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오는 매일경제 신문에는 책을 소개해주는 코너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김유태 기자라는 분을 알게되었고, 김유태 기자의 서평 같은 많은 기사를 읽어오고 있습니다.
김유태 기자가 한강 작가를 인터뷰해서 기사로 쓴 과정을 페이스북에 써놓은 것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극적이네요.
5시. 찬쉐 인터뷰는 작년에 감사히 해두었고, 옌롄커 선생님과는 이미 수차례 대면했으니, 난 이번 노벨문학상 기사에 실은 (아주 조금은) 자신이 있었다. 내심 옌롄커이거나, 최애 작가 크라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이기를 바랐다. '사탄탱고'를 전날 다시 들춰본 뒤이기도 했다. 시리아의 아도니스, 그분과도 출판사의 극진한 도움으로 5년 전쯤 인터뷰를 했었다. 그래서인지 오만하게도 2015년 처음 노벨문학상 기사를 챙기기 시작한 이래 준비가 가장 많이 되었다고 느꼈다.
6시. 착각이었다. 이 긴장감은 도대체가 익숙해지지가 않는 녀석이었다. 발표를 두 시간 앞두고 직업병인지 기시감인지 뭔가 큰 태풍이 오고 있음을 느꼈다. 하루키일까. 무라카미 하루키란 생각은 (조심스럽지만) 해본 적도 없었는데, (나는 그가 결국은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뭔가 거대한 태풍이 오고 있다는 불안감... 괜찮아. 이름도 처음 듣는 압둘라자크 구르나, 심지어 밥 딜런도 써봤잖아. 하지만 부장 선배와 회사 앞 중국집에서 조촐하게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면서, 코로 들어가는 건지 입으로 들어가는 건지.. 입맛이 썼다. 탕수육이라 그런가. 근데 왜 하필 난 또 그 많은 메뉴 중에 영혜가 싫어했던 그 탕수육을 골랐던 건가...
8시. 나름 노하우가 쌓였기에 이제 한림원 홈페이지나 유튜브는 보지 않는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때 가장 빠른 뉴스는 사실 트위터(X)다. 기억에 틀림이 없다면 수상자 발표 실시간 영상은 스웨덴어와 영어로 번갈아 '방송'되는데, 대략 2분쯤 걸린다. 환언하면, 트위터가 2분쯤 더 빠르다는 의미다. 8시 0분 15초쯤 됐을까. 한림원 트위터를 수십 번 스크롤하다가 게재된 포스팅을 보고 두 손으로 감싸쥐고 '악' 비명을 질렀다. Han Kang...
그 전율을 잊지 못한다. 엉뚱하게도, 그날 아침 그분의 메일이 도착한 뒤였다. 문학기자 처음 시작한 이후, 아니 내가 앞으로 기자를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으로부터 한두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 최소한 '기자생활 중 가장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는 바로 그때'임을 직감했다.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도 생각하는 사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