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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꾼, 그리고 바꿀 일상 - agent AI
딴짓하는 의사MD's essay

AI가 바꾼, 그리고 바꿀 일상 - agent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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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의
2026.02.28조회수 87회
Navigating_Agent_AI_Friction_1.png

I. ‘이게 그냥 된다고?’에서 ‘이거 생각보다 어렵네’까지

요즘 agent AI가 난리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기존의 생성형 LLM을 넘어, 로컬 파일을 제어하고 코딩을 통해 기능을 직접 구현하는 에이전트 AI가 보편화되고 있다. 나도 그 트렌드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해서 클로드 코드랑 코덱스를 랩탑에 깔고 이것저것 계속 돌려봤다.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진짜 딱 하나였다.

이게 그냥 된다고?

어디까지 구현되나 궁금해서 이것저것 던져봤고, 실제로 꽤 많은 것들이 구현됐다. 간만에 느끼는 기술적 흥미였다. 그런데 신이 나서 사용을 하면 할수록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이거 생각보다 어렵네.

말로 딸깍 하면 다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잘 쓰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단일 태스크를 분리해 구현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다단계의 복잡한 작업을 요하는 프로젝트나, 혹은 프로젝트끼리 결합하여 작동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생성 파일이 무분별하게 쌓여 디렉토리 구조가 파편화되고, 경로 의존성 문제로 인해 한 곳을 수정하면 다른 곳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식이다. 개발자들이 말하던 그 문장, 이제 조금은 이해가 된다.

이게 왜 되지? 싶어도 일이 돌아가고 있으면 건들지 말라.

이 시행착오가 불편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오히려 여기서 감이 조금씩 생겼다. 완벽하진 않지만, 큰일 벌이기 전에 깨달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운영 방식을 계속 바꿔가는 중이다. 결국 agent AI일지라도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잘 시켜야 한다. 그래서 은근 귀찮다. (내가 직접 하면 더 빠를 것 같은데?) 그리고 여기서 생각이 확장된다.

Navigating_Agent_AI_Friction_2.png

II. 정말 agent AI는 SaaS를 몰락시킬까?

Software as a Service(SaaS). 쉽게 표현하면 소프트웨어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BM)이다. SaaS의 영역이 agent AI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와 우려가 시장에서 보이고 있다. 최근 주가만 보면 그런 분위기가 아예 허상은 아니다. agent AI 이야기가 나오면 SaaS 주가가 와장창 흔들리는 현상이 반복된다.

나도 많은 부분은 동의한다. 예전 같으면 구현하고 싶은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가 있나 하고 찾아봤을 텐데, agent AI를 만나고서는 말로 시키면 된다. PDF 포맷 변환이나 동영상 스크립트 추출 같은 작업이 그 예다. 과거에는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 설치하고 광고 시청이나 구독료 지불 등의 비용을 감수해야 했는데, 이제는 에이전트 AI에게 말 그대로 딸깍만 하면 즉각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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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dging the gap between Medical Reality and AI Pot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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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코딩까지 하는 세상,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지난 주말, 중학교 학원 친구들과의 모임을 가졌다. 중학교 1학년, 그러니까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인연을 어찌어찌 이어오고 있는데,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일을 하다 보니 이야깃거리가 꽤 풍부한 편이다. 이번 모임의 주된 화두는 아무래도 육아였다. 애 엄마가 셋에 애 아빠가 하나이다 보니, 나머지 둘에게는 미안하지만..^^ 대화는 자연스럽게 기승전-육아로 흘러갔다. 그 중 한명은 벌써 애 둘 엄마가 되었고, 첫째는 어느덧 7살을 맞이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이 교육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더라. 아이들의 교육에서도 트렌드는 빠르게 바뀐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딩 붐이 불어 어린이집에서조차 코딩 교육을 하더니, 이제는 코딩은 한물갔고 로봇 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로봇 트렌드도 너무 빨리 변할 것 같고, 아이가 컸을 때 과연 무슨 분야가 도움이 될지 고민해 보니 결국 '우주'나 '심해' 쪽으로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더라. 우리 아이는 이제 겨우 배밀이를 시작해서 온 가족이 기뻐하고 있는데, 교육이라니.. 조금은 먼 얘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슴 한켠에서는 ‘아예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란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당장 몇 년 내로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친구의 고민을 빌려, 내가 가지고 있는 현재까지의 '교육관'에 대해 정리를 좀 해보려 한다. 요즘 나는 본격적으로 '탈의사(?)'를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전문성을 살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을 분석하고 있고, 간접적으로는 AI와 데이터 과학 분야를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이다. 그러면서 느끼는 점은 세상이 정말, 정말. 정말!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단연 AI다. 나름 AI를 열심히 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는 매우 라이트한 유저에 불과하다. 이런 나조차 AI를 통해 기존에는 엄두도 못 냈을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데, AI를 진정한 업으로 삼는 헤비 유저들은 이 변화의 속도와 가능성을 얼마나 거대하게 느끼고 있을지 감히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갑자기 교육관 이야기를 하다가 왜 뜬금없이 AI 타령이냐면, 내가 느끼기에 AI가 가져올 가장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바로 '교육'에 있을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AI가 인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겠지만, 그중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지식의 평등성'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인간 스스로 지식을 머릿속에 축적하는 행위가 무의미해져 가는 세상이 오고 있다. 물론 당장 현재의 지식인들이 AI로 곧바로 대체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서온이가 성인이 될 시대는 지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일 것이다. 그동안의 교육은 '지식을 쌓는' 방향으로 지속되어 왔다. 학교도, 학원도 마찬가지였다. 선생님의 역할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었고, 학생은 그 지식을 받아들여 온전히 스스로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교육이라 여겼다. 물론 미래에 AI가 지식의 저장을 담당하더라도, 그 지식을 체화하는 과정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일방향적이고 세부적인 디테일에 집착하는 세상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교과서 구석탱이의 정보를 얼마나 더 많이 알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현상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AI와 협업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중요한 세상이 오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고수하고 있는 '과목'이라는 개념, '분야'라는 경계가 많이 흐려질 것이다. 즉, "무슨 과목이 중요하니 무슨 학원을 보내야 해", "어떤 분야가 유망하니 어떤 공부를 더 시켜야 해"라는 접근 자체가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시 AI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요즘 개발자들 사이에서 대세 중 하나가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평소 쓰는 자연어(말)로 원하는 바를 설명하면, AI가 그것을 알아서 프로그래밍 언어로 치환하여 코딩을 해주는 것이다. 그동안 개발자들이 공부하던 수많은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순식간에 무의미해져 버린 셈이다. 이를 교육의 패러다임으로 해석해 보자면, 과거에는 '프로그래밍 언어(지식)를 공부해서 가치를 창출'하던 시대였다면, 이제는 '프로그래밍의 본질과 ...
MD's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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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TIPS MEETUP (Bio-Healthcare):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바꾸는가?"

임상 현장 밖에서 만난 헬스케어의 미래 ​ 지난 1월 29일, 매서운 겨울 바람을 뚫고 강남구 역삼로 팁스타운으로 향했다. '2026 TIPS MEETUP (Bio-Healthcare)' 현장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행사는 팁스(TIPS) 선정 기업들의 후속 투자 유치 및 생태계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마련되었으며, 10개 유망 스타트업의 IR 피칭과 더불어 현직 VC 심사역들로 구성된 전문 위원들이 자리하였다. 스타트업에 관심 있다면 누구나 환영받는 자리였다. 덕분에 마취과 전문의로서 환자를 마주하던 임상 현장을 잠시 벗어나 자본과 기술이 교차하는 그 접점에 서 볼 수 있었다. 미래의 심사역으로서 시장을 바라보는 나만의 관점을 정립하기에 좋은 기회였다. 사실 지난 몇 년간 바이오-헬스케어 업계는 유독 혹독한 계절을 보냈다. 2020년 전후의 유동성 파티가 끝난 뒤 찾아온 이른바 '바이오 윈터'는 창업자에게도 투자자에게도 가혹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의 반등 신호에 이어, 벤처 시장에도 드디어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하는 듯하다. 이 시점에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생존한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과연 어떤 기술과 서사로 자본시장을 설득하고 있는지, 그리고 투자자들은 어떤 'Edge'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지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혁신 기술’이 아니라 '돈 버는 구조'를 증명하라 ​ 행사의 키노트 세션은 스케일업파트너스의 이태규 대표님과 에버엑스의 윤찬 대표님이 맡아주셨다. 두 분의 강연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이태규 대표님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는 초기 단계(Early Stage)보다 검증된 후기 단계(Later Stage)에 자본이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한다. 단순히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임상 진입, 데이터 축적, 그리고 매출 및 계약의 가시성이 확보된 소수의 기업에게만 자금이 몰리는 '옥석 가리기'가 진행된 것이다. 에버엑스의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는 이에 대한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 미국 내 신설된 원격치료 모니터링(RTM) 수가 코드를 레버리지 삼아,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실질적인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뛰어난 기술을 뒷받침하는 정교한 매출 전략(BM). 이것이 현시점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반드시 증명해내야 할 당면 과제이다. 이태규 대표님은 막연한 성장이 아닌, 각 단계(Stage)별로 달성해야 할 명확한 핵심 성과 지표(KPI) 로드맵을 제시해주셨다. ​ 1. Seed ~ Series A (창업 전 ~ 2년 차) 나의 기술이 시장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실제로 해결하는가? 많은 초기 창업가들이 범하는 오류는 본인이 보유한 기술을 시장에 끼워 맞추려는, 기술을 위한 창업 방식이다. 하지만 투자의 본질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기술이 해결하는 문제의 크기에 있다. 따라서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시장성 탐색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시장이 반응하는 개념 검증(PoC)을 완수하는 것이 이 시기의 주된 과제다. ​ 2. Pre-Series B (3년 차 ~ 5년 차) 이 비즈니스 모델(BM)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작동하는가? 단순한 아이디어 검증을 넘어, 본격적인 ...
MD's essay
2026. 0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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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자 운동

 인생은 진자 운동을 닮았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고, 차오른 달은 이내 기울듯, 세상만사는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우리의 삶 또한 예외가 아니다. 어떤 날은 뜨거운 열정으로 무엇이든 해치우지만, 또 어떤 날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무기력에 잠식되기도 한다. 물리학에서 진자는 ‘평형점(중심)’을 기준으로 진폭만큼의 범위를 오간다. 일정 시간은 평형점(0)을 기준으로 양(+)의 값을, 또 일정 시간은 음(-)의 값을 가지며 왕복하는 것이다. 변수에 의해 진폭이나 주기는 변할 수 있지만, 고정된 축, 즉 ‘평형점’은 변하지 않는다. 평형점이 고정되어 있다면 진자는 결코 그 한계를 벗어나 이동할 수 없다. 이 건조한 물리학의 법칙을 우리의 삶에 대입해보자.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양(+)과 음(-)의 값을 갖는다. 열정적 몰입이 평형점 위로 솟구친 양(+)의 상태라면, 나태와 무기력은 아래로 가라앉은 음(-)의 상태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삶이 발전한다'는 것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단순히 삶의 태도가 양(+)인 상태, 즉 '365일 열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발전이라 부를 순 없다. 우리는 에너지가 유한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태도의 곡선은 언젠가 반드시 음(-)의 영역으로 하강한다. 나는 삶의 발전을 위 그래프처럼 '평형점 자체가 양의 기울기로 우상향 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싶다. 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느슨하게 살아가겠지만, 나태해진 '저점'의 위치가 과거 가장 열정적이었던 '고점'보다 더 높은 곳에 머무르는 삶. 오르내림은 있을지언정, 나를 지탱하는 삶의 중심축인 '평형점'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발전이자 성장일 것이다. 삶의 ...
MD's essay
2026. 0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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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과 의사 특 : 아기는 못 재움

지난 글에서는 호기롭게 육아를 '힘들어도 응당 해야할 일'로 생각하자 다짐했지만, 힘든 것은 힘들고 어려운 것은 어려운 법이다. 특히, 아기를 키우는 입장이라면 크게 공감 될 두 가지 주된 고민. 바로, 수면과 수유. 나도 초보 아빠로서 이 두 가지 때문에 고민이 많다. 그래도 주변 얘기들 들어보면 우리 아기는 잘 먹고 잘 자주는 편인 것 같은데.. 아기는 아기인지라 이유를 알 수 없는 울음과 함께 식투정 잠투정이 있다. 특히, 최근 5~6주 차를 지나면서 흔히들 '원더윅스'라고 부르는 정신적 성장기와 '급성장기'라고 부르는 신체적 성장기를 겪는지 영 잠을 자지 않고 하루 종일 울곤 한다. 너무나도 안 자는 아기를 보고 있자면, 마취과 의사 입장에선 '프로포폴 한방이면 너도 숙면, 나도 숙면, 모두 다 숙면'이란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순 없으니.. 이럴 때 일수록 육아에 있어 명확한 기준을 갖기 위해 공부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육아는 아바아(아기 by 아기란 뜻ㅎ)기 때문에 특정 정답이 있는게 아님을 알아도, 혹여나 나의 육아 방식이 아기한테 해를 가하는게 아닐까 노심초사 하게 된다. 그래서 정확한 정보를 찾아 공부하려고 해도, 정보의 홍수를 넘어 정보의 쓰나미인 요즘이라 노이즈도 너무 많고 뭐가 정확한 정보인지 검증도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근거를 확실히 하고 싶을 땐 퍼플렉시티를 많이 활용하는 편인데, 육아 관련 정보들 중에는(특히,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들은 더욱) 출처가 학술적이지 않고 경험적인 경우가 많아 이 또한 한계가 많았다. 그래도! 정답은 없을지 언정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방법들은 추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찾아본 수유, 수면 교육. 참고한 서적으로는 하정훈 소아과 전문의 선생님의 '삐뽀삐뽀 119', 김준희 작가님의 '똑게육아', '슬립베러베이비 읽기자료'가 있고, 기타 자료들은 최대한 학술적인 자료들을 확인하였다. 각 자료들이 담고 있는 그들만의 특수한 내용은 빼고, 겹치는 근원적인 내용들만 글에 담아보았다. '수유는 아기가 먹고 싶어하는 만큼 먹이면 되는거 아닌가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아기가 먹고 싶어하는 만큼 먹였을 때 그 양이 너무 적거나 많다는 생각이 들면 문제가 생긴다. 어느 날, 평소처럼 아기가 먹고 싶어하는 대로 먹였더니 하루 분유량이 900cc가 넘기 시작했다. 평균적인 아기의 하루 수유량 계산식에 따르면, 보통 몸무게에 150ml를 곱하는 값이 하루 적정 수유량이 된다. 우리 아기의 경우 약 5kg 정도 되니, 적정 하루 수유량은 약 750ml가 나오는데.. 그런데 많이 먹으면 하루에 950ml 까지도 먹으니.. 우리가 과식을 시키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의 한국영양학회 자료에 따르면 영아기와 유아기의 필요한 에너지와 단백질 권장량은 위 표와 같다. 이 내용을 기반으로 평균적인 분유의 영양성분표를 참고하여 하루 적정 수유량을 계산해 보겠다. 분유 100ml는 평균적으로 65~70kcal의 열량을 함유하고 있다. 100ml 당 67.5kcal의 열량으로 계산할 경우, 열량 기준으로는 0~5개월 영아의 경우 약 740ml, 6~11개월은 약 900ml, 1~2세는 약 1350ml, 3~5세는 약 2000ml가 된다. 그리고 분유 100ml에는 평균적으로 1.3~1.7g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100ml 당 1.5g의 단백질이 함유되었다고 계산할 경우, 단백질 기준으로는 0~5개월은 약 666ml, 6~11개월은 1000ml, 1~2세는 약 1330ml, 3~5세는 1670ml가 하루 적정 분유량이 된다. 몸무게 곱하기 150ml 공식이 얼추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수치일 뿐 모든 아기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규칙은 아니다. 실제로 아기마다 체중, 활동량, 개별적 대사율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양을 강제로 먹이거나 제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최근의 육아 철학은 내가 하던 방식과 유사하게, 즉, 아기의 신체적, 생리적 요구를 존중하는 아기 주도 수유(On Demand Feeding) 방식을 권장한다. 아기 주도 수유 방식이란 아기의 배고픔 신호를 최대한 민감하게 포착하고, 아기가 원하는 만큼 먹이고 스스로 식사를 멈추도록 존중하는 접근법이다. 아기는 자신의 몸에서 느끼는 배고픔과 포만감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생기고, 적절한 수유량을 스스로 조절하게 된다. 다만 이 방식을 수행함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부모가 아기의 배고픔 신호를 오인하는데에 있다. 아기들이 보내는 신호는 단순히 배고픔뿐만 아니라 졸림, 불편함, 심심함 등 여러 가지 원인일 수 있으며, 특히 나와 같은 초보 부모들은 이러한 신호를 쉽게 혼동하곤 한다. 가장 대표적인 신호인 울음은 꼭 배고프지 않아도 수시로 보내는 신호이기도 하고, 아기들에게는 빨기 욕구가 기본적으로 존재하기에 배고프지 않아도 젖꼭지를 찾는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신호를 배고픔 신호로 오인하여 그때 마다 수유를 하게 되면 의도치 않게 과도한 양을 먹이게 될 수도 있다는 것. 즉, 이 방식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평균적인 수유량과 수유 텀을 참고하여 이 신호가 정말 배고픔의 신호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우리 아기를 예시로 들면 약 3시간 마다 평균적으로 100~120ml 정도를 먹는데, 만약 이전 수유 이후 1시간 이내에 아기가 다시 젖병을 찾는다면, 정말로 배고픈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불편한 상황이나 정서적 욕구 때문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나는 보통 아기를 안아주거나 공갈 젖꼭지를 물려 진정시키는 편이다. 만약 그대로 잘 진정된다면 아기가 실제로 배고픈 것이 아니라 다른 불편함 때문에 수유를 원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진정되지 않고 계속 젖병을 요구한다면 이는 진정한 배고픔 신호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경우엔 아기 주도 수유 방식에 따라 수유를 추가적으로 해준다. 이렇게 진짜 배고픔 신호를 잘 가려가면서 먹인 것 같은데도 수유량이 너무 많게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는 내가 겪고 있는 상황) 이러한 아기 주도 수유 방식을 수행하면서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한 지표는 '체중 증가'이다. 수유라는 것은 결국 아기의 적절한 성장을 위한 것이다. 아기가 적절한 속도로 체중이 늘고 있고,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면 적절한 수유량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WHO가 제시하는 아기의 표준성장곡선을 참조하여 출생 몸무게의 선을 따라 잘 크고 있고 체중 증가가 정상적인 범위 내에 있다면, 평균적인 수유량 보다 많거나 적어도 아기에게 적절한 양이라고 판단하면 된다. 아기의 경우 생후 3개월 까지는 얼추 직선적인 체중 증가가 이뤄지는데, WHO 표준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권고 모두 초기 3개월 미만 영아의 정상 체중 증가율을 주당 약 140g~200g으로 본다. 출생 몸무게를 기준으로 매주 저 ...

나는 오늘도 육아 당직을 선다.

의사의 삶 중, 레지던트 1년차는 어느 과가 되었든 가장 힘든 시기 중 하나다. 하지만 유독 마취과 1년차는 상대적으로 더 힘든 주변의 타과 1년차들 때문에 ‘꿀을 빤다’는 소리를 종종 듣곤 한다.(우씨, 그러게 누가 힘든 과 하래?) 물론, 나의 1년차 때를 생각해보면 실제로 타 수술과 동기들 보다는 여유가 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전체 수련 기간을 되돌아보면? 고년차가 되었을 때 보았던 타 수술과 레지던트들의 여유로움은 상상 이상인 경우도 많았기에 도긴개긴, 도토리 키재기 였지 않았을까. 왜 갑자기 수 년이나 지난 레지던트 1년차 시절 얘기냐? 최근, 그 시절 수도 없이 섰었던 당직의 나날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마취과 1년차 입장에서 가장 힘든 당직은 무엇일까? 바이탈(vital; 혈압, 맥박, 호흡 등의 활력징후)이 심하게 흔들리는 외상 환자나 패혈증 환자가 수술로 들이닥쳤을때? 응급 심장 수술이 떴을때?(심장 수술은 2년차 담당이라 1년차한테는 상관 없긴 하다.) 남은 응급 수술 일정들을 보니 밤새 수술방을 돌려야할 각이 보일때? 물론 위와 같은 상황 중 하나라도 걸리면 그날의 당직은 상당히 힘든 축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힘든 당직 날이 따로 있었다. 바로 ‘희망고문’만 하다가 끝나는 당직. 이런 날이 있었다. 예정되어 있던 응급 수술들도 다 끝났고, 오늘 밤은 왠지 잠을 좀 잘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날. 그럴 때 밤 12시 쯤 아뻬(appendectomy; 맹장수술)가 하나 생긴다. 아뻬 정도는 1년차 혼자서도 커버 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보통 고년차들은 뭔 일 있으면 전화하라는 말만 남긴채 먼저 잠에 든다. 1년차 입장에서도 보통 1시간 이내로 끝나는 짧은 수술이기에 어서 끝나고 자야지 하고 큰 부담감 없이 마취에 임한다. 그렇게 수술은 진행되고, 수술이 끝나갈 즈음 외과 당직 폰이 울린다. 응급실에 아뻬 환자가 한명 더 있다고. 이러면 수술방 전체에 가벼운 한숨이 새어 나온다. 금식 시간 지켜졌으면 바로 이어서 진행하는 일정으로 수술을 잡는다. 그래, 아뻬 하나 정도 더 한다고 잠을 못 자진 않지. 새벽 2시면 잠들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갖고 두 번째 마취에 들어간다.(고년차들은 계속 자고 있다.) 이렇게 두 번째 아뻬도 끝. 환자를 깨워서 회복실로 잘 보내고, 이제 누워서 좀 자보려고 등을 뉘이는 그 순간. 당직 폰이 울린다. 이번에도 아뻬 환자. 환자들이 오늘 작정하고 단체 맹장염에 걸렸나 싶다. 이쯤되면 슬슬 짜증이 올라온다. 꿀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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