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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AI의 파르마콘
멋나들 연구소잡글

밸리AI의 파르마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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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론백
2025.11.28조회수 3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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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론백
구독자 514명구독중 61명
영문학자이자 금융강사. 단순히 재무적 안정이나 부자되기를 넘어, 물질과 정신 모두 풍요로운 삶을 지향한다. 이를 '멋지게 나이들기'라는 철학으로 삼고, 이곳 <멋나들 연구소>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누구의 편?

비슷한 전공자들이 으레 그렇듯, 나도 한때 사교육 시장에 있었다. 좋은 교육자였는지는 모른다. 다만 인기는 꽤 있었다. 타고난 반골 기질 덕분이었다. 불합리한 규정은 납득될 때까지 부딪혔다. 학원 시스템이 문제면 원장을, 학부모 욕심이 과하면 그들을 비판했다. 학생들은 나를 억압된 관습의 해결사로 여겼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든 편하게 쏟아냈다.


"정치인들은 다 쓰레기예요."


쉬는 시간, 한 학생이 뜬금없이 불평했다. 이유를 물었다.


"자기 이득만 챙기지 우릴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요."

"모든 정치인을 다 만나봤니?"

"그건 아니죠."


당시 나는 상담사가 아닌 교사였다. 공감 대신 논리적 모순을 지적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말이다. 설전 끝에 학생이 항변했다.


"아, 선생님은 누구 편이에요?"


누구 편? 난 한 번도 누구 편인 적이 없다. 그저 한쪽으로 기운 생각을 참지 못할 뿐이다. 누군가는 이를 '타인의 모순을 지적해 자존감을 채우려는 심리'라 비판한다. 한쪽으로 기운 시계추를 반대로 움직이는 것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소위 '시계추 이론(?)'이라는 이 말에 꽤 긁히긴 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또 남의 말에서 논리적 모순을 찾아 글을 쓴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는 조금 찌질하다.


최근 '밸리AI'의 커뮤니티가 개편됐다. 새로 론칭한 '밸리스페이스'는 X(구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 형태다. 짧은 글이 빠르게 생성되고, 피드에 즉각 노출된다. '좋아요'나 댓글 같은 반응도 즉시 따라온다. 문제는 이것이 운영자인 '월가아재'가 그토록 비판하던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월가아재는 투자자에게 '절제의 우위'를 역설해왔다. SNS, 쇼츠, 게임, 술, 담배, 도박 등 단기 도파민을 유발하는 것들을 경계했다. 중독 물질에 노출되면 투자 원칙이 무너진다고 했다. 대신 운동, 규칙적인 생활, 자기 성찰을 위한 일기 쓰기를 권했다. 절제력을 그토록 강조하던 그가, 정작 자신의 고객이 단기 보상 시스템에 노출되도록 하였다.


그래서 나는 누구 편인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단순히 모순을 지적하거나 옹호하는 것은 취향이 아니다. 또한, 극단적인 주장은 반대편의 극단을 부른다. “흉악범에겐 사형이 필요하다"와 "사형은 나쁜 제도다"처럼 말이다. 그러니 안티 연대에 힘을 싣거나, 수호단을 결집하려는 시도는 허망하다. 나는 이 상황을 통해 어떤 것들을 논의해볼 수 있을까? 천천히 풀어 보겠다.



약이자 독, 혹은 약도 아니고 독도 아니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대화편 <파이드로스>에는 흥미로운 신화가 하나 등장한다. 이집트의 신 테우트(Theuth)와 왕 타무스(Thamus)의 이야기다. 테우트는 발명의 신이었다. 그는 숫자, 계산, 기하학, 그리고 천문학을 만들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발명품을 들고 타무스 왕을 찾아갔다. 바로 '문자'였다. 테우트는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왕이시여, 이 배움은 이집트 사람들을 더 지혜롭게 만들고 기억력을 높여줄 것입니다. 제가 기억과 지혜의 약(Pharmakon)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테우트의 주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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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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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
2025.11.28

이 글을 도道 라고 부를 수 있다면, 독을 아는 것이 첫번째(ㄱ)요 돈으로 바꾸어 가는 과정을 그 두번째(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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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5.11.28

너무 멋진 글입니다 마론백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하나 의견을 덧붙이자면, 우리가 쏟아내는 피드는 밸리 운영진에겐 미래를 위한 데이터가 될테니 풍부한 데이터 수집을 위해 필요한 변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바뀐 피드 형태에 몰입하는 개개인은 피할 수 없이 모종의 부작용을 겪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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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치
2025.11.28

이번 글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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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TEIN
2025.11.28

우려섞인 말씀으로 글을 작성했지만, 읽는 내내 저는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변화된 시스템에서 변화되지 않는 것은 지금 같은 커뮤니티에서 좋은 글과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은 변화하지 않았구나.


그렇기에 더욱더 긍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하고, 저 또한 반성해야할 부분이 느껴지는 글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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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2
2025.12.19

생각과 의견 공유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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