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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바닥을 찍었는가? 코로나+러우전쟁 때의 교훈과 이란전쟁
투자홀릭분석 (블로그)

시장은 바닥을 찍었는가? 코로나+러우전쟁 때의 교훈과 이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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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홀릭
2026.04.16조회수 1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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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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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올리는 아티클을 정리하여 유튜브 오디오 버전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운동할 때나 심심할 때 편하게 들어보세요 : ) 채널명 : 투자홀릭

들어가며 —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반대 의견

현재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의 낙관론에 대해 날카로운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핵심 논지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핵물질이라는 두 가지 레드라인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

  • 현재의 휴전 협상은 이란의 전략적 시간끌기이며, 시장이 기대하는 빠른 종전은 비현실적이다

  • JP모건 기준 5월 초까지 해협이 막히면 OECD 상업용 원유재고가 운영 최소치(약 8.42억 배럴)에 도달하며, 이 수준 이하에서는 정상적 시장 기능이 제약되기 시작한다

  • 물리적 원유가(Dated Brent)는 $132~$144에 달하고, 브렌트 선물은 $97 부근 — 이례적 괴리가 발생 중이다

저는 이 분석의 상당 부분에 공감합니다. 특히 실물 원유시장의 물리적 제약에 관한 분석은 매우 정교합니다. 다만, "그래서 주식시장이 결국 꺾일 것"이라는 결론에 대해서는 한 가지 중요한 반론이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이미 3월 말에 그 공포를 겪었고, 지금은 그다음 스텝을 선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전 글 「이란의 관점에서 본 호르무즈: 왜 이 카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녹는가」에서 저는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카드가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이란 자신에게 불리해지는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가뭄, 전력난,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타격, 담수화 시설 피해가 겹치면서 봉쇄를 유지하는 비용과 국민에게 물·전기를 공급하는 비용이 같은 시스템 안에서 충돌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트럼프의 중간선거와 트럼프식 7단계 협상법의 5~6단계 전환까지 겹치면, 결국 종전(또는 유의미한 합의) 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라는 것이 제 기본 뷰입니다.


다만, 한 가지 정직한 유보가 필요합니다. 이란의 내부 경제적 비용이 크다는 것이 곧 합리적 양보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2022년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역시 경제적·시스템적으로는 철저히 '비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신정(Theocracy) 체제의 결정을 경제적 효용만으로 재단하는 것은 서구적 합리성 편향일 수 있으며, 새 최고지도자가 정권의 체면이나 이데올로기를 자국민의 경제적 고통보다 우선순위에 둘 가능성은 꼬리위험(Tail Risk)으로 열어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바뀝니다. 종전이 가장 높은 확률의 시나리오라면, 주식시장은 이미 실물경제의 타격을 선반영한 것 아닌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 가지 역사적 사례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수요 충격이었던 코로나, 공급 충격이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현재와 가장 구조적으로 유사한 1990년 걸프전입니다.



시장이 답을 말한다는 것은 순환논증일 수 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정직한 고백이 필요합니다.


"시장이 반등했다, 고로 시장은 미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은 순환논증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시장의 현재 가격을 미래 예측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코로나 초기에도 시장은 팬데믹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고, 2022년 3월에도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며 빠르게 반등했다가 다시 무너졌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시장이 회복했으니 괜찮다"가 아니라, 시장이 회복할 수 있었던 조건과 구조를 분석하고, 그 조건이 지금도 유효한지를 따져보려 합니다. 가능한 한 주가 자체가 아니라 — 원유 현물-선물 구조, 기대 인플레이션, 연준의 정책 경로, 신용스프레드, 기업 실적 추정치 변화 같은 — 시장 외부의 독립 변수들을 근거로 삼겠습니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저는 낙관적 방향에 무게를 두되, 시장이 틀릴 수 있는 시나리오에도 충분한 지면을 할애할 것입니다.



사례 1: 코로나(2020) — 수요 충격에서 공급 충격으로 진화하다

2020년 S&P 500은 2월 19일 고점(3,386)에서 3월 23일 저점(2,237)까지 34% 급락했습니다. 그런데 실물경제가 가장 나빴던 시점은 그 이후였습니다. 2020년 2분기 GDP는 연환산 -31.4%로 대공황 이래 최악을 기록했고, 실업률은 4월 14.7%로 피크를 찍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장은 경제가 가장 나쁜 4~5월이 아니라, 아직 공포 한가운데였던 3월 23일에 바닥을 찍었을까요?

핵심은 이것입니다. 주식시장은 절대 수준의 나쁨이 아니라, 나빠지는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하는 변곡점에 반응합니다. 3월 23일에는 두 가지 일이 겹쳤습니다.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 발표, 그리고 2조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 패키지(CARES Act) 합의. 시장은 "이제 좋아진다"가 아니라 "이제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겠다"는 신호에 반응한 것입니다. 8월까지 S&P 500은 전고점을 회복했습니다 — 불과 5개월 만이었습니다.


다만 정직하게 인정할 것이 있습니다. "변곡점 반응 이론"은 사후적으로는 항상 맞는 명제입니다 — 저점은 정의상 악화가 멈추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3월 23일이 변곡점이었다는 것은 되돌아보면 자명하지만, 3월 23일 당시에는 그것이 진짜 변곡점인지 아니면 추가 하락의 중간 반등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를 현재에 적용할 때도 같은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코로나는 깔끔한 수요 충격 → 정책 대응 → V자 회복 스토리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후반부가 있습니다.

코로나의 진짜 후유증 — 공급 충격의 지연 폭발

코로나는 처음부터 수요·공급 복합충격이었지만, 시장이 먼저 반응한 것은 수요 붕괴와 정책 완화 기대였습니다. IMF는 2020년 상반기의 경제 수축을 "거대한 초기 공급 충격과 대규모 수요 감소의 결합"으로 분석합니다. 봉쇄령으로 공장이 문을 닫았고, 2020년 4월 미국 민간 고용 급락의 약 69%가 노동 공급 충격(일할 수 없게 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문제는 수요는 재정부양으로 급속히 회복되었는데, 공급이 따라오지 못한 것입니다. 세 가지가 겹쳤습니다.

  • 소비 패턴 전환: 서비스 소비가 불가능해지면서 재화(goods) 수요가 폭증 → 물류망 과부하

  • 노동력 복귀 지연: 코로나 감염, 육아 부담, 실업급여 확대로 노동자들이 일터에 돌아오지 않음

  • 물류 대란: 항만 적체, 컨테이너 부족, 트럭 운전사 부족

Richmond Fed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는 2020년 초 급등한 뒤 잠시 완화되다가 2021년 12월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V자 회복 이후 1년 반이 지나서야 공급 충격이 정점에 달한 것입니다.


그러나 연준은 이 공급 충격을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오판했습니다. 코어 CPI가 2021년 6월 이미 4.5%에 달했는데도 금리를 0%로 유지했고, 양적완화도 계속했습니다. NBER 연구는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팬데믹 초기 인플레 하락은 수요 감소 때문이었지만, 이후 인플레 상승의 주된 원인은 공급망 충격이었다."


주식시장은 이 "일시적" 내러티브 덕분에 2021년 말까지 계속 올랐습니다. 금리가 0%이고, 유동성이 넘쳐나고, "인플레는 곧 잡힌다"는 연준의 보증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이것은 V자 회복의 "성공"이 아니라 "후불 결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청구서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도착합니다.



사례 2: 러시아-우크라이나(2022) — 코로나의 청구서 위에 전쟁이 올라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이해하려면, 전쟁이 시작된 시점의 출발 조건부터 봐야 합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했을 때 미국 경제는 이미 코로나 유동성의 후유증으로 과열 상태였습니다. 2020~2021년 연준은 금리를 0%로 유지하면서 약 4.6조 달러의 양적완화를 단행했고, 미 의회는 총 5조 달러 이상의 재정부양책을 집행했습니다. 코로나 때 시작된 공급 충격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결과, 침공 시점에 미국 코어 CPI는 이미 6.4%에 달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과열된 경제 위에, 전쟁이라는 추가 공급 충격이 올라탔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 중 하나이며, 우크라이나와 함께 글로벌 밀 수출의 24%, 비료의 17%, 팔라듐의 24%를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서방의 제재와 공급 차질로 브렌트유는 3월 7일 139달러/배럴까지 치솟았고, ECB에 따르면 침공 직후 2주간 석유·석탄·가스 가격은 각각 약 40%, 130%, 180% 급등했습니다.


시장의 초기 반응만 보면 코로나와 비슷했습니다. S&P 500은 침공 직후 급락하여 3월 8일 ~4,170까지 떨어졌다가, 3월 말 ~4,631로 빠르게 반등했습니다. 그러나 그 반등은 거짓이었습니다. S&P 500은 4월부터 다시 하락하여 2022년 10월 12일 ~3,577까지 떨어졌습니다 — 고점 대비 약 25% 하락, 바닥까지 10개월, 전고점 회복에는 24개월이 걸렸습니다.

2022년 베어마켓의 진짜 주범 — 복합 타격

왜 V자 회복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전쟁발 공급 충격만이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최소한 네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동했습니다.

  • 코로나 유동성 후유증으로 이미 높았던 밸류에이션의 디레이팅

  • 에너지/원자재 가격 충격과 이로 인한 기업 마진 압축

  •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수준임을 뒤늦게 인식한 연준의 전례 없는 속도의 긴축 — 불과 16개월 만에 0%에서 5.25~5.50%까지 525bp 인상

  • 실적 기대 둔화 및 경기침체 우려

2022년 3월까지도 금리가 0%에 머물러 있던 연준은 전례 없는 속도로 금리를 끌어올렸습니다.

  • 2022년 3월: +25bp (0→0.25~0.50%)

  • 2022년 5월: +50bp — 2000년 이후 최대폭

  • 2022년 6~11월: 4회 연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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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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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뿌리
2026.04.16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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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홀릭
작성자
2026.04.16

덕분에 좀 더 균형잡힌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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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투이
2026.04.16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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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홀릭
작성자
2026.04.1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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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글에서 저는 "시간의 편은 의외로 미국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란의 유틸리티 붕괴가 여름이면 임계점에 도달하고, 호르무즈는 지금 팔지 않으면 빼앗기는 소멸성 자산이며, 바브엘만데브와 IRGC 잔존 도발 카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핵심 논거였습니다. 그 분석의 큰 틀은 지금도 유지합니다. 하지만 이슬라마바드 협상을 하루 앞둔 지금, 새로운 변수 두 가지가 등장했습니다. 하나는 네타냐후의 부패 재판 재개이고, 다른 하나는 레바논 정부의 헤즈볼라 비무장화 명령입니다. 이 두 변수를 반영하면, "시간은 누구 편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좀 더 입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간은 단순히 한쪽 편이 아닙니다. 레이어별로 다른 쪽을 향하고 있고, 그 레이어들이 지금 처음으로 같은 방향으로 수렴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렇게 보는지 풀어보겠습니다. 1. 첫 번째 시계 — 실존적 시간: 여전히 미국 편 전글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했던 이란의 유틸리티 붕괴 분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전쟁 전부터 'Day Zero'에 근접했던 수도·전력 시스템이 6주간의 전쟁 피해까지 더해진 상태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이란의 시계는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25,000MW 전력 적자, 사우스 파스 피격, 정유 시설 파괴 — 이 위에 6~7월 여름 전력 수요 25% 급증이 얹히면, 전력→물→식량→위생→사회 안정의 연쇄 붕괴가 현실이 됩니다. 미국도 물론 고통스럽습니다. 유가 $100+ → 인플레이션 재점화 → 2026 중간선거 리스크. 하지만 전글에서 말씀드렸듯이, 미국의 고통은 되돌릴 수 있는 정치적 패배이고, 이란의 고통은 되돌리기 어려운 국가적 붕괴입니다. 이 레이어에서 시간은 명백히 미국 편입니다. 이 판단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2. 두 번째 시계 — 물리적 시간: 이란이 확보한 레버 그런데 전상돈 님의 분석([시리즈 연재] 서사는 열렸다, 해협은 아직이다)을 읽으면서, 제가 전글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레이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하 기뢰와 해협의 물리적 시간에 대한 분석은 전상돈 님의 "서사 레이어와 물리 레이어의 분리"라는 프레임에 크게 빚지고 있습니다. 4월 9일, 이란 반관영 통신 ISNA와 타스님이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해도를 공개했습니다. IRGC가 기존 국제 항로(Traffic Separation Scheme) 위에 '위험 구역'을 표시하고, 선박들을 라락 섬 근처 이란 본토 쪽으로 우회시키는 내용이었습니다. 날짜는 개전일인 2월 28일부터 4월 9일까지. 이것의 의미는 단순합니다. 협상이 타결되어도 호르무즈는 즉시 열리지 않습니다. 기뢰 제거에 최소 2~4주, 보험 시장 정상화까지 추가 시간이 필요합니다. 트럼프가 "열렸다"고 선언하는 것과 유조선이 실제로 지나가는 것은 다른 시간표입니다. 전글에서 저는 호르무즈를 "지금 팔지 않으면 빼앗기는 소멸성 자산"이라고 했습니다. 그 판단은 유지하지만, 기뢰라는 물리적 장치가 이란에게 이행의 속도를 통제하는 레버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합의문에 서명한 뒤에도, 이란은 기뢰 제거 속도를 조절하면서 미국 측 약속 이행(제재 완화, 배상금 등)을 단계별로 검증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비유를 다시 쓰자면, 매도자가 잔금 치르기 전까지 열쇠를 안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집을 팔겠다고 합의한 건 맞지만, 실제 입주(=해협 완전 개방)의 타이밍은 매도자가 쥐고 있는 겁니다. 이 레이어에서 시간은 이란 편이라고까지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이란이 시간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도구를 확보해 놓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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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휴전 이후 — 시간은 누구 편인가, 그리고 사용할 수 없는 카드들

전글에서 "세 당사자 모두 출구를 찾고 있고, 협상의 유인이 지금 가장 강하다"는 분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4월 7일 밤, 파키스탄의 중재로 2주 휴전이 전격 합의되었습니다. 시장은 유가 -13%, 나스닥·S&P500 선물 폭등으로 반응했고, 세계는 한숨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간극이 너무 크다", "2주 안에 타결은 불가능하다", "가짜 평화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란의 10개조 요구안과 미국의 15개항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이죠.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이 간극의 존재 자체가 오히려 타결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시간의 편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미국 쪽일 수도 있다는 점을 짚어보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틀릴 수 있습니다. 다만 왜 이렇게 판단하는지, 그 근거를 공유해 보겠습니다. 1. 협상의 간극은 '결렬의 신호'가 아니라 '타결의 전제조건'이다 부동산 거래를 해본 분이라면 공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매수자가 "5억에 사겠다"고 하고 매도자가 "7억 아니면 안 판다"고 할 때, 이 2억의 간극은 결렬의 신호가 아닙니다. 양쪽 다 6억 근처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으면서, 자기 쪽으로 조금이라도 더 당기기 위해 세게 던지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6억을 불렀다면 5.5억에 끝납니다. 그래서 7억을 부르는 겁니다. 지금 미-이란 협상도 비슷한 구조일 수 있다고 봅니다. 전글에서 분석했듯이, 같은 합의를 양측이 전혀 다르게 포장할 수 있는 구조가 이미 존재합니다. 미국은 "핵 위협을 영구 제거했다"고 하고, 이란은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지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자유항행을 회복시켰다"고 하고, 이란은 "주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미중 관세 전쟁이 좋은 선례라고 생각합니다. 2025년 4월, 미국은 대중국 관세를 145%까지 올렸고, 중국은 125%로 맞대응했습니다. 희토류 수출 통제, 기업 블랙리스트, 반독점 조사까지 총동원되면서 "양국 간극이 너무 크다", "타결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145% 대 125% — 도대체 어디서 중간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불과 한 달 뒤 제네바에서 양측은 115%포인트씩 동시에 내리는 90일 휴전에 합의했고(미국 145%→30%, 중국 125%→10%), 이후 10월 APEC(경주) 기간 중 부산에서 열린 트럼프-시진핑 양자 회담에서 무역 프레임워크 합의(사실상 1년짜리 휴전)까지 도달했습니다. 처음에 145%를 부른 미국이 진짜 145%를 원했던 게 아니고, 125%로 맞선 중국이 진짜 125%를 유지하려 했던 것도 아닙니다. 양쪽 다 협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게 던진 것이었습니다. 10개조와 15개항의 문자적 거리만 보고 "타결 불가"라고 판단하시는 분들의 논리도 이해합니다. 간극이 큰 것은 사실이니까요. 다만 저는 그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양쪽 다 아직 테이블에 앉아 있다는 뜻이고, 앉아 있는 한 중간지점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쪽입니다. 작년 미중 145% 대 125%의 간극도 한 달 만에 좁혀졌고, 6개월 만에 딜이 됐습니다. 2. 레바논 휴전 제외: 우연이 아닌 '설계된 맞대응 카드' 휴전 발표 직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것은 "IRGC의 분절된 지휘체계 때문에 휴전 기간에도 공격이 잔존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미 국방부 관계자도 "휴전 지시가 혁명수비대 하부 조직까지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충분히 합리적인 우려입니다. 전쟁 개시 첫날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고, IRGC 사령관 파크푸르, 국군참모총장 무사비, 국방장관 나시르자데, 안보회의 서기 샴카니 등 핵심 수뇌부가 제거되었습니다. 개전 이후 누적으로 40여 명의 고위 군사·안보 지휘관이 사살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IRGC 해군사령관 탕시리(3/26), IRGC 정보수장 카데미(4/5), 쿠드스군 840부대장(4/5) 등이 연이어 사살되었고, 현재 이란의 지휘체계는 3인 과도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명령이 위에서 아래로 깨끗하게 전달되기 ...
분석 (블로그)
2026. 04.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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