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예측대회
투자분석
아카데미
커뮤니티
Valley AI 시작하기시작하기
Valley Space인기
통화희석의 경고등 — 한국은 왜 세계와 다른 길을 가고 있는가
투자홀릭분석 (블로그)

통화희석의 경고등 — 한국은 왜 세계와 다른 길을 가고 있는가

avatar
투자홀릭
2026.04.20조회수 607회

IMF가 2026년 4월 발간한 '재정모니터(Fiscal Monitor)'에서 한국과 벨기에를 콕 집어 "부채비율의 상당한 증가(significant increases)가 예상된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가 내년이면 선진 비기축통화국 평균을 처음 추월하고, 향후 5년간 부채 상승폭은 11개국 중 1위로 전망됩니다. 이 숫자 뒤에는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조용한 통화희석'이라는 구조적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데이터를 출발점으로, 한국의 통화량(M2) 희석 정도를 주요국과 비교하고, 찬반 양쪽의 논거를 팽팽하게 검토한 뒤 결론을 내보겠습니다.

1. 나라빚은 왜 경제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가

먼저 재정 팩트부터 짚겠습니다. 2020~2025년 한국의 명목 GDP는 2,058.5조 원에서 2,663.3조 원으로 연평균 5.3%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가채무(D1)는 846.6조 원에서 1,304.5조 원으로 연평균 9.0% 늘었습니다. 빚이 경제 성장 속도의 1.7배로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2026년 국고채 순발행은 109.4조 원으로, 100조 원대가 2년 연속 이어지는 것은 역대 처음입니다. 코로나19 시기(2021년 120.6조 원)에 필적하는 재정 확장이 평시에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은행이 이를 매입하고, 예금·수익증권 형태로 재유통되면서 M2가 팽창하는 경로가 작동합니다. 이른바 "재정이 통화를 밀어내는 구조"의 시그널입니다.

2. 한국의 M2는 세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M2/GDP 비율은 2025년 3분기 기준 153.8%(신 기준)로, 미국(71.4%)의 2.2배에 달합니다. G20 중 중국·일본에 이은 3위입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방향성입니다. 최근 3년간 주요국이 양적긴축(QT)을 거치며 일제히 M2/GDP 비율을 낮추는 동안, 한국만 역주행했습니다.

image.png

2025년 1~3분기만 봐도 한국은 +2.2%p로 상승한 반면, 일본(-5.7%p), 유로존(-2.0%p), 미국(-0.4%p)은 모두 하락했습니다. 주요국 M2 증가율 비교도 이 방향성을 확인해 줍니다.

image.png

여기서 중요한 맥락이 하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26년 1월부터 M2 기준을 개편하여 수익증권(ETF·채권형 펀드 등)을 제외했습니다. 이 개편으로 구 기준 8.5%이던 증가율이 신 기준 5.2%로 낮아졌습니다. 이 기준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한국의 M2 위험을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3. 통화희석 경고 — 왜 위험하다는 것인가

재정-M2 팽창의 자기강화 회로

국가채무가 GDP 성장의 1.7배로 늘고, 국채 순발행이 100조 원대를 연속 돌파하는 현실은 단순한 재정적자가 아닙니다. 정부 지출 증가율(+8.1%)이 세수 증가율(+3.6%)을 두 배 이상 앞서고 있어, 이 구조가 쉽게 되돌려지기 어렵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원화 약세와의 상관관계

한·미 금리역전이 2022년 7월부터 40개월 넘게 이어지는 ...

회원가입만 해도
이 글을 무료로 읽을 수 있어요.

Basic 7일 무료 체험 시작하기
이미 계정이 있으신가요?로그인하기
댓글 8개
avatar
투자홀릭
구독자 203명구독중 75명
여기 올리는 아티클을 정리하여 유튜브 오디오 버전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운동할 때나 심심할 때 편하게 들어보세요 : ) 채널명 : 투자홀릭
avatar
찰리 슬립
2026.04.20

크 소중한글 감사합니다

avatar
투자홀릭
작성자
2026.04.2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avatar
아라리
2026.04.20

글이 너무 좋네요!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해요!

avatar
투자홀릭
작성자
2026.04.2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avatar
Pio
2026.04.20

한국 금융의 거시적 관찰!

avatar
투자홀릭
작성자
2026.04.2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avatar
슬홍e
2026.04.21

논리적인 전개에 대해 한 수 배우고 갑니다^^

avatar
투자홀릭
작성자
2026.04.2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분석 (블로그) 카테고리의 다른글

이란 유틸리티 붕괴와 경제타격 — 이란 강경파 정권은 무너질 수 있는가?

지난 글에서는 1990년 걸프전과 2026년 이란전쟁의 공급망 복귀 속도를 비교하고,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실물 정상화에 3~4개월이 걸린다는 분석을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금융시장의 선행성을 감안하면 낙관론자에게는 이미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비관론자에게는 유가 재신고가라는 리트머스 테스트가 남아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선을 전쟁의 "다른 쪽"으로 돌려보겠습니다. 미국의 호르무즈 역봉쇄와 여름철 유틸리티 위기가 이란 내부에서 어떤 압력을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압력이 강경파 정권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찬반 양쪽에서 팽팽하게 검토해 보겠습니다. 이란 유틸리티의 현주소 — 전쟁 이전부터 한계였습니다 전력: 이미 한계를 넘은 인프라 이란의 전력 위기는 "앞으로 올 위기"가 아닙니다. 지금 진행 중인 붕괴입니다. 2024년 여름, 이란의 전력 부족은 14,000MW에 달했습니다. 이는 아제르바이잔 전체 발전량의 2배에 해당하는 결손이었습니다. 스팀슨센터(Stimson Center)는 2025년에 이 부족이 25,000MW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부 공식 발전 설비용량은 92,000MW이지만,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 공급 가능 용량은 62,000MW에 불과합니다. 발전소 130개 중 상당수가 수명 30년을 초과했고, 노후 송배전망으로 전기의 13%가 소비자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손실되고 있습니다. 2024~25년 겨울에는 전국 31개 주 중 27개 주에서 전력·가스가 부분 차단되었고, 23개 주에서 학교·정부청사·은행이 전면 폐쇄되었습니다. 80개 발전소가 중단되면서 국가 발전 용량의 14%인 8,000MW가 한꺼번에 사라졌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추가 피해도 심각합니다. 이스라엘의 주요 가스 파이프라인 2개 공격으로 하루 350백만 입방미터의 가스 공급이 부족해졌습니다. 물: "수도 이전"을 말하는 나라 수자원 위기는 전력과 맞물려 복합 붕괴의 두 번째 축을 형성합니다. 이란의 1인당 수자원은 약 850입방미터로, UN이 정의한 "절대적 물 부족" 단계(1,000입방미터 미만)에 이미 진입했습니다. 지난 20년간 재생 가능 수자원이 128bcm에서 80bcm으로 37% 감소했습니다. 인구 1,000만 테헤란의 5대 주요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12~13%이며, 개별 댐 중 아미르 카비르(Amir Kabir)는 8%, 라르(Lar)는 1% 수준입니다. 인구 400만 마슈하드의 4개 수원 댐은 저수율 3% 미만으로 사실상 고갈 상태입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2025년 11월 공개적으로 "테헤란을 수도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 수도 이전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발언한 것은 위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CSIS의 분석이 핵심을 짚습니다. "개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은 정권의 정치경제 구조를 훼손하고 광범위한 사회 불안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 즉, 해결할 수도 없고 방치할 수도 없는 구조적 딜레마입니다. 찬성 — 정권 붕괴의 조건은 갖춰지고 있습니다 1. 경제 출혈이 멈추지 않습니다 이란 경제는 전쟁 전부터 임계점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여기에 4월 13일 시행된 미국의 호르무즈 역봉쇄가 결정적입니다. 이란 석유 수출의 90% 이상이 카르그 섬을 통해 처리되며, 연간 수출 수입 450억 달러(GDP의 13%)가 차단 위기에 놓였습니다. 육상 파이프라인 대안도 없습니다. 석유 수입 차단은 정부 재정 고갈, 보조금 삭감, 식품·에너지 가격 폭등, 대규모 민심 이반이라는 연쇄 반응을 만들어냅니다. IRGC·경찰·바시지 전원의 급여를 처리하던 뱅크 세파(Bank Sepah) 데이터센터가 3월 11일 타격을 받아 급여 지급에 차질이 발생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2. 시위는 매번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란의 민중 항쟁은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체제 정당성 붕괴의 누적 과정입니다. 2019년 11월, 유류비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6시간 만에 100개 도시로 확산되었습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최소 321명, 로이터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대 1,500명 사망을 보도했습니다. 2022년 마흐사 ...
분석 (블로그)
2026. 04. 17
7
0
127
이란 유틸리티 붕괴와 경제타격 — 이란 강경파 정권은 무너질 수 있는가?

시장은 바닥을 찍었는가? 코로나+러우전쟁 때의 교훈과 이란전쟁

들어가며 —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반대 의견 현재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의 낙관론에 대해 날카로운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핵심 논지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핵물질이라는 두 가지 레드라인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 현재의 휴전 협상은 이란의 전략적 시간끌기이며, 시장이 기대하는 빠른 종전은 비현실적이다 JP모건 기준 5월 초까지 해협이 막히면 OECD 상업용 원유재고가 운영 최소치(약 8.42억 배럴)에 도달하며, 이 수준 이하에서는 정상적 시장 기능이 제약되기 시작한다 물리적 원유가(Dated Brent)는 $132~$144에 달하고, 브렌트 선물은 $97 부근 — 이례적 괴리가 발생 중이다 저는 이 분석의 상당 부분에 공감합니다. 특히 실물 원유시장의 물리적 제약에 관한 분석은 매우 정교합니다. 다만, "그래서 주식시장이 결국 꺾일 것"이라는 결론에 대해서는 한 가지 중요한 반론이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이미 3월 말에 그 공포를 겪었고, 지금은 그다음 스텝을 선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전 글 「이란의 관점에서 본 호르무즈: 왜 이 카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녹는가」에서 저는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카드가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이란 자신에게 불리해지는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가뭄, 전력난,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타격, 담수화 시설 피해가 겹치면서 봉쇄를 유지하는 비용과 국민에게 물·전기를 공급하는 비용이 같은 시스템 안에서 충돌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트럼프의 중간선거와 트럼프식 7단계 협상법의 5~6단계 전환까지 겹치면, 결국 종전(또는 유의미한 합의) 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라는 것이 제 기본 뷰입니다. 다만, 한 가지 정직한 유보가 필요합니다. 이란의 내부 경제적 비용이 크다는 것이 곧 합리적 양보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2022년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역시 경제적·시스템적으로는 철저히 '비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신정(Theocracy) 체제의 결정을 경제적 효용만으로 재단하는 것은 서구적 합리성 편향일 수 있으며, 새 최고지도자가 정권의 체면이나 이데올로기를 자국민의 경제적 고통보다 우선순위에 둘 가능성은 꼬리위험(Tail Risk)으로 열어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바뀝니다. 종전이 가장 높은 확률의 시나리오라면, 주식시장은 이미 실물경제의 타격을 선반영한 것 아닌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 가지 역사적 사례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수요 충격이었던 코로나, 공급 충격이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현재와 가장 구조적으로 유사한 1990년 걸프전입니다. 시장이 답을 말한다는 것은 순환논증일 수 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정직한 고백이 필요합니다. "시장이 반등했다, 고로 시장은 미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은 순환논증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시장의 현재 가격을 미래 예측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코로나 초기에도 시장은 팬데믹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고, 2022년 3월에도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며 빠르게 반등했다가 다시 무너졌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시장이 회복했으니 괜찮다"가 아니라, 시장이 회복할 수 있었던 조건과 구조를 분석하고, 그 조건이 지금도 유효한지를 따져보려 합니다. 가능한 한 주가 자체가 아니라 — 원유 현물-선물 구조, 기대 인플레이션, 연준의 정책 경로, 신용스프레드, 기업 실적 추정치 변화 같은 — 시장 외부의 독립 변수들을 근거로 삼겠습니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저는 낙관적 방향에 무게를 두되, 시장이 틀릴 수 있는 시나리오에도 충분한 지면을 할애할 것입니다. 사례 1: 코로나(2020) — 수요 충격에서 공급 충격으로 진화하다 2020년 S&P 500은 2월 19일 고점(3,386)에서 3월 23일 저점(2,237)까지 34% 급락했습니다. 그런데 실물경제가 가장 나빴던 시점은 그 이후였습니다. 2020년 2분기 GDP는 연환산 -31.4%로 대공황 이래 최악을 기록했고, 실업률은 4월 14.7%로 피크를 찍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장은 경제가 가장 나쁜 4~5월이 아니라, 아직 공포 한가운데였던 3월 23일에 바닥을 찍었을까요? 핵심은 이것입니다. 주식시장은 절대 수준의 나쁨이 아니라, 나빠지는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하는 변곡점에 반응합니다. 3월 23일에는 두 가지 일이 겹쳤습니다.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 발표, 그리고 2조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 패키지(CARES Act) 합의. 시장은 "이제 좋아진다"가 아니라 "이제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겠다"는 신호에 반응한 것입니다. 8월까지 S&P 500은 전고점을 회복했습니다 — 불과 5개월 만이었습니다. 다만 정직하게 인정할 것이 있습니다. "변곡점 반응 이론"은 사후적으로는 항상 맞는 명제입니다 — 저점은 정의상 악화가 멈추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3월 23일이 변곡점이었다는 것은 되돌아보면 자명하지만, 3월 23일 당시에는 그것이 진짜 변곡점인지 아니면 추가 하락의 중간 반등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를 현재에 적용할 때도 같은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코로나는 깔끔한 수요 충격 → 정책 대응 → V자 회복 스토리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후반부가 있습니다. 코로나의 진짜 후유증 — 공급 충격의 지연 폭발 코로나는 처음부터 수요·공급 복합충격이었지만, 시장이 먼저 반응한 것은 수요 붕괴와 정책 완화 기대였습니다. IMF는 2020년 상반기의 경제 수축을 "거대한 초기 공급 충격과 대규모 수요 감소의 결합"으로 분석합니다. 봉쇄령으로 공장이 문을 닫았고, 2020년 4월 미국 민간 고용 급락의 약 69%가 노동 공급 충격(일할 수 없게 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문제는 수요는 재정부양으로 급속히 회복되었는데, 공급이 따라오지 못한 것입니다. 세 가지가 겹쳤습니다. 소비 패턴 전환: 서비스 소비가 불가능해지면서 재화(goods) 수요가 폭증 → 물류망 과부하 노동력 복귀 지연: 코로나 감염, 육아 부담, 실업급여 확대로 노동자들이 일터에 돌아오지 않음 물류 대란: 항만 적체, 컨테이너 부족, 트럭 운전사 부족 Richmond Fed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는 2020년 초 급등한 뒤 잠시 완화되다가 2021년 12월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V자 회복 이후 1년 반이 지나서야 공급 충격이 정점에 달한 것입니다. 그러나 연준은 이 공급 충격을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오판했습니다. 코어 CPI가 2021년 6월 이미 4.5%에 달했는데도 금리를 0%로 유지했고, 양적완화도 계속했습니다. NBER 연구는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팬데믹 초기 인플레 하락은 수요 감소 때문이었지만, 이후 인플레 상승의 주된 원인은 공급망 충격이었다." 주식시장은 이 "일시적" 내러티브 덕분에 2021년 말까지 계속 올랐습니다. 금리가 0%이고, 유동성이 넘쳐나고, "인플레는 곧 잡힌다"는 연준의 보증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이것은 V자 회복의 "성공"이 아니라 "후불 결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청구서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도착합니다. 사례 2: 러시아-우크라이나(2022) — 코로나의 청구서 위에 전쟁이 올라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이해하려면, 전쟁이 시작된 시점의 출발 조건부터 봐야 합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했을 때 미국 경제는 이미 코로나 유동성의 후유증으로 과열 상태였습니다. 2020~2021년 연준은 금리를 0%로 유지하면서 약 4.6조 달러의 양적완화를 단행했고, 미 의회는 총 5조 달러 이상의 재정부양책을 집행했습니다. 코로나 때 시작된 공급 충격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결과, 침공 시점에 미국 코어 CPI는 이미 6.4%에 달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과열된 경제 위에, 전쟁이라는 추가 공급 충격이 올라탔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 중 하나이며, 우크라이나와 함께 글로벌 밀 수출의 24%, 비료의 17%, 팔라듐의 24%를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서방의 제재와 공급 차질로 브렌트유는 3월 7일 139달러/배럴까지 치솟았고, ECB에 따르면 침공 직후 2주간 석유·석탄·가스 가격은 각각 약 40%, 130%, 180% 급등했습니다. 시장의 초기 반응만 보면 코로나와 비슷했습니다. S&P 500은 침공 직후 급락하여 3월 8일 ~4,170까지 떨어졌다가, 3월 말 ~4,631로 빠르게 반등했습니다. 그러나 그 반등은 거짓이었습니다. S&P 500은 4월부터 다시 하락하여 2022년 10월 12일 ~3,577까지 떨어졌습니다 — 고점 대비 약 25% 하락, 바닥까지 10개월, 전고점 회복에는 24개월이 걸렸습니다. 2022년 베어마켓의 진짜 주범 — 복합 타격 왜 V자 회복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전쟁발 공급 충격만이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최소한 네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동했습니다. 코로나 유동성 후유증으로 이미 높았던 밸류에이션의 디레이팅 에너지/원자재 가격 충격과 이로 인한 기업 마진 압축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수준임을 뒤늦게 인식한 연준의 전례 없는 속도의 긴축 — 불과 16개월 만에 0%에서 5.25~5.50%까지 525bp 인상 실적 기대 둔화 및 경기침체 우려 2022년 3월까지도 금리가 0%에 머물러 있던 연준은 전례 없는 속도로 금리를 끌어올렸습니다. 2022년 3월: +25bp (0→0.25~0.50%) 2022년 ...

이란의 관점에서 본 호르무즈 — 왜 이 카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녹는가

(참고) 미국-이란 전쟁관련 작성 글. (2026.04.02)역설적으로 미국-이란 전쟁의 협상 유인이 더 강해진 이유 (2026.04.08)2주 휴전 이후 — 시간은 누구 편인가, 그리고 사용할 수 없는 카드들 (2026.04.10)미국-이란 전쟁의 시간은 한쪽 편이 아니다 — 세 겹의 시계와 수렴하는 타임라인 (2026.04.12.)밴스 부통령 협상 결렬 선언 - 트럼프 협상 5단계 진행중? (2026.04.13.)트럼프 협상 7단계가 작동하는 구조적 이유 — 유틸리티 붕괴, 호르무즈, 그리고 이란의 선택지 소멸 직전 글에서는, 왜 이번에는 트럼프식 협상 7단계 프레임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이란 쪽의 구조적 압박에서 설명드렸습니다. 그 압박의 핵심은 유틸리티 붕괴, 호르무즈 통제력의 시한부 성격,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는 선택지였습니다. 이번 글은 그중에서도 3번째 축, 즉 호르무즈 해협이 왜 이란 입장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녹는 카드가 되는지를 조금 더 집중적으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먼저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호르무즈는 지금도 여전히 이란이 쥐고 있는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 중 하나입니다. 세계 원유와 LNG 흐름의 핵심 chokepoint인 이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IEA는 이번 사태를 역사상 최대급 공급 차질로 평가했습니다. 전쟁 전 하루 약 140척이 오가던 통항량은 최근 하루 5~15척 수준으로 줄었고, 수백 척의 선박이 걸프 안팎에서 발이 묶였습니다. 이 정도면 호르무즈가 단순한 상징적 카드가 아니라, 실제로 세계 에너지 가격과 지정학 협상력을 동시에 흔드는 실물 카드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카드는 오래 들고 있을수록 더 좋아지는 카드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이란 입장에서는 행사하는 순간부터 소모되기 시작하는 카드에 가깝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호르무즈 봉쇄의 물리적 기반인 기뢰가 재생산되는 자산이 아니라 소모되는 재고이기 때문입니다. 전쟁 전 이란의 기뢰 비축량은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수천 발 규모로 추정됐습니다. 그런데 미 국무부는 4월 기준 이란의 해군 기뢰 비축량 97%가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발표...
분석 (블로그)
2026. 04. 14
21
6

트럼프 협상 7단계가 작동하는 구조적 이유 — 유틸리티 붕괴, 호르무즈, 그리고 이란의 선택지 소멸

올해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하여 제가 작성한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2026.04.02)역설적으로 미국-이란 전쟁의 협상 유인이 더 강해진 이유 (2026.04.08)2주 휴전 이후 — 시간은 누구 편인가, 그리고 사용할 수 없는 카드들 (2026.04.10)미국-이란 전쟁의 시간은 한쪽 편이 아니다 — 세 겹의 시계와 수렴하는 타임라인 (2026.04.12.)밴스 부통령 협상 결렬 선언 - 트럼프 협상 5단계 진행중? 4월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밴스 부통령이 "합의 없이 귀국"을 선언했을 때, 시장은 협상 결렬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이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들은 합의를 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핵 포기를 전제로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는 시그널과 함께.(물론 다시 뒤집어 질 수도 있습니다.) 이 전개는 놀랍지 않습니다. 이전 글(2026.04.12.)밴스 부통령 협상 결렬 선언 - 트럼프 협상 5단계 진행중?에서 제시한 트럼프식 7단계 협상법 — (1)위협 → (2)시행 → (3)지연 → (4)협상 → (5)협상 취소 → (6)다시 협상 → (7)타결 — 의 5단계에서 6단계로의 전환이 거의 교과서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왜 7단계 프레임이 이번에 작동하는가"입니다. 트럼프의 협상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이란 쪽에 이 프레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압력의 핵심은 유틸리티 붕괴, 호르무즈 통제력의 시한부 성격,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는 선택지입니다. 1. 이란은 북한이 아니다 — "버티기"의 구조적 한계 "이란도 인프라가 무너져도 북한처럼 버틸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여전히 많습니다. 직관적으로 설득력 있는 비유이지만, 저는 이 비유가 범주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1990년대 대기근(인구의 3~15% 아사)에서 생존한 것은 "독재라서"가 아니라, 다섯 가지 구조적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었기 때문입니다: ①완벽한 정보 차단, ②식량의 무기화(PDS 선별 배급), ③성분 체계에 의한 사회 원자화, ④물리적 고립(봉쇄된 반도 지형), ⑤1인 세습 체제의 응집력. 이란은 이 다섯 가지를 어느 것도 완전한 형태로 충족하지 못합니다. 정보가 이미 침투했습니다. 이란 청년(15~24세) 문해율은 97~99%이고, 인스타그램과 텔레그램으로 세계를 경험한 세대입니다. 2026년 1월 이후 인터넷 완전 차단("화이트 SIM" 이중 구조)을 시도하고 있지만, 하루 2,000만~3,600만 달러의 경제 손실이 발생하며, 이미 인지된 외부 세계의 기억을 삭제할 수는 없습니다.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시위가 인터넷 차단에도 130~150개 이상 도시로 확산된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9,300만 인구의 도시 국가를 선별 배급할 수 없습니다. 도시화율 약 78%, 도시 인구 약 7,100만 명. 전력이 끊기면 물 양수 펌프, 정수 시설, 냉방, 엘리베이터가 동시에 멈추는 복합 붕괴(cascading failure)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배급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전쟁 전에도 25,000MW 전력 적자였던 시스템이 정유시설·가스전 피격까지 겹친 상태에서 6~7월 여름을 맞으면, 전력→물→냉방→식량→위생→사회 안정의 동시 붕괴가 ...
분석 (블로그)
2026. 04. 13
13

밴스 부통령 협상 결렬 선언 - 트럼프 협상 5단계 진행중?

트럼프의 7단계 협상법으로 보면, 지금은 5단계(협상 취소/결렬 선언)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밴스 부통령의 “합의 없이 귀국” 선언은 실제로 협상을 끝낸 것이 아니라, 상대를 더 압박하기 위한 중단 선언으로 해석하는 편이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현재 단계 판단 기준이 되는 7단계는 보통 (1)위협 → (2)시행 → (3)지연 → (4)협상 → (5)협상 취소 → (6)다시 협상 → (7)타결로 설명됩니다. 이번 흐름은 이미 위협과 시한 압박, 실제 협상 진입을 거쳤고, 이제는 결렬을 공개 선언한 뒤 이란 쪽의 반응을 기다리는 국면입니다. 즉, 형식상 5단계, 실질적으로는 ...
분석 (블로그)
2026. 04. 12
12
6
235
분석 (블로그)
2026. 04. 16
18
4
155
시장은 바닥을 찍었는가? 코로나+러우전쟁 때의 교훈과 이란전쟁
254
2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