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트럼프 국빈방문, 그 전과 후
2025년 10월 29일, 경주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국빈방문으로 진행됐다.
겉모습도 화려하게 진행됐고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이창용 총재는 굉장히 잘된 협상이라고 생각된다라고 까지 말했다.
합의 이후 환율은 1420원대로 하락했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이었다.
그리고 11월 8일, 환율은 계속 올라서 1462원을 터치하고 현재 1456원이다.
타임라인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2025년 6월 30일, 환율은 1348원이었다.
2025년 6월은 연중 원화가 가장 강했던 시점이였다.
환율 급등세가 멈추고 되레 꺾인 시점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움직였다”는 말이 돌았다.
5개월 후인 11월 8일, 환율은 1450원을 넘어 1460원을 넘보고 있다.
이 상승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국민연금 해외 투자 확대", "서학개미 열풍" 같은 단어로 설명되지 않는 구간이다.
6월부터 지금까지 코스피가 엄청난 상승을 하는 동안 환율도 함께 올랐다.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순매수하면서 동시에 환율이 상승한 것이다.
정상적이라면 원화 수요가 증가해서 환율이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였다.
4100억달러의 외한보유고의 키를 잡고 있는 한국은행도, 1000조원을 쥐고 있는 국민연금도 개입하지 않았다.
그리고 11월 첫 주, 4일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코스피는 -6.4% 폭락했고, 환율은 1,456원으로 급등했다.
잠깐"정상"으로 돌아온듯 하다. 외국인이 빠져나가면 환율이 오르는 것.
1. 한국은행 : 3500억 달러의 보이지 않는 족쇄
다시 2025년을 되짚어보자.
연초부터 6월까지 이어진 한미 통상협상에서 미국은 한국에 상호관세 압박을 했고, 5월 말 기준 한국의 실효관세율은 12.3%까지 상승했다.
기존 0.2%에서 50배 상승이었다.
6월, 2+2 통상합의가 있었다. 이 즈음이 한국은행이 환율에 마지막으로 큰 규모로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다.
그리고 7월 31일, 트럼프는 한국에 3,500억 달러를 요구했다. 외환보유고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한국은 공개적으로는 합의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협상이 시작됐다.
미국은 "선불로 달라"고 했고, 한국은 "통화스왑 없으면 IMF 온다"고 맞섰다.
바로 이 시점부터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개입을 사실상 중단했다.
왜?
협상의 논리가 무너진다.
"우리 돈 없어요"라고 협상하면서 시장에 수십억 달러를 쓰는 순간, 신뢰가 깨진다.
3,500억을 내놓으라는 압박 속에서, 외환보유고를 마음대로 쓸 수 없었다.
그리고 개입하면 안 되는 구조적 제약이 생겼다.
2025년 10월 1일, 한미 재무부는 합동성명을 발표했다.
"환율 개입은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하며, 경쟁적 목적으로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상호 확인이다. 하지만 실질은 족쇄였다.
미 재무부는 한국에 이렇게 못박았다.
"시장개입을 예외적인 무질서한 시장 상황으로 제한하라."
한국은 이미 2년 연속 통화감시대상 명단에 올라 있었다.
만약 GDP의 2% 이상을 순달러 매입으로 쓰면, 8개월만에 "통화조작국" 지정이 가능했다.
한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한다고 해도, 미국이 "경쟁적 조작"으로 해석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한국 정부는 이 합의가 통화스왑 협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개입 여력의 상실이었다.
10월 29일, 경주에서 협상이 타결됐다.
현금투자 2,000억 달러를 연간 200억씩 10년에 걸쳐 지원하기로 했고, 조선업에 1,500억 달러를 보증 포함해서 지원하기로 했다.
자동차 관세는 15%로 합의했다.
타임라인을 보면 한 가지 패턴이 보인다.
7월 31일 이후, 한국은이 개입한 흔적이 없다.
환율은 6월 1348원에서 11월 1456원까지 올랐다. +8%.
한국은행은 지켜만 봤다.
이것은 방임이 아니였다. 삼중 족쇄였다.
협상의 논리, 보유고의 한계, 그리고 미국과의 합의.
6월에 개입했다면 그게 마지막이었다.
2. 국내 대기업 : CFO실의 신호 해석
한국은행은 환율이 계속 상승하더라도 개입하지 못한다. 시장에 신호가 간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