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납치하다 : 동사 '부딪치다'

시로 납치하다 : 동사 '부딪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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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아저씨3
2024.09.15조회수 0회

동사 '부딪치다'

어느 날 아침

텔레비전 화면에 나온 한 명의 여성

일본 최초의 맹인 전화교환원


그 눈은 바깥세상을 흡수하지 못하고

빛을 밝게 반사시키고 있었다.

몇 해 전 실명했다는 그 눈은


사회자가 그녀의 출퇴근 모습을 소개했다.

"출근 첫날만 어머니의 도움을 받았고

그 후로는 줄곧 혼자서 출퇴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근무를 시작한 지 오늘로 한 달

편도로 거의 한 시간 동안 만원 전철을 타고......'

그리고 물었다.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하기 힘드시죠?"


그녀는 대답했다.

'네, 힘들긴 하지만

여기저기 부딪치면서 걷기 때문에

그럭저럭......'


'부딪치면서...... 말인가요?' 라고 말하는 사회자

그녀는 미소지었다.

"부딪치는 것이 있으면

오히려 안심이 되는 걸요."


눈이 보이는 나는

부딪치지 않고 걷는다.

사람이나 물체를

피해야만 하는 장애물로 여기며.


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는

부딪치며 걷는다.

부딪치는 사람이나 사물을

세상이 내미는 거친 호의로 여기며.


길 위의 쓰레기통이나

볼트가 튀어나온 가드레일

몸을 난폭하게 치고 지나가는 가방

울퉁불퉁한 보도블록과 조바심 내는 자동차의 경적


그것들은 오히려

그녀를 생생하게 긴장시키는 것

친근한 장애물

존재의 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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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아저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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