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을 생각해봐도, 삼성 전자 경영진의 마인드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닌데... 라느 생각만 드네요. 이번 사태는 삼성전자의 내리막길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니면 1등이 될 수 없는 회사가 되었다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탑티어 엔지니어에게 삼성전자는 가고싶은 회사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게 가장 큰 손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테크기업에서 인적자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테크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펼치면 자산이 빼곡히 적혀 있다. 공장, 장비, 특허, 현금, 매출채권. 회계기준은 측정 가능한 모든 것을 측정한다. 그런데 정작 테크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사람이다. 더 정확히는, 그 회사에 모인 우수한 사람들의 집합과 그들 사이의 협업 네트워크.
전통 산업에서는 자본이 곧 해자다. 제철소 짓는 데 10조가 들면, 그 산업의 진입장벽은 10조다. 그러나 테크 산업에서는 자본이 자주 무력하다.
인텔이 파운드리 경쟁에서 TSMC를 따라잡지 못한 게 자본 부족 때문이었던가? 아니다. 미국 정부 보조금까지 받았고, 자본은 차고 넘쳤다. 결정적 격차는 모리스 창이 30년에 걸쳐 축적한 엔지니어 풀과 그들 사이의 암묵지(tacit knowledge)였다. 7nm 공정의 결함 모드는 매뉴얼에 적혀 있지 않다. 그건 특정 라인에서 5년간 똑같은 문제를 겪어본 엔지니어의 머릿속에 있다. HBM 적층에서 발생하는 휨(warpage) 문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한 번 알아내면, 그 사람이 회사를 떠나는 순간 그 노하우의 상당 부분이 같이 빠져나간다.
특허는 표면일 뿐이다. 진짜 자산은 그 특허를 만든 사람과 그 사람 곁에 모인 동료들이다. 그래서 테크 인수합병의 절반은 사실상 '인재 인수(acqui-hire)'다. 구글이 딥마인드를 산 것도, OpenAI 핵심 인력 영입을 두고 빅테크가 천문학적 패키지를 던지는 것도 — 본질은 코드나 사용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여기서 ...


크게 공감합니다.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진짜 단기적인 성과만 먹고 도망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인건지..
누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자르는건지 모르겠네요.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경영진, 그러니 변하지 않는 경영진. 미래의 실패조차 남에게 미룰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진짜 핵심인재 분들은 진작 떠나셨죠. 이러기를 이미 3년정도는 되었네요. 저도 그분들 나가는걸 보다보니 계속 여기 다녀도 내 미래가 괜찮은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글 내용대로 흔들렸던거죠. 이미 인재들은 다 나갔고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 조차도 자기 미래와 회사를 디커플링하는 단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그만큼 조직의 수장이 리더십이 모자르면 당연히 말단 사원부터도 집안단속이 안됩니다. 그들이 볼때 조차도 수장이 능력이 정말 없어 보이거든요. 이 사람이 왜 그 자리에 있는 것인지 설득력이 없는 데다가 비전있는 청사진을 보여주지도 않는데 더 남아있을 이유가 없구요. 이 사람 말이 틀린거 같은데? 내가 왜 저걸 따라야해? 인사이트가 있는것도 아니고 저 사람 아닌 누가 가도 저 정도 얘기하는게 어려운 일일까?
그때부터는 회사가 직원에게 하는 말은 전부 허세고 나아가 모두 거짓말이 되는거죠. 그렇게 미약한 신뢰가 하나 둘 붕괴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3년 동안이나 인재유출이 있었는데도, 나름 따라잡는거 보면 저력은 있긴했네요. 하지만, 이제 구성원에게 잃어버린 신뢰는 되찾기 힘들어 보이네요.
열심히 여론동원해서 노조를 이기면 뭐합니까. 회사 이익에 도움이 안되는걸 정말 모르는 걸까요?

글쓴분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도...
그러면 하이닉스가 hbm 성공시키고 이렇게 떡상한게 과연 핵심인재 때문인가 싶으면 그것도 아닌게...
2010년도초중반 대학생활 해본 저로서는 당시에 학점 좋고 공부 잘했다 하면 한전쓰고 현대차(2010년초반) 쓰던 시절이였거든요. 그때도 공부 좀 못하면 삼성전자 들어가고 걍 취업 관심없으면 하이닉스 쓰고 그랬던 시절입니다. 석박해도 보통 삼전이지 하이닉스는 선택지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진짜 핵심인재는 계약으로 체결되어 스카웃 해오고 그러는거 아닌가 싶습니다만...
말씀하신것처럼 재용이형 삼전 경영진에 너무 많은 위임을 하고 내부단속 없이 별 관심 없는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HBM의 성공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경영진의 선택과 집중이 맞아떨어진거죠. 당시 메모리산업은 테크기업과 제조업 사이의 첨단 제조업이였습니다. 현재 HBM4까지도 아직 범용 메모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이것이 아직 메모리 산업이 싸이클에서 완전히 탈피 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죠. 그 때문에 하이닉스가 경영진의 결단만으로 먼저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삼성전자가 따라 잡을 수 있던 것이었죠.
하지만, 근미래에 AI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맞춤 메모리를 설계하고 양산 -즉 AI 테크기업-하기 위해서는 탑티어 엔지니어의 힘이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는 자기 자리에 앉아 싸이클에 안주하겠다는 것이고, SK는 싸이클에서 탈피해 보겠다는 거죠. 물론, 하이닉스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AI시대가 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곳에서 새로운 마켓을 만드는건 쉬운것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그 곳에서 과실을 얻을 수 있는 기업은 (기술적으로) 준비된 기업만 가능합니다.

회사 입사할 때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보다는 업계에서 업력을 얼마나 쌓았는가가 몇 배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학교 다닐때 얼마나 잘했냐 여부랑 관계없이 해당 업계 업무의 프로세스와 큰 그림을 파악하는데에 필요한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것을 조금이라도 능숙하게 하려면 일반적인 엔지니어링은 최소 5년이 걸린다는 생각이 들고 반도체는 더 걸릴것 같네요. 복잡하고 집단지성이 필요한 분야일 수록 축적의 시간이 더 요구된다는 생각이고 엔지니어는 여기서 예외가 없습니다.
회사에 들어온 사람들을 꾸준히 retain할 수 있어야 회사의 노하우를 지속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다 생각하고 외부에서 핵심인재를 데려올 수도 있겠으나(그렇게 뽑아온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느냐? 그런 인력관리 문제도 있습니다.) 그 핵심인재와 같이 손발 맞춰서 일할 사람들은 충분히 축적된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 팀에서 뭘 하든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것입니다.

공감합니다. 같은 인재를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눠서 차별한다면 삼성전자가 엔지니어가 가고 싶은 1위 회사일까요? 실제로 회사 내 여러 인사이동 방식을 통해 메모리와 비메모리 엔지니어들이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인데요. 비메모리가 적자라서 지금까지와 다르게 부문별로 보상 격차를 심화한다면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는 사업을 접겠다는 신호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인재는 아무도 비메모리에 지원하지 않을테고, 기존 있던 인재도 탈출할 기회만 보고 있을테니까요.

감사히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