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 현장 밖에서 만난 헬스케어의 미래
지난 1월 29일, 매서운 겨울 바람을 뚫고 강남구 역삼로 팁스타운으로 향했다. '2026 TIPS MEETUP (Bio-Healthcare)' 현장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행사는 팁스(TIPS) 선정 기업들의 후속 투자 유치 및 생태계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마련되었으며, 10개 유망 스타트업의 IR 피칭과 더불어 현직 VC 심사역들로 구성된 전문 위원들이 자리하였다. 스타트업에 관심 있다면 누구나 환영받는 자리였다. 덕분에 마취과 전문의로서 환자를 마주하던 임상 현장을 잠시 벗어나 자본과 기술이 교차하는 그 접점에 서 볼 수 있었다. 미래의 심사역으로서 시장을 바라보는 나만의 관점을 정립하기에 좋은 기회였다.
사실 지난 몇 년간 바이오-헬스케어 업계는 유독 혹독한 계절을 보냈다. 2020년 전후의 유동성 파티가 끝난 뒤 찾아온 이른바 '바이오 윈터'는 창업자에게도 투자자에게도 가혹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의 반등 신호에 이어, 벤처 시장에도 드디어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하는 듯하다. 이 시점에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생존한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과연 어떤 기술과 서사로 자본시장을 설득하고 있는지, 그리고 투자자들은 어떤 'Edge'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지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혁신 기술’이 아니라 '돈 버는 구조'를 증명하라
행사의 키노트 세션은 스케일업파트너스의 이태규 대표님과 에버엑스의 윤찬 대표님이 맡아주셨다. 두 분의 강연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이태규 대표님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는 초기 단계(Early Stage)보다 검증된 후기 단계(Later Stage)에 자본이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한다. 단순히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임상 진입, 데이터 축적, 그리고 매출 및 계약의 가시성이 확보된 소수의 기업에게만 자금이 몰리는 '옥석 가리기'가 진행된 것이다.
에버엑스의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는 이에 대한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 미국 내 신설된 원격치료 모니터링(RTM) 수가 코드를 레버리지 삼아,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실질적인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뛰어난 기술을 뒷받침하는 정교한 매출 전략(BM). 이것이 현시점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반드시 증명해내야 할 당면 과제이다.
이태규 대표님은 막연한 성장이 아닌, 각 단계(Stage)별로 달성해야 할 명확한 핵심 성과 지표(KPI) 로드맵을 제시해주셨다.
1. Seed ~ Series A (창업 전 ~ 2년 차)
나의 기술이 시장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실제로 해결하는가?
많은 초기 창업가들이 범하는 오류는 본인이 보유한 기술을 시장에 끼워 맞추려는, 기술을 위한 창업 방식이다. 하지만 투자의 본질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기술이 해결하는 문제의 크기에 있다. 따라서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시장성 탐색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시장이 반응하는 개념 검증(PoC)을 완수하는 것이 이 시기의 주된 과제다.
2. Pre-Series B (3년 차 ~ 5년 차)
이 비즈니스 모델(BM)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작동하는가?
단순한 아이디어 검증을 넘어, 본격적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