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Valley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컨텐츠는 단연 valley polls 예측 대회이다.
게임하는 것 만큼이나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들어준 뉴로퓨전 운영진, 특히 Q Choi 님께 정말 감사한다.
투자 매매일지도 쓰는 둥 마는 둥 대충 투자하는 나라서, polls도 언젠간 매매일지를 써야지 하면서 단 한번을 안썼다.
그래도 polls를 하면서 배운점들이 기억에서 휘발되는 게 아까워서, 매매기록 복기 겸 앞으로의 전략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롤에서도 언랭이었던 내가 마스터까지 찍어봤으니.. 순위가 더 떨어지기 전에 얼른 작성해보자!
매매기록 복기하기

매도/청산 내역을 보면서 대략적으로 복기해보았다.
블랙핑크 노래 빌보드 차트 진입 문제
이 문제는 보자마자 확률이 상당히 낮다고 생각했다. 과거 블랙핑크 노래의 빌보드 차트 순위를 찾아보고, 빌보드 차트 첫 진입순위가 어떻게 변했는지 조사했고, 구글 트렌드, MV 조회수 등 혹시 반전의 실마리가 있을까 찾아보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그런데, polls에서는 내가 생각한 낮은 확률보다는 높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건 아니지! 라며 나름의 비중을 투자했다. 얼마 뒤, 어떤 분께서 이 문제는 무위험수익이나 마찬가지라는 취지로 글을 올려주셨고, 그때부터 평가액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이후, 틈틈히 순위를 확인하면서 반전의 여부는 없을지 꾸준히 체크했다.
-> 처음 직관에서 끝내지 말고, 긍정 혹은 부정적 요소를 찾아보는게 중요한 것 같다. 또한, 내가 블랙핑크 노래를 그닥 안 좋아하는 것과 상관없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드러켄밀러의 쿠팡 보유수 변화 문제
13F 공시는 왠지 알림 서비스가 있을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실제로 있었다. 급하게 13F 공시 보는법을 배우고, 쿠팡의 주식 수를 확인하는 법도 체크했다. 코드를 짜서 공시되는 순간 자동으로 polls 매매까지 할 능력은 안되었지만, 알림 서비스를 메일로 받는 정도까지는 할 수 있었다.
알림 메일은 아침 8시엔가 도착했었고, 확인하자마자 polls에서 호가창을 최대한 먹어버렸다. 블랙핑크 문제에 묶여있던 유동성을 눈물을 머금고 헐값에 매도해버렸지만, 더 확실하고 큰 수익을 놓칠 순 없었다. 풀베팅! 13F가 공시되고도 수시간이 지나서야 사람들은 남은 물량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 예측에서는 적시에 업데이트되는 정확한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확신이 높다면 베팅도 높게 해도 된다. 확실하다면야..
-> 이미 비효율에서 효율로 가버린 블랙핑크 문제에 묶인 유동성.. 시간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미리미리 매도했어야 했다.
Fat finger
세번째 점프는 다른 사람의 실수로부터 얻은 거라 크게 얻을만한 교훈은 없는 것 같다. polls 대회 초기에 꽤 아까운 포인트를 날렸는데, 바로 매수/매도에서 일어난 실수였다. 예/아니오도 헷갈리는데다가, 매매시에 시장가로 매수되는 시스템 때문에 소위 fat finger라 불리는 실수로 몇번 포인트를 날려버렸다.
그래서 새로운 문제가 다수 공개되던 9월 4일, 12시 정각에 모든 문제에 1 포인트로 매수/매도를 걸어두었다. 새벽동안 실수로 매수/매도해버린 분들로 인해 하루만에 수십만 포인트가 공짜로 생겨버렸다
-> 시장의 비효율을 찾은게 아니라, 시스템을 악용한거나 다름없다. 이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스템이 개선되었으면 한다.
귀멸의 칼날
귀멸의 칼날 애니는 처음에 좀 보다가 말았기에 이후에 영화판은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초기엔 베팅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초반 관람객 숫자가 나온 이후, 최근의 다른 영화 관람객 수 추이와 비교해보니 내가 생각하는 확률보다 시장의 확률이 더 낮은 것 같아서 크게 베팅을 했다. 총 포인트의 90%.... 지금 생각해보니 엄청난 리스크를 지는 행동이었다. 가벼운 대회라고 생각해서 몰빵한건가..
정말 운이 좋게도 99%에 전량 매도된 이후, fellow 게시판에 누군가가 부정적 시나리오로 분석한 게시글을 올려주었다. 게시글을 읽으면서, 이건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전량 풀매수를 때려버렸다! 결과는 수익이었지만, 이 때문에 총 거래 포인트는 무지막지하게 높은 주제에 순위는 그에 비례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 복기하면서 보니 할말이 없다. 운이 정말 좋았다고 밖에는... 몰빵하다가 운없으면 청산간다.
(두번 우려먹은 귀멸의칼날.. 애니플러스도 가즈아!)
복기해보니 확실히 알 것 같다. 예측을 잘한 게 아니라 자주 들여다보았고, 운이 상당히 좋았고, 시스템을 악용했다. 덕분에 이제 본 실력으로 상대해야하는 시기가 오니 자꾸만 버거워지고 내려갈 길만 남은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의 예측을 위해서, 매매하며 느꼈던 포인트들을 정리해보았다.
예측 포인트 정리
확실할때만 투자하자
이 대회는 제로섬 게임이다. 주식투자라면 매수한 뒤 시장을 믿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시장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 대회는 그렇지 않다. 확신이 없으면 베팅에 쉽게 들어서면 안되기 때문에, 시장이 실수하는 지점인 비효율을 잘 찾아야 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문제들을 보면 대체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확률이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기다리다 보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이 하나쯤은 보인다. 그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근데 확실할때만 투자해야 하는데 허구한날 투자해서 총 거래포인트가 엄청나게 쌓여버림.. 언행불일치 녀석!)
실제 투자에서도, 비효율을 찾았을 때만 투자하면 더 빠른 속도로 부를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전문가와 일반인들이 매일같이 분석하는 매크로에서 내가 남들보다 비효율을 찾는 데 우위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곳에서 비효율을 찾는 게 더 가성비있는 선택일 것이다. 가령, 매크로 분석에 적절한 시간을 들여 얻은 인사이트에 더해 전문가 컨센서스조차 없는 초소형주 분석이 합쳐진 투자라면 비효율성을 더 쉽게 찾을지도?
컨센서스 문제에 대한 기본 접근
컨센서스 문제를 풀 때, 나는 항상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내가 아무리 자료를 조사한다고 한들,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보다 더 정확할까? 그래서, 그냥 컨센서스가 맞다고 보는게 내 기본 가정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시장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예를들어, 컨센서스보다 높다/같다/낮다에서 문제가 높다/같다가 Yes, 낮다가 No 라면 Yes는 66%, No는 33%부터 시작되는 게 맞을 것 같았는데, 아닌 경우도 많았다.
아쉽게도 내가 통계적으로 조사해본 건 아니라서, 그냥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실제로도 나는 컨센서스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투자하지 않았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후딱 팔고 나가는 도파민식 매매스타일에 중독되어서 그런듯..
필요하다면 손절은 과감히
GPT5 출시일 등 몇몇 문제의 경우, 처음 확률에서 시간이 갈수록 내 예상과 달라졌다. 이런저런 업데이트된 뉴스들로부터 내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걸 인정해야했지만, 손실회피 심리로 인해 인지부조화가 왔는지 자꾸만 확률을 왜곡해서 판단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물타기는 하지 않았다는 거지만, 변화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고 제때 손절을 하지 못한 죄로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실제 투자에서는 이런 일이 없게끔, 뼈아픈 교훈이 되어준 것 같다.
기회비용을 고려하자
블랙핑크 문제에서 느꼈지만, 이미 비효율에서 효율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