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문제 제기: 왜 다시 ‘금’인가
최근 1~2년 사이 토큰화 금(Tokenized Gold)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습니다.
2026년 1분기 토큰화 금 현물 거래량은 약 907억 달러로, 2025년 한 해 전체 거래량 846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시가총액 역시 60억 달러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 중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테더 골드(XAUT), 팍스 골드(PAXG)와 같은 금 연동 코인들이 있습니다.
각 토큰은 1토큰당 1트로이온스의 금을 스위스·런던 등 지정 금고에 보관하고, 이를 블록체인 상에서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한편,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USDC 등)은 2026년 4월 기준 시가총액 3,170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5년 GENIUS Act를 통해 지급결제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을 현금·단기 미 국채 등 고유동성 달러 자산으로 1:1 이상 보유하도록 의무화하면서,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서의 달러 지위를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금 연동 코인이 달러 스테이블코인, 더 나아가 달러 패권의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금 연동 코인이 넘어야 할 통화 제도적 난제와 기술적 난제를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Ⅱ. 통화 제도적 난제
1. 금본위제의 역사와 트리핀 딜레마의 재소환
브레튼우즈 체제(1944~1971)는 달러를 금 온스당 35달러에 고정하고, 다른 통화는 달러에 고정하는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이 체제는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고정환율을 제공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구조적 모순이 드러났습니다.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은 이를 “트리핀 딜레마”로 설명했습니다.
기축통화국(미국)이 세계 무역과 성장에 필요한 달러를 충분히 공급하려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적자와 유동성 공급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달러 공급을 늘리면, 어느 순간 금 태환 약속(온스당 35달러)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금 대비 달러가 과잉 공급됩니다.
실제로 1960년대 후반 이후 유럽 중앙은행들은 보유 달러를 금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1971년 미국은 금 태환을 중단하면서 브레튼우즈 체제는 붕괴했습니다.
금 연동 코인이 “디지털 금본위제”에 가까운 구조로 글로벌 결제·준비통화 역할을 맡는다면, 비슷한 문제가 다시 등장합니다.
세계 무역이 성장하고 결제 수요가 증가할수록, 그에 상응하는 금 연동 코인 공급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공급은 실물 금 보유량, 더 나아가 금 생산량 증가 속도가 상한을 결정합니다.
이 한계를 무시하고 토큰 발행을 확대하면 “실물 금 대비 디지털 토큰 과잉발행”이라는 신뢰 위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금 연동 코인이 진정한 “기축 결제 단위”가 되려면, 브레튼우즈가 무너졌던 것과 같은 구조적 모순을 어떻게 피할지에 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2. 통화정책의 유연성 상실과 중앙은행과의 충돌
현대 통화체제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