그넘 : 옛것은 죽었으나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못했다. 4장 : 우리는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부의 3대 원천 : 달러, 디지털, 글로벌 쓰나미를 대하는 상반된 전략 : 공무원이냐 전업 유튜버냐? 생존용 자산 : 상급지 부동산, S&P500, 골드 승부용 토큰 : 비트코인, 신흥국, 소형기술주 우리는 어떻게 노동하고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투자자의 지혜 1. 2001년 9월 11일 역사학에는 오랜 논쟁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구조적 필연에 의해서 결정이 되었나? 혹은 개인의 의지가 결정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모두 논쟁적이며 풍부한 근거와 차고 넘치는 반례를 동시에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 순간은 아주 드물게, 대단히 명확한 대답을 건넨다. 2001년 9월 11일은 바로 그런 날이었다. 2001년 9월 11일, 뉴욕은 어느 하루와 다를 바 없이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오전 8시 46분에 첫번째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 북쪽에 충돌했다. 뉴요커들은 경악했지만 그것을 사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7분이 지나서 두번째 항공기가 남쪽 타워에 충돌하자, 세계인은 미국이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4분이 지나서 펜타곤도 동일한 공격을 받았고 국회의사당에 대한 공격은 실패했지만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를 남겼다. 격분한 미국인들은 눈을 부라리며 배후를 찾았고 세계는 숨을 죽이고 납작 엎드렸다. 누가? 무슨 동기로? 무엇보다 돌아올 보복은 어떻게 감당하려고? 미국은 다른 모든 국가를 능가하는 유일한 초강대국인데? 대답은 오사마 빈 라덴이었다. 미국인들에겐 이름조차 낯설던 아랍인이 어떤 동기로 무엇을 위해 미국에 무자비한 테러를 감행했는가? 종교적인 증오로 인해서? 당시엔 미국과 무슬림 세계의 사이가 오늘날만큼 나쁘지 않았다. 정치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서? 오사마 빈라덴은 어떤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은 인물인데? 그리고 도대체 어떤 멍청이가 죽음이 자명한 테러 행위를 저지른다는 말인가? 미국은 본토에서 불시에 공격을 받았고 2977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치렀다. 미국인들은 절대로 공격의 배후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 명백했다. 바보가 아니라면 모를리가 없던 것이다. 이에 대한 오사마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너희가 우리의 동포를 죽였으니 나도 너희의 동포를 죽이겠다. 너희가 민간인을 죽였으니 나도 민간인을 죽이겠다. 그리고 알라께서 함께 하시니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도다." 오사마는 테러리스트에서 연상되는 세상 물정을 알지 못하는 무지한 과격파나 종교적 원리주의만 추구하는 광신자는 아니었다. 그는 토목 공학과 공공 행정의 전문가였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을 패배시켜본 전략가였다. 그리고 동시에, 왕실의 총애를 받던 사우디 최대 부호 가문의 일원으로 약속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던 사람이었다. 그는 죽음이 뻔한 국제 테러단의 두목으로 거듭날 이유가 전혀 없던 사람이다. 적어도 경제적 편익과 세속적 이익을 추구하는 우리 투자자들의 관점에선. 1971년, 15살의 오사마는 그의 가족과 함께 스웨덴에서 사진을 찍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오사마는 서구적 세상이 무엇인지 배웠다. 그리고 그것을 유달리 증오하지도 않았다. 훗날, 그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오사마는 수줍고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전한다. 선생님의 지시에 고분고분하고 성적도 훌륭하며, 급우관계도 모나지 않았던 착실한 모범생. 청소년 오사마의 모습에서 역사상 가장 유명한 테러리스트의 모습을 찾아보긴 힘들다. 그나마 쿠란을 자주 암송하던 독실한 신앙인이란 사실이 단서가 되어줄까? 하지만 부유한 가정에서 번듯하게 성장한 도련님이 신앙심이 깊은 것은 별다른 특징이 되지 못한다. 청소년 오사마의 모습은 오늘날 무슬림 세계 전역에서 아주 흔하게 관측된다. 허나 1979년 12월, 22세의 청년 오사마에게 인생을 영원히 바꿔놓을 사건이 발생한다.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 공산정권을 지키고자 8만명의 육군을 투입했고 이슬람 국가들은 즉각적인 비난을 내놓았다. 그러나 혈기에 넘치던 청년 오사마는 외교적 수사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신앙심이 깊은 청년이었기에 아프가니스탄의 사람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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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연재] 난세에 살아남는 투자법 - 우리의 시대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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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국
2026.06.01

"덕분에 미국이 만들어낸 권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되며 자유로운 공간이 되었다.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자지구를 넘어 DMZ와 대만 해협까지. 소위 말하는 서방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뭉친 부유한 선진국 그룹이 되었다"


지난 3월 WTO에서 디지털 무관세 합의 연장이 무산되었죠. 별도 협약을 만들어 디지털 무관세를 유지하자고 한 진영의 국가들이 말씀하신 저 선진국 그룹과 동일한게 재밌네요. 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저 선진국 그룹이 변하지 않았다는걸 보여주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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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작성자
2026.06.01

오. 디지털 무관세 부분은 몰랐네요. 좋은 주석 감사합니다. 추가로 조사해봐야겠어요. 그리고 말씀주신대로 선진국 그룹은 결국 미국이 만든 것이고, 앞으로도 함께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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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창이
2026.06.02

자유무역이 당연하게 되었던 시대가 가고, 중상주의의 시대가 도래하게 될 때, 어느 영역에서 큰 변화가 있을지 잘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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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작성자
2026.06.03

방산, 에너지, 광물, 민감소재, AI분야를 유심히 살펴보시면 지정학 수혜주가 나올 겁니다. 한화에어로랑 현대로템이 덕분에 돈많이벌었죠. 라인메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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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
2026.06.05

공급망을 재편하는 방향은 상당히 명확한데 그 세부 항목과 각각의 시간지평이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오늘도 조지님의 글 덕분에 여러가지 상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