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가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 왜 대중의 실수는 사라질 수 없는가?

인덱스가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 왜 대중의 실수는 사라질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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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돈
2025.11.03조회수 182회

1. 인덱스 펀드

“시장이 효율적이라면, 왜 여전히 기회가 존재할까?”

지난 50년간 인덱스 펀드는 ‘합리성의 승리’로 불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합리성 덕분에 시장은 다시 비효율을 만들어내고 있다.

인덱스가 팽창하고 레버리지 ETF가 부활하는 사이, 시장은 다시 ‘실수하는 대중’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1976년, 존 보글이 세계 최초의 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다.

그는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시장의 일부가 되라”고 주장했다.

당시 월스트리트는 그를 비웃었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 그의 아이디어는 시장의 중심이 되었다.

현재 미국 주식형 펀드 자산의 약 60%가 패시브 전략을 따른다.

이는 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1970년대에는 대부분의 자금이 액티브 펀드에 머물러 있었고,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을 연구하며 ‘알파’를 추구했다.

2020년대의 투자자 중 상당수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전제를 받아들이고,

지수를 추종하는 전략을 택한다.

이 변화는 효율적 시장 가설의 완전한 승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가설이 작동하려면,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바로, 여전히 누군가는 시장의 비효율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모두가 “시장은 효율적이니 인덱스만 사면 된다”고 믿는다면 어떨까?

누가 과대평가된 주식을 팔고, 과소평가된 주식을 살 것인가?

누가 개별 기업의 적정 가치를 따져볼 것인가?

모두가 합리적으로 행동할수록, 시장은 오히려 비합리적으로 변한다.

S&P 500 지수에 편입되는 순간 주가가 상승하고,

편출되는 순간 하락하는 현상은 이미 여러 차례 관찰되어 왔다.

이는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지수의 매수·매도 흐름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적 신호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시장 참여자들은 이 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거래량은 늘었지만,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은 줄었다.

변동성은 낮아졌지만, 시장은 묘하게 경직된 느낌이었다.

마치 거대한 호수의 표면은 잔잔한데, 물속의 흐름은 멈춰 있는 것처럼.

그리고 2020년대, 그 잔잔한 수면 아래에서 다시 움직임이 시작됐다.




2. 새로운 균형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되고 몇 달 후, 시장은 새로운 활기를 얻었다.

로빈후드 계좌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GameStop 같은 사양 산업의 주식이 20달러에서 400달러를 넘기며 광기를 보여줬다.

TQQQ, SOXL, SQQQ — 이런 3배 레버리지 ETF들이 거래량 상위권을 휩쓸었다.

‘패시브의 시대’ 한가운데서, 역설적으로 가장 투기적인 자산이 부활한 순간이었다.

레버리지 ETF는 원래 단기 트레이더를 위한 도구였다.

하루 보유 이상은 위험하다는 경고가 붙어 있다.

‘변동성 드래그’ 때문에 장기 보유 시 가치가 점점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0년 이후, 수많은 개인 투자자가 이 상품에 뛰어들었다.

2024년 기준,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은 1,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TQQQ 하나만 22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들의 평균 보유 기간은 3일, 회전율은 연 100회 이상이다.

옵션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2019년 15%에서 2024년 45%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그중 절반 이상이 당일 만료(0DTE) 옵션이었다.

맞으면 10배, 틀리면 0원. 거의 로또 티켓에 가깝다.

이런 모습은 1960~70년대에도 있었다.

당시에도 고위험 뮤추얼 펀드들이 레버리지를 활용하며 단기 투기에 나섰다.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고, 변동성이 폭발했다.

결국 규제가 생기면서 시장은 잠시 고요해졌다.

너무 고요해서, 오히려 ‘기회’가 사라졌다고 느낄 정도였다.

지금의 레버리지 ETF는 그 시절의 부활처럼 보인다.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첫째, 규모의 민주화.

그땐 부자와 기관만 할 수 있던 투기가,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3초 만에 할 수 있다.

둘째, 투명성의 향상.

과거 펀드들은 레버리지 구조를 숨겼지만, ETF는 3배면 3배라고 명확히 표시한다.

셋째, 일일 리밸런싱 구조.

매일 포지션을 초기화하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는 축적되지 않는다.

개인은 손실을 볼 수 있어도, 시스템이 폭발하진 않는다.

그래서 규제는 여전히 느슨하고, 시장은 계속 팽창 중이다.




3. 숫자로 보는 진실

숫자로 보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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